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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두고 이런 고민이..

에로토끼 |2004.03.17 23:19
조회 2,388 |추천 0

저는 지금 29살... 동갑내기 친구와 결혼을 하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원래 그닥 결혼이라는 제도에 호감이 없던지라 혼자 살려고도 했지만,

저와 결혼할 이 친구 -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는 제 말에, 종가집 장손이면서도  시모한테 가서 자신이 불임이라고 할테니 원하는 대로 하라고 합니다.

그 말 듣고 결혼할 결심을 했습니다.

아이를 정말 안 낳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제 의견을 존중해 주는 그의 마음이 든든했습니다.

결혼을 하면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원을 다니겠다고 했을때도 함께 기뻐하며,

제가 전공분야에서 자리잡을 때까지 아껴쓰고 절약해서 생활을 책임지겠다고 합니다.

제가 술을 많이 먹는 날엔 칫솔에 치약묻혀서 양치까지 해주고,

먼저 퇴근한 날에는 우리집에 와서 밥해놓구 청소하구 기다립니다.

제가 조금 피곤한 날에는 세수대야를 끌고와 발을 씻어주고 클렌징도 해주고...

자기는 10원단위로 가계부 써가며 아껴서 저 옷사주고 밥사주고 세금도 내주고..

스스로 잘못했다고 생각되면 서슴없이 제게 무릎도 꿇어보입니다.

지난겨울 제가 경미한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있었는데, 제 남친... 군자동 직장에서 안산 병원까지 출퇴근했습니다. 병원서 자고 2시간 걸려 직장에 갔다가 또 병원으로 퇴근하고..

정말 <애처가> 교과서 같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주변의 반대가 너무 심합니다.

우선 저희 부모님은...

이 친구가 키가 160센티에 몸무게가 50킬로가 조금 안 됩니다.

외모만 보면 정말 볼품없고 왜소하지요..요즘 이렇게 작은 남자가 어디있습니까?

암튼, 얼굴만 보시고는 무조건 안된다고..차라리 아빠와 평생 살자고 합니다.

현재 설득 작업 중

 

그리고 제 친구들...

결혼할 결심을 털어놓았을때 어느 누구도 축하해주지 않았습니다.

저희 친구들은 중1때 만나서 여태 잘 어울리는 8명, 그리고 거기에 제 남친까지 9명이 잘 어울렸었습니다. 그러니까 사실 제 남친과 저는 벌써 알고지낸지가 10년도 넘었지요.

사춘기때 제 남친,,, A라는 친구에게 애정공세 퍼부었으나 짝사랑으로 끝나고, 대학시절 B친구에게 역시 대쉬했으나 유야무야되었지요. 그러니 7명 중 A는 저희커플을 아주 우습게 내리깔고, B는 제 남친의 외모와 경제력을 문제삼아 제가 결혼을 한다면 안보고 싶다고 합니다. 또 C는 제가 제 남친과 사귄다고 얘기한 순간부터 저와 남친을 피합니다. 혹시 제 남친을 좋아했나 의심할 정도로..

나머지 친구들도 그냥 자기들끼리 놀구 싶어하구요.

 

어제는 우리가 함께 살 집을 계약했습니다. 전세금에 대출좀 받아서 샀습니다.

28평 정도 되는 빌라..비록 반지하지만 그리 깊지도 않고 햇볕도 아주 잘 듭니다. 무엇보다 아주 새 집이어서 시작하는 제게 아주 큰 기쁨입니다. 집을 계약하고 친구에게 얘기했는데,

" 우리는 다 한마디씩 다 했어..그래도 니가 굳이 하겠다면 뭐..니가 니 무덤을 판다는데 어쩌겠니"

이런 반응입니다.

제 남친 연봉이 1800밖에 안됩니다.

대학교때 데모하다가 감옥 두 번 갔다왔구, 아직도 워낙 바른 생각을 갖고 있다보니 , 수익을 고려하지않는 사회운동단체 비슷한 곳에서 일합니다. 제가 연봉이 훨씬 많지요.

저도 물론 불안합니다. 저도 씀씀이가 있고, 또 자존심이 센 편이라 친구들한테 기죽어서 살아본 적 없습니다. 하지만...평소 제가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옆에서 조언자가 되어주겠다는 제 남친을 보면서 저는 다짐합니다. 내가 아껴쓰고 아르바이트 하고 그래서 3년만 참으면 다시 직장엘 다니고 그러면 생활이 나아질테고... 그럼 다들 부러워할거라고..

꼭 가슴시리도록 애절하고 금방 뒤돌아서도 보고싶고 그런 것만 사랑은 아니잖아요.

저는 제 남친을 그렇게 사랑하지 않습니다. 어쩌다 헤어진다고 해도 그저 한동안 허전하고 우울하겠지만 또 일상으로 돌아올 자신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 남친을 보면서...따뜻하고 그 온기가 오래가는...편안한 동반자, 친구, 조언자로 아끼면서 살고 싶습니다. 이것은 사랑이 아닌가요?

 

제 친구들은 이런 제 맘을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고...제 남친의 경제력과 외모로 제 남친을 판단합니다.

주변의 반대가 가끔 저를 흔듭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항상 리더였는데 왜 내가 제 남친을 선택했다는 이유로 무시를 당해야 하는지..

모두가 반대하는데 제 선택이 잘못된게 아닐까 가끔 저를 스스로 의심합니다.

어떻게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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