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공유, 유재석/뉴스엔DB
[뉴스엔 이해정 기자] 지난해 연말 유튜브계 최고의 화제는 채널 '뜬뜬'이 제작한 '제1회 핑계고 시상식'이었다.
'핑계고'는 MC 유재석이 모임의 명분을 핑계 삼아 '떠들어 재끼는' 토크쇼다. 숏폼 강세 속 최소 30분 이상의 미드폼을 고수했고 "누가 볼까" 싶던 장시간의 토크쇼는 "누구나 보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핑계고'의 성공 이후 '짠한형',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조현아의 목요일 밤' 등 술과 음식을 곁들인 미드폼 토크쇼가 대세가 됐다.
특히 2시간에 이르는 '제1회 핑계고 시상식'은 11월 24일 기준 조회수 1079만회를 돌파, 웹예능 계에 기념비적인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핑계고'에는 영상 길이와 조회수 외에도 인상적인 점이 있으니 바로 '아무런 이유 없이' 나온 스타 게스트들이다. 시작은 배우 이동욱이었다. '핑계고' 명예 계원인 개그맨 조세호, 남창희와 친분이 두터운 이동욱은 설레는 외모에 심드렁한 말투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고 "욱동이"로 활약한 끝에 '제1회 핑계고 시상식' 대상을 거머쥐었다. 이동욱과 친한 배우 공유도 '핑계고'에서만큼은 잘생긴 '도깨비' 대신 유재석과 같은 체육관에 다니는 '공 관원'이 된다. 그 잘생긴 얼굴로 유재석에게 타박도 받고 꼬치꼬치 캐묻다 '공 검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배우 김고은은 최초의 맨발 게스트로, 서현진은 3일 동안 음식 준비하는 집순이로 활약했다.
왼쪽부터 황정민, 이동욱/뉴스엔DB배역 외에는 이렇다 할 캐릭터 없이 고고하던 배우들이 '핑계고'만 오면 하나씩 이름표가 생긴다. 한마음 한뜻으로 초면인 개그맨 지석진을 놀리고, 유재석을 몰아가며, 자기들만의 티카타카를 형성한다. 최근에는 배우 황정민이 '핑계고'를 '풍향고'라고 잘못 언급한 것을 계기로 아예 '풍향고'라는 스핀오프 프로그램도 방송 중이다. 황정민, 유재석, 지석진, 양세찬이 바람 따라 베트남을 여행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제2회 핑계고 시상식' 대상 후보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백상예술대상급" 후보들 사이 유력한 인물로는 '풍향고'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황정민이 꼽힌다. '머쓱한' 이동욱이 '술톤' 황정민에게 트로피를 건네는 유일무이한 장면을 보고 싶다는 목소리가 높다.
나아가 시상 부문에는 없지만 '핑계고' 관련 또 다른 상을 줄 수 있다면 MC 유재석과 제작진의 배우 활용법에 트로피를 안겨주고 싶다. 기존 지상파 예능에서 호흡을 맞춰온 친숙한 얼굴들 대신 '얼굴은 알지만 성격은 모르는' 배우들을 대거 초대해 방송 분위기 환기에 큰 공을 세웠다. 작품 홍보를 곁들이더라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는 섬세한 초점 조절이 인상적이었다. 웃음소리만으로도 웃길 수 있게, 작은 혼잣말도 포착할 수 있게 유재석과 제작진의 능숙한 레이더가 재빨리 움직인 덕이다.
올해 '핑계고 대상'의 영광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핑계고 시상식'이 돌아오니 연말을 체감한다"는 계원들의 말처럼 이미 웹예능을 넘어 연예계에 특별한 이벤트가 된 '핑계고'가 앞으로 어떤 핑계로 새로운 예능 스타 발굴에 나설지 기대된다.
이해정 haejung@news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