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때문에… 이런 집들도 있나요?
결혼 약 10년 정도 되었고, 아들 둘에 며느리도 둘입니다.
저는 그 중 며느리1이예요.
비슷한 시기에 아들 부부 결혼했고, 손주들 나이도 다들 비슷해서 잘 지내고, 시부모님도 평소에 너무 잘해주셔서 고부갈등 모르고 살고 있구요.
김장철이 다가오는데, 저만 기분이 상하는건지 궁금해서 글 올려봅니다.
평소 저희 부부는 주말에 쉬는 직업이고, 동생네는 일주일에 1~2번 정도 주로 평일에 쉬며 휴무가 계속 바뀌는 직업이예요. 참고로 아버님은 얼마 전 퇴직하셨고, 어머님도 휴무가 계속 바뀌는 일을 하고 계십니다.
결혼을 하니 양가 김장이 겹치지 않는 것도 나름 중요하더라구요.
이번에도 친정과 겹치지 않게 김장 날짜를 미리 잡았어요. 보통 양가 모두 주말로 잡게 되더라구요.
저희는, 주말에 김장해요 동생네는 못와도 저희끼리 하면 되지요~, 하는 편이고
동생네는, 형님네는 김치 많이 먹지도 않는데 평일에 우리끼리 해요~ 하는 편이예요.
심지어 어머니는 지난 번에 저희 두 부부 일하느라 바쁘다며 시이모님과 몰래(?) 김장을 했던 적도 있으세요.
여기까지 보면 너무 훈훈하지요.
이번에 김장 날짜를 잡을 때 두 형제와 어머님이 의논해서 주말로 일정을 잡았고, 저는 그 이후 친정 김장 날짜도 잡았어요.
저희는 주말마다 집에 있지 않고 어디든 나가는 스타일이라 보통 두 달 정도는 주말 스케줄이 꽉 차있는 편이거든요. 김장 날짜 잡는 것도 그래서 미리 일정을 정하자 했었던거구요.
김장 날짜 정해진 후 어머님 근무 스케줄이 좀 애매해져서, 혹시 그 날 안 될 수도 있겠다고 저랑 연락하며 얘기하셨었고, 그럼 어머님이 꼭 필요한 김치양념장 만들어 놔주시면 저희가 치대고 정리하면 되지 않을까요? 까지는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밤에 갑자기 어머님이 다음날 남편 퇴근하면서 김치통을 보내라고 연락이 오셨더라구요. 여쭤보니 동생네가 오늘 다른 일로 어머님 댁을 가서 얘기를 하다가, 내일~모레 휴무라고 그냥 김장을 해버리자고 했다고요. 원래 김장하기로 한 날은 못쉰다고 했다면서요.
어머니 웃으시면서 너희는 안와도 되니까 김치만 나중에 받아가~ 하시더라구요.
밤에 부랴부랴 김치통 씻어서 보낼 준비하는데 갑자기 좀 짜증이 나더라구요.
일부러 주말에 스케줄 빼서 날짜를 잡았는데 갑자기 본인 못쉬니 김장 날짜를 바꾼게 불편했어요.
그날 못쉬어서 못오게 되는 것도 괜찮아요.
아니면 다른 날로 변경하자고 하는 것도 괜찮아요.
그런데 어머니하고 동서하고 갑자기 정하고 통가져와라, 하는게 왜 화가 날까요?
원래 정했던 날 못쉬게 됐다고 동서가 연락만 먼저 줬었더라도 괜찮았을꺼 같은데 말이죠.
사실 결혼 초반에는 저 혼자 스트레스 아닌 스트레스를 받았었습니다.
친정에는 어버이날, 부모님 생신 등 기념일에는 형제끼리 같이 날짜 정해서 부모님 같이 찾아뵙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시댁에서는 날짜를 맞추려니 두 형제들 쉬는 날이 안맞는거죠…
왜 이런걸로 스트레스를 받아야하지,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각자 챙긴다! 모드로 저 혼자 다짐(?)을 하고 어버이날이든 생신이든 저희 스케줄하고 부모님 스케줄만 확인하고 찾아뵙고 있어요. 혹시 일정 맞출 일이 생기면 형제들끼리 연락해서 맞추든 말든 해라, 이런 마음으로요.
그러다보면 가끔? 일정이 맞는 날은 같이 보게 되더라구요.
명절에도 제사 음식같은걸 거의 안만드는 편이지만, 보통 하루+반나절 정도는 같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이것도 초반에는 언제 어머님댁 올꺼냐 제가 연락을 해서 물어보다가, 이걸 왜 내가 계속 물어봐야하지? 일정이 바뀌는 사람이 미리 연락을 좀 해줘야 하는거 아닌가?로 저 스스로 모드를 바꾼 후부터는 언제 오냐 물어보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보통은 명절 전날 오긴 하더라구요.
제가 따로 말을 한건 아니었는데 눈치가 약간 있는지, 언제부턴가 명절 며칠 전에 가끔 연락은 하더라구요 자기네들 언제 어머니집 넘어간다고. 그리고 어머님한테는 안물어보고 저한테 휴무 언제 잡을까 물어보기도 하구요 ㅋㅋㅋ
김장을 서로 하겠다고 하는 며느리들,
밖에서 보면 훈훈하고, 아마 어머님, 동서도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거 모르겠지요.
김장 멤버에서 뺐다고 화나는 사람, 바로 저예요 ㅋㅋㅋ
------------------(추가)아주 날 선 댓글들이 많네요.업무적으로 만나는 사람들도 이런 사람들 참 많아요.상대에게 해가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하면 동의를 구하지 않고 마음대로 일정이나 내용을 바꾸는 사람들이요ㅋㅋㅋ
제가 분명 미리 연락을 줬으면 괜찮았을꺼라고 했는데,그 부분은 왜 눈에 안들어오는걸까요? 10번은 강조해서 써놨어야했나....
평소에 시댁에 도움 필요한 일 있으면 서로 미루지않고 시간 되는 사람들이 와서 해결하고 식사 같이 하면 서로 돈 내겠다고 하고김장도 서로 시간 안되면 안와도 된다고 하고나름 배려하며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시댁이 어렵게 사시는건 아니지만, 크게 모아두신 재산은 없어서 물려받을 재산을 노리고 그러는건 아닙니다)
제가 스케줄대로 진행하는 것을 선호하고, 뭔가 동의없이 일정이 바뀌는 부분들에 어느 정도 강박이 있는 건 인정합니다.그렇다고 남의 일정 생각안하고 통보하면 아 감사합니다 해야하나요?이런 식으로 같이 일정 정해놓고 다른 식으로 흘러가는 일이 여러번이라 저혼자 스트레스 받다가 글 써본건데,너한테 좋은건데 왜 안시켜도 난리냐, 남의 시간을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네요.
내가 제일 중요해, 내 말에 다 따라야해-가 아니라모두의 약속이 된 순간 이후에는 모두의 시간이 소중한거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