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도서관에서 마주쳤던 책 한권. 나는 그 책에 이끌리게 되었다. " 시한부 " 라는 무거운 주제에 제목부터 나를 잔뜩 궁금증에 젖어들게 만들었고, 청소년 작가라는 사실에 더욱 깊은 기대감에 빠지게 되었다.
09년생 신예 작가 백은별의 성장 소설인 시한부는 우울과 방황의 경계에 선 사춘기 청소년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작가의 소개부터 심상치 않은데, 자발적 시한부. 나는 이 단어가 참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저 철 없는 투정, 지나가는 한 낱 감정이라고 치부하지만 실제 청소년이 느끼는 우울감은 훨씬 더 깊고 어둡다.
실제 청소년 작가가 표현한 " 청소년 우울 ", " 청소년 자살 "이란 키워드가 어울려 만들어낸 작품 시한부. 중2 작가의 시선에서 바라 본 ' 청소년 우울증 '과 ' 자살 ' 이야기.
나는 이 책을 통해, 청소년 우울에 심각정을 깨닫게 되었으며 가볍게 생각하였던 청소년 우울증에 대해 결코 그저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되는 문제라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자해를 의미하는 " 손목의 흉터. " 내 마음 깊은 곳을 울렸던 몇몇의 심오한 문장들. 나는 백은별 작가가 중학생이라는 것에 의문을 느꼈고, 어떻게 중학생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울렸을까?하며 책에 더 빠지게 만들었다.
나는 이 책을 누군가에게 추천한다면 나의 친구나 우울에 빠져 사는 청소년들이 아닌, 바로 그의 부모님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청소년들의 고통을 관찰하고 케어해주는 것은 그의 부모들의 일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어른들은 그저 철 없는 투정으로만 여긴다. 그러니 나는 어른들이 이 책을 읽고 우울에 빠져 사는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주기를 바란다.
힘든 크기를 자해 흉터에 비례하는 게 아니란 걸 알면서도 그때는. 마땅히 대답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지금은 선유가 너무너무 아파보였기에.
p. 116
그리고 겨우 이런 삶을 살게한 유수아한테 제일 미안해.
p. 176
전혀 다른 하굣길을 같이 걷는 것은 뭔가 낯설었고, 편안하다고 느끼던 침묵이 그렇게 무서웠다.
p. 241
역시 넌 사랑받을 때 가장 빛났다. 모두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기 위해 태어났다는 말도 아깝지 않은 사람이었다. 비록 난 조명 뒤에서 널 비춰지고 있지만, 조명을 반사돼 빛나는 눈동자, 머리칼, 손끝, 뭐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것만 같았다. 포기했다고, 접어버렸다고 말하는 꿈은 가장 깊은 곳에서 빛나고 싶어 했는걸. 너만 몰랐는걸. 그게 가장 너다운 거였는걸.
p. 257
아무리 어른인 척하고, 남을 위로하려 해보아도, 결국 진짜 어른의 말 하나, 손길 하나에 쉽사리 무너져 내리는 나는 정말 아직 어린애일 뿐이었다.
p. 300
[잊혀지는 게 당연하지만]
[영원히 기억 되고 싶어]
p. 303
내가 의지한 존재는 이젠 없는 윤서라든가, 먹지 않은 약이라던가, 그저 얘기해본 상담사가 아니라 표현도 제대로 못 하는 엄마나 나와 똑같이 어수룩한 민이가, 언제나 살기 위해 스스로 위로의 말을 던지던 나였나.
p. 306~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