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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트로가 버리려고 하는 차장직, 지켜주세요!

정뽀 |2009.01.24 02:04
조회 12,487 |추천 3

 

 

 안녕하세요!

저는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멋진 아버지를 둔 한 학생입니다ㅡ0ㅡ

요즘 경제도 어렵고 뉴스만 틀면 구조조정 얘기가 나오고 나라가 정말 어떻게 돌아가려는지 모르겠는 이 상황에서  반(半)공기업인 서울메트로, 즉 서울지하철공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여러분이 제대로 아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서투르지만 비장하게 키보드를 두드려요.

 

 

제목과 서문에서 언급했듯이 저희 아버지는 서울메트로에서 근무하세요. 지하철 맨 앞뒤칸에 직원이 한분씩  총 두 분이 운행을 하시는건 지하철을 많이 타시는 시민 분들이라면 다 알고 계시는 사실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ㅋ_ㅋ 맨 앞쪽에 정방향으로 계신분이 기관사 분이시구요, 반대로 맨 뒤쪽에 거꾸로 계신분이 차장이세요. 호칭 그대로 기관사분은 전동차를 운행, 출발하고 정지하는 일을 주로 맡고 계시고 차장분들은 차 문을 열고 닫기, 방송하기나 사령관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앞차와의 적정거리를 유지하는 그런 운전 외의 일을 하시는데요, 제가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그 차장직의 존속여부에 관한 서울메트로의 음.. 뭐랄까 대처 방식같은건데요,

 

 

제작년 겨울부터  들리는 소문이 많았지요? 지하철 신노선 신축, 해고, 파업 등의 많은 이야기들이 많이죠. 물론 그중의 주는 구조조정이었는데, 여러분들 모두 체감하시겠지만  정권이 바뀌고부터  공기업 구조조정, 임금감면 뭐 이런 일들이 정말 하나둘씩 눈과 귀에 빠른 속도로 와닿기 시작했죠^^; 공기업의 한 종류인 서울메트로 역시 그 대세를 피할수 없었기 때문에 월급인하와 직원해고를 통해 조금씩 조금씩 회사의 규모를 줄여갔답니다. 엄연히 58세 정년퇴직 연령이 정해져 있는 직원들을 분기별로 300- 400명씩을 이유없이 해고하고 약간의 거짓말을 보태 직원들을 자진사퇴하게 하는 일이 굉장히 빈번해서 가끔 제가 회사에 아빠를 뵈러 갈 때도 아빠 친구분들을 포함한 많은 직원분들이 그 일에 관해 많이 얘기하고 계셨는데요, 최우선 해고 순위가 바로 그 '차장' 직에 계신 분들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알고 계신 분들이 계실까요?

지하철 2호선 노선도를 보시면 동그란 순환선과는 또 다른, 지선이라는 게 있는걸 확인하실 수 있으실 거에요. 신도림에서 까치산까지 또 성수에서 신설동까지 짧게 운행되는, 동그란 순환선 밖으로 살짝 삐져나온 짜투리^^; 노선 비슷한 건데 그 부분들은 노선이 짧다는 이유로 무인 차장 체제가 얼마 전부터 시범적으로 시행이 되기 시작했답니다. 그런데 많은 기관사 분들이 차장직과 기관사직을 홀로 해내셔야 하는 과정에서 부담을 느끼시고, 또 익숙치 않은 일이기도 해서 이런저런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고 해요. 오늘 아빠께 들어보니까  왼쪽 문을 열어야 했는데 반대쪽인 오른쪽 문을 여는, 이런 경우의 사소하지만 승객들에게는 아주 큰 위험이 되는 사고가 실제로 열 번도 넘게 발생했다고 하는데 정작 모든 사실을 알고 통제하고있는 서울메트로에서는 직원들의 입을 막고 이 사실이 알려지지 않도록 단속을 한다고 해요. 이게 뭔 말도 안되는 일이니 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어쨌든 기계로 작동되더라도 그것 역시 사람 손을 타는 기계기 때문에 실수로 인한 사고가 생겨날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요, 만약 여러분이 왼쪽 문이 열려야 할 역에서 오른쪽에 기대 있었는데 선로와 돌들밖에 없는, 심지어는 맞은편을 향한 전동차가 쌩 하고 지나가고 있는, 스크린 도어도 없는 엄한 반대쪽의 문이 갑자기 스르륵 하고 열린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 발생하게 되겠죠? 물론 아직 인명피해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 무인차장 시범체제가 끝나고 나면 이 체제는 2호선 순환선까지도 도입이 될 거고 또 나머지 노선에도 적용이 될 거라고 해요. 도시철도공사(5/6/7/8호선) 노선 중 한 노선은 이미 그렇게 되어있는 상태구요. 그렇게 되면 갈 곳 없는 차장분들은 해고를 당하든 (타의에 의한)자진사퇴를 하든 회사를 그만 두셔야 하는거구요.

 

 아무리 완벽하더라도 적절한 시기를 놓친 해법은 쓸모가 없게 마련이죠. 이 체제가 설사 장기적으로는 효율적이라 할 지라도 이런 불안정한 상태로 점차적으로 확산되어서 수도권 노선 전역에 자리를 잡게 되면 오늘 역시 또 무언가 안좋은 일이 지하철 안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 라는 불안감을 가지고 지하철을 타셔야 할텐데 매일 지하철을 타고 학교, 학원을 다니는 저 역시도 그런 상상을 해보니 기분이 그렇게 산뜻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말이죠....^^;  

 

 

여러분은 10칸짜리 전동차 하나를 운행하는데 있어 기관사 한 분이면 모든것이 컨트롤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하다못해 5인승 자동차를 한 명이 운전하는데도 그게 벅차 하루에 사고가 수십건이 일어나잖아요. 자동차 운전을 하면서 운전 외의 다른 일을 하는데 집중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듯이 지하철 운전 역시 같은, 아니 그보다 훨씬 큰 어려움과 부담을 안고 운행해야 하고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답니다 . 운전을 하시면서 뒤에계신 차장을 통해 앞뒷차와의 간격과 현재 열차상황등에 관한 소식을 듣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열차를 다루는 건데 약간 버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혹시 들지 않으시나요? 비행기 역시 한 명의 기장으로는 운행이 불가능하듯이 말이죠.

 

 

이 이야기가 뉴스에 나왔는지, 여러분들이 얼만큼 알고 계시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로  지하철 자주 타시는 분께는 너무나 위험한하고 또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꼭 아셔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기관사 한 분의 힘으로 10칸의 전동차를 사고없이 운행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열차를 운행하는 데 있어서 차장의 역할이 미미하지가 않다는 거죠. 그냥 차 운전하듯 다른일 안하고 운전만 할 뿐인데 혼자서 하는게 뭐가 그렇게 어렵냐, - 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물론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3호선 대화에서 수서역까지 1시간 반이 걸리구요,  2호선 1바퀴를 순환하는데도 역시 1시간 반이 넘게 걸려요.  제일 노선이 긴 1호선은 물론 더 걸리구요. 한번 차에 타시면 적어도 3시간을 그 좁은 공간에서 화장실도, 편히 앉을 의자도 없이 지하의 텁텁한 공기를 직접 들이쉬며 시끄러운 소음을 친구삼아 일하시는 (심지어 몇몇 차장님들은 역방향 상태에서 일하시는 것에 익숙치 않아 많이 힘들어 하신다고 해요)  그분들이 바라는 것은 수십, 수백 아니 어쩌면 수만명이 될 수도 있는 승객분들, 바로 여러분들의 안전입니다. 지난번 파업의 가장 큰 이유도 차장직을 비롯한 수많은 직원들의 이유없는, 고위직간의 정치적인 이유로 인한 해고로 생겨날 승객들의 피해와 불편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는 점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구요,  서울메트로에 꼭 필요한 존재인 차장분들을  여러분들이 직접 나서서 지켜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리겠습니다! ㅜ0ㅜ  

 

 

 

 

지금까지 두서없이 휘갈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매일아침저녁 지하철을 이용해 등하교원을 하는 학생이다 보니 혼자 알고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다같이 알고 무엇이 옳은지 여러분들과 의견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글이 이렇게 허접해 졌네요^^;;;;

 

 오늘부터 사실상 설연휴인데 모두들 즐거운 연휴 보내시구요,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0^

 

 

추천수3
반대수0
베플윗대가리들은|2009.01.24 04:22
대구 지하철 참사가 남긴 충고를 까먹은건지.. 아니면 처음부터 듣지 않은건지.... 기관사가 과로나 피로누적.. 뇌졸증이나 심장마비가 갑자기오면 누가 사고를 막을지는 생각을 안하나..
베플꾸꾸로꾸|2009.02.02 12:03
오늘처럼 연착돼서 사람 꽉꽉차서 문도 겨우 닫는데... 만약.. 반대문이 열린다면... 거기다 반대편에 열차라도 온다면.......
베플 zz|2009.02.02 13:10
저희 아버지도 정년 얼마 안남으셨는데 아직 십년은 더 일할수 있을것 같은데 라며 아쉬워 하십니다 그리고 20대 청년 실업자도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라를 책임지는 국회의원들은 정년은 커녕 70세 가까운사람 허다합니다. 이런 나라에 살고 있는게 안타까울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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