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에게만요.
첫째는 몸이 약해서 어려서 죽었어요.
점점 안좋아지는걸 보면서 사소한 것 하나에 정말 많이 울었어요
싸이코패스같을 수도 있겠지만 전 할아버지 장례때도 안울었거든요.
그 애를 정말 많이 사랑했어요. 보고만 있어도 공주야, 애기야, 열 번을 잘해주고 한번을 모질게 굴면 그게 너무 가슴아파서 알지도 못하는 애를 붙잡고 사과했어요.
그러다 첫애가 세상을 떠났을때는 제 인생도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 살아가는 건 그냥 덤이라고…
꿈에서 깨고 싶은데 깨질 못해서 잊으려고 일을 미친듯 하면서도 갑자기 보고싶어 몇 년을 그렇게 울었어요. 술 먹다가 울고 노래방에서 울고 온갖 사랑 노래와 그리움은 다 내 얘기 같고 죽고 싶어도 같은 곳에 못 갈까봐 죽지도 못하고. 보고싶단 얘기를 울면서 안 해도 될 때쯤…
예상하지 못하게 둘째가 생겼어요.
솔직히 말하면 이제 그만 슬프고 싶었고 첫애를 그렇게 사랑했으니 둘째도 그렇게 사랑할 자신이 있었어요.
그 애가 내게 다시 왔나 생각도 했는데 이상하게 임신기간동안 정이 그렇게 안 가더라고요.
나이들어 하는 임신이라 몸이 안 좋아서 그런가보다 했어요.
첫애는 가진 순간부터 너무 기뻐 그 감정을 잊지 못했는데… 애써 무시했어요. 그땐 어렸고 지금은 두번째니까. 그만큼 더 나이들었고 때묻어서 그렇지. 하고요.
그런데 막 태어난 애를 봐도 울컥하기보다는 얘를 20년동안은 책임져야하네~ 생각도 들었고 쟤가 내가 낳은 애라니 신기하다.. 같은 생각만…
남편은 키우다보면 생각이 달라질거라고 했고 저도 그럴 줄 알았어요.
그렇게 키운 애가 지금 여섯살인데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육아 힘들었지만 어차피 제일 힘든 순간은 다 지나갔고 지금 애는 엄마 껌딱지인데요. 그런 걸 보면 귀엽긴 한데 그래 얘가 날 이렇게 좋아하니 엄마 노릇을 좀 잘 했나? 싶은 뿌듯함이 더 커요.
애가 미운 짓 싫은 짓 할때도 짜증나지도 않고
칭찬받을 짓을 했을때도 그렇구나~ 정도예요…
물론 칭찬과 훈육은 열심히 합니다.
제가 궁금한 건… 산후 우울증인 시기도 아니고 애를 몇년이나 나름 열심히 책임감으로 키웠는데 왜 사랑할 수 없냐는 거에요.
애가 잠들었을 때 천사같다는 말도 모르겠고 언제 다 키우나, 다 키우면 난 몇살이냐… 이런 생각이 들고요.
굳이 따지자면 좋아는 하죠. 근데 사랑인지는 모르겠어요.
있으면 좋고 없으면 슬플 것 같아요.
근데 얘를 위해 내 인생을 포기할 수 있냐. 하면 그건 아니에요
애한테 좋은 거 해주고 좋은 옷 입혀주고 좋은 곳 데리고가면 저도 좋고 뿌듯해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잘해줄거에요.
근데 그러는 이유는 그래야 하니까…
부모라서 애한테 그래야 하니까. 그 이유가 제일 커요.
그리고 내가 엄마 역할을 잘 하고 있구나. 하는 뿌듯함.
휴일에 늦잠 포기하고 애랑 강원도에 눈썰매 타러 가도 힘들진 않아요. 근데도 애틋하고 눈에 넣어도 안 아깝고 그런 감정이진 않아요. 그냥 책임감…
아마 애가 아프면 어떻게든 치료받게 하고 제 장기도 떼어주겠죠. 그것도 부모라서 그래야 하니까 그럴 것 같아요.
부모 관련 도서도 보고 강연도 들었는데 모르겠어요…
사랑을 노력해서 되나, 뭘 어떻게 노력해야 하나 잘 모르겠어요.
상담을 받아봐야 할까요?
부부관계가 나쁜 것도 아니에요. 그냥 보통의 부부. 남편과 애정표현도 자주 하고 싸우지도 않고요.
저와 같은 사례가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혜 부탁드립니다.
애는 커가고 이런 감정을 아이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요.
정말 잘 키우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