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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OVE]-1.거짓말(2)

인어 |2004.03.18 11:59
조회 356 |추천 0

"야~ 너는 폭탄을 만나도 뭔가 유익함을 남기는구나~"

내얘기를 듣던 수리가 하는말.

"야. 그럼 생긴게 웃긴다는거야?"

"글쎼.. 생긴것도 웃긴뚱뚱이가 아니라 그냥 진지모드. ..."

"그럼 머냐? 키작고 뚱뚱하고 얼굴 퍽이고.. 전공 그냥 그렇고.. 웃기지도 않고.. 어디서 매력을 얻어야하나?"

"순풍 산.부.인.과. 비디오 전집!!"

수리의 분석질이 시작되자 재빨리 나는 딱잘라 핵심을 집어주었다.

여기서 잠깐.

오 수리 그녀는 누구인가?

대학 1학년 시절 죽기보다 싫었던 채플시간 옆자리 짝꿍 인연으로 만나 6년을 죽어라 붙어다니는

친구. 까무잡잡한 피부에 죽이는 다리선. 시원시원한 외모의 섹시한 여인네. 어린시절을 모나코에서 지내고 고등학교때 한국에 들어와 정외로 가뿐히 명문대를 나오고 현재 로이터통신 데이터 어낼러시스트로 근무중. 연애관은 한마디로 자유부인! 만남도 섹스도 결혼도 하나 얽매이는것 없이 생각하는 그녀.그러나 늘 제앞가림을 못하며 충고질을 취미로 삼아 생활.

 

"언니. 몇시에 만난다고?"

아까부터 시큰둥하기만 하던 미호가 드디어 한마디.

"으.응? 몰라 그냥 오면 전화한다는데?"

"휴우~"

"너 또 왜그러냐? 니 얘기 들어주고 갈테니까 풀어봐라~"

"그새끼가 또 거짓말을 하는데 한번더 봐줘야 하는건지.. 말아야 하는건지.."

"야야~ 관둬. 지버릇 개주냐? 아마 평생 그새끼는 입만 열면 거짓말 해댈꺼다"

정 미호. 여기서 또 잠깐 .. 그녀는 누구인가?

나이 23 현재 한국굴지 명문대 영문과 5학년 . 수원 땅부자집 외동딸. 걸걸한 목소리 . 보통이상으로 봐줄만한 외모. 정말 좋은 성격. 또한 정말 좋은 비위. 그리하여 온갖 문제많은 남자를 이땅의 다른여성의 피해로부터 보호.이번엔 사기꾼과 목하열애중.

수리가 욕을 시작하자 미호는 듣기싫다는듯 음료수를 요란하게 빨대로 빨아댔다.

 

그렇지. 연애를 하는 여자들의 특징.

속이 상한다며 상대남의 흠을 잡아 지인들에게 상담을 하다가도 지인이 그의 욕을 할라치면 무지하게 열받아함.

"이번엔 또 뭘 사기쳤냐?"

수리의 눈치를 보며 미호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이미 눈물범벅이 된 미호의 얼굴.

참 자주 보는 모습이다.

"저번주에 친구 아버님 돌아가셨다고 정말 친한 친구라고 부의금으로 나한테 30을 꿔갔거든."

"그런데?"

"그런데.. 어제 나한테 디올 귀걸이를 주더라구. 그전부터 그냥 내가 갖고 싶다고 했던거거든."

"그게 왜?"

"그게.. 그오빠가 정말 돈이 없거든. 요즘.. 그런데 .. 혹시 나한테 거짓말하고 돈 꿔가서 귀걸이를 산거 같애.."

"참나.. 진짜 웃기는 새끼.."

수리가 못참겠다는듯이 또 내뱉는다.

"거짓말은 나쁘지.. 그런데 그 거짓말이란게 베이스드온 러브냐 아니냐가 중요한거 아니냐?너한테 잘보이고 싶어 거짓말을 한거라면 한번은 봐주지 그러냐.

단지 너를 등쳐먹으려고 거짓말을 한다면 가차없지만.."

"나도 혜초언니처럼 생각은 하는데.."

간신히 미호가 웃으며 말한다.

"야야. 전형적인 제비라니까. 그러다가 이제 큰거 한탕 할꺼다."

여전히 볼멘소리로 수리가 떠든다.

"그럼 거짓말은 하나도 용납이 안되는건가?

 남자를 처음 만날때 괄괄한 성격이 이유가 되어 다음기회도 없을까봐 내숭을 살포시 떨어줄때도 있고

 원래 순대국 매니아면서 여자답지 않아 보일까봐 아~ 전 그런거 못먹어요.. 홍홍홍.. 할떄도 있는데

그런것도 다 천인공노할 거짓말이야?"

"그건 애교지!!"

수리는 정말 나와 미호가 답답한 모양이다. 드디어 목소리 데시빌 한껏 올리기 시작.

"그러니까 그것이 애교인지 정말 시리어스한 거짓말인지의 판단은 사랑에 빠진 당사자가 잣대를 대야하는거지. 안그래? 미호야. 니가 알아서 잘 해라."

 

사랑이라는것이 참 우스운거다.

친구사이에도 용서안되는 짓도 사랑하는 사이에선 별것 아닌걸로 묻어줄수도 있으니.

또한 일반 별것 아닌것도 사랑하는사이에 저질러졌단 이유로 태형에 처해 죽이고 싶을만큼 용서 안되는것도 있으니.

 

어쨌건 미호와 수리를 카페에 남겨두고 나는 그 호빵맨과의 첫번째 만남을 위해 다른 커피숍으로 갔다.

이미 그는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가 그 짧은 팔을 휘릭~ 들었다가 놓았다.

첫날은 어두침침한 호프집 안이라 조금 많이 커버가 된것인듯.

오늘 그의 적나라한 상태는 나의 소셜 포지션을 많이 고려하게 만든다.

한 백번은 빨아 줄어들고 색이 낡은 오래된 유니폼 티셔츠에 살이 찌기 전에 사서 아직도 입고 있는듯한 얼룩진 면바지.

후줄근한 운동화.

오늘도 역시 가지런하게 정돈된 바가지머리,

거기다 나를 보더니 귀엽게도 살포시 볼을 붉히기 까지.

내가 다가가면 드디어 주먹을 불끈쥐고 날아오를것 같아 정말 심히 걱정이 되었다.

 

"음.. 그 티셔츠가 속해있다던 스포츠팀 유니폼인가요?"

"네!! 디자인은 제가 제안한거요"

"헉.. 뭐라고 써있는건가요? 식.. 공... 다.. 져.. 쓰???"

그렇다. 노란 티셔츠엔 희미하게나마 그렇게 씌어져 있다.

"도대체 무슨 뜻인가요?"

이어지는 그의 장황한 설명.

자기네과가 식품공학이지 않냐.

자기네 학교에선 팩차기 열풍이 장난아닌데 자기네과의 팩차기 팀 명이 식공 다져쓰란다.

하도 지고 다녀서 ㅡ.ㅡ

"그거 입고 다니면.. 안챙피한가요?"

"아니 왜요? 돈내고 맞춘건데 자주 입어줘야죠."

 

정말 나는 그당시 순풍 산부인과를 무지하게 좋아했다.

그것만 알아달라. ㅡ.ㅡ

두번의 만남을 더 남기고 드디어 나는 그를 비디오 가게 아저씨쯤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공짜로 얻기위한 봉사활동.

 

그날밤 나는 방 한구석에 크게 한일자를 그어놓고 잠들었다.

그나마 바를정을 다 채우진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너무 행복해하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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