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 입시강사인 남편의 우울감
엥
|2025.02.07 08:28
조회 92,689 |추천 100
아직은 신혼인 30대 동갑내기 부부입니다.
제 남편은 미대 입시 강사로 일을 하고 있어요. 한 가지 일을 수년 동안 하고 있는게 대단할 정도로 꾸준하며 재능도 높아 현재 대치동에서 자리매김을 잘 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딱 정시특강이 끝난 시기인데요.. 저도 19살 때 미대입시를 치뤄본 사람이라 이맘때 쯤 에너지소모가 어느정도일 거란걸 대략은 알아요. 아무튼 너덜너덜한 몸과 마음으로 입시를 막 끝낸 시점인데, 문제는 매년 합격율로 결과가 나오는 일이다보니 남편에게 그에 따른 타격이 엄청나다는 점입니다.
올 해에 성적이 정말 안 좋았나봐요.. 발표날인 어제 당일 출근하고 한참 뒤에야 연락이 왔는데, 많이 망친 거 같아 죄책감이 크다고 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관련된 얘기는 하지 말아달라고 당분간은 아무 것도 하고싶지 않고 할 힘도 나지 않는다며 저에게 부탁하면서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솔직하게 배려를 요청하고 사과하는 남편의 태도는 정말 고마웠습니다. 근데 제가 아무 힘이 되어주지 못한다는 점이 너무나 무기력하게 다가와요 ... 직업 때문에 우울감을 느끼는 모습은 자주 봐왔지만 올 해엔 정말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걱정이 큽니다. 개고생하며 휴일 없이 두 달 넘게 힘을 쏟았는데 결과가 없으니 상실감이 커보입니다.
저와 같거나 비슷한 상황을 겪어보신 분들이 계실까 하고 글 적어보게 되었어요. 그냥 가만히 각자 해야할 일 하고 묵묵하게 생활하다 보면 패턴이 돌아올까요
많이 걱정됩니다. 제가 어떤 태도를 취하는게 좋을까요?
- 베플ㅇㅇ|2025.02.07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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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해 일한것도 아니고 매년 겪어야되는 일인지 그정도는 남편이 스스로 감당하고 멘탈을 잡아야죠. 저기에 매몰되어 있을거면 입시강사를 하기에는 안맞는 성격인거고.
- 베플ㅇㅇ|2025.02.0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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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만족감과 성취도를 학생의 결과물에서 찾으면 그렇게 될 것 같은데 아무리 입시 강사라 하더라도 선생이 가르치는 것과 학생의 결과물은 별개에요. 학생이야 남편분이 선생으로서 마음에 드니 다녔을 거고 그게 중요한 거지 학생의 결과물은 학생이 만드는 거잖아요. 자신과 타인의 정체성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타인의 것에서 자신의 것을 자꾸 연관시켜서 생각하면 안될 것 같네요. 저라면 남편이 새로운 시선이 필요한 거라면 이 부분을 제대로 얘기해볼 것 같고, 스스로 잘 생각할 수 있는데 잠시 낙담한 거면 겨울인데 따뜻한 차라도 매일 끓여줄 것 같아요. 목욕물도 받아주고요.
- 베플ㄴㄴ|2025.02.0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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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강사라서 아이들 시험대비 후 성적에서 밀려오는 그 허탈함, 지침 너무 이해해요. 벌써 15년을 하고 있는데도 매 시험때마다 그 지치는 마음은 늘 드네요. 열정을 너무 쏟아서 그래요. 정말 뼈를 갈아서 수업하거든요. 그냥 두시면 알아서 마음 챙깁니다.
- 베플신박하다|2025.02.07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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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선생님들 진짜 장난없어요. 입술 다 터지고 잠도 못 자는데 애들은 끌고 가야하고. 유난히 힘드셨나봐요.ㅜㅜ 과거의 입시생이 응원합니다ㅠㅠ 쉬실 때는 제대로 쉬세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