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일인칭 슬픔에 관한 全文

누렁이 |2006.11.16 15:53
조회 22 |추천 0

일인칭 슬픔에 관한 全文

허영숙

1.
텃밭에 상추 잎이 또 자랐다
며칠 전
키순으로 꺾어다가 적당량의 우울과 버무려 만든 겉절이를
서걱서걱 씹어대지 않았던가
뚝뚝 끊어내도 날마다 자라는 독성
겉잎에 단단하게 붙어
미처 씻겨나가지 못한 흙 속의 기생충처럼
너는 내 안에서 푸르게 자라고 있다

2.
자꾸만 목이 잠긴다
저음으로 고여있는 너를 내지르기 위해서
나만의 발성법이 필요하다
한 옥타브 올라갈 때마다
만만치 않은 폐활량에 찢겨나가는 가슴
후드득 핏줄이 끊어져 나가는 소리
수습할 수 없는 울음이 고음의 도에서 무너져 내린다

3.
누군가의 손이 등을 두드려도
너의 부등호는 나를 향해 열려있다
때로는,
바람이 잎을 치고 지나가는 무게의 위로
그 가벼운 요설에도 기대고 싶을 때가 있다

4.
곁가지가 없는,
오로지 내 안으로 뻗어있는 근종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