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여자임. 회사 다니고 있는데 퇴근이 9시야. 원래 정규 퇴근시간은 7시인데 요새 야근하는 기간이라 9시... 다행히 집이 가까워서 9시 3분? 이면 집 도착해. 그때 난 바로 샤워하고 머리감고 바로 자거든.
오늘도 그렇게 했는데, 머리 말리고 있으니까 아빠가 인상을 있는대로 찌푸리면서 잠을 못 자겠다고 막 그러는 거야. 근데 이해는 돼. 아빠는 새벽에 출근하거든.
그럼 내가 아침에 씻으면 되는 문젠데, 그러지 못하는 이유가 있어.
1. 하루종일 밖에서 먼지 묻히고 온 몸으로 잘 수가 없음
2. 가위 자주 눌리고 자주 깨서 아침에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듦. 6시간 자면 2~3번은 깨고 일주일에 3번 이상 가위 눌려서 수면의 질 최하점 찍음. 자도 잔 것 같지가 않음. 그래서 샤워할 시간에 좀 더 자는 걸 선택함.
3. 이것저것 다 떠나서, 10시에 출근하고 9시에 퇴근하면 1시간이라도 더 자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함. 샤워 하나 때문에 일찍 일어나는 건 비효율적이라고 판단.
아빠 입장은 이래.
1. 아빠는 잠귀가 예민함. 작은 소리에도 깨고 불빛이 조금만 들어와도 깸. (그럼 방에 들어가서 자면 되는 문젠데, 방에선 잠이 안 온다고 무조건 거실에서 잠. 우리 집은 다른 방으로 이동하려면 무조건 거실을 거쳐야만 갈 수 있는 구조라, 발소리를 아빠가 들을 수밖에 없음.)
2. 아빠는 새벽에 출근함. 직장이 멀어서 피곤함. 근데 퇴근은 나보다 훨씬 빠름. 내가 정시에 퇴근해도 아빠는 나보다 항상 집에 먼저 와 있음. 4~5시쯤에 퇴근하는 듯?
참고로 우리 집은 아파트인데, 내 방에서는 벽 너머로 엘리베이터 움직이는 소리가 다 들리거든? 근데 난 ㄹㅇ 무감각하고 진짜 무던해서 신경도 안 씀. 윗집에서 애가 뛰어다녀도 진짜 신경도 안 쓰이고 애초에 의식 안 하고 있으면 들리지도 않아서 아빠가 말해줘야만 아 쟤네 뛰어다니는갑다, 하고 인식하는 정도? 근데 아빠는 애가 조금만 뛰어다녀도 위에 올라가서 시끄럽다고 하고, 이번에는 아예 윗집 사람 번호를 받아왔더라... 그리고 시끄러울 때마다 전화함. 아빠랑 나는 성향 자체가 달라
그래서 내가 맘 좀 편하게 씻고 싶다고 아예 방 구해서 자취하겠다고 하니까 그건 또 안 된대. 아니 내가 돈이 있고, 돈 없어도 아빠 손 안 벌릴 테니까 그냥 나가게만 해달라고 했는데도 안 들어줘. 나도 좀 편하게 씻고 싶다고, 퇴근하자마자 바로 샤워했는데 그것마저 뭐라하면 대체 어쩌라는 거냐고, 이러고 난 내일도 10시 출근 9시 퇴근해야되는데 아빠는 그것까지 생각은 해주는 거냐고, 아빠도 물론 일찍 나가는 거 알지만 퇴근이 빠르니까 나보다는 상황이 낫지 않냐고, 나는 하루하루 피곤해서 일주일만에 4kg 빠진 거 알기나 하냐고 막 뭐라하고 그냥 방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