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우리 학교에서 11명이 용각산에 등산을 갔어. 학생 9명에 선생님 2명 포함해서. 날씨도 좋고 산도 높지 않아서 가볍게 올라갔지. 산 중간쯤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는데, 내려와서 사진을 보니까 사람 수가 12명이었어. 우리 명단에는 분명 11명뿐이고, 도시락도 11개였는데 사진 속엔 모자 눌러쓴 얼굴 안 보이는 사람이 하나 더 있었어. 처음엔 그냥 지나갔는데 그 사진을 본 뒤로 우리끼리는 그 얘기를 아예 꺼내지 않아. 뭔가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느낌이 계속 남아 있어서 그래. 산에서는 평범했는데, 그 사진 한 장이 우리 모두를 조용하게 만들었어. 지금도 그 사진 보면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누구도 지우자고 말 못 해. 그때부터 용각산 얘기는 우리 사이에 금기처럼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