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10년 됐고 애 하나 있습니다.
아내는 삼남매 중에 둘째고요. 언니 하나, 남동생 하나 있습니다.
언니는 시집가서 잘 살고 있는데 문제는 그 남동생, 즉 처남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장모님이랑 처가 식구들 전부 다 처남 때문에 골치 썩고 있습니다.
처남 나이 37입니다. 아직도 백수입니다.
대학원까지는 어찌어찌 나왔는데 그 이후로 이렇다 할 직장 한 번 못 잡았습니다.
시험 준비한다고는 하는데 합격한 적도 없고 그냥 맨날 준비만 합니다.
장모님은 나나 동서 볼 때마다 “처남 취직 좀 시켜줄 자리 없냐”고 하는데…
솔직히 그런 자리 어디 있습니까? 저도 제 코가 석자인데.
아무튼 그런 상황인데요.
올해 우리 애가 초등학교 입학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1학년 때가 유치원보다 손 더 많이 갑니다.
특히 우리 부부는 맞벌이라서 하교 후에 애 맡길 데가 애매했습니다.
그동안은 우리 부모님이 번갈아 오시거나, 장인 장모님이 봐주기도 했는데
요즘은 동네 교회에서 운영하는 돌봄교실에 보내고 있습니다.
근데 문제는 최근에 아내가 이상한 소리를 합니다.
일도 없는 처남한테 애를 좀 맡기면 어떻겠냐고요.
공짜는 아니고 한 달에 80만 원 정도 용돈이라도 챙겨주면서 맡기자고 합니다.
제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극혐입니다.
차라리 내가 육아휴직을 내고 말지 처남한테 애를 맡기는 건 말이 안됩니다.
처남. 제가 겪어본 바로는 정말 못 믿을 사람입니다.
그냥 백수라서가 아니라 몇 년 동안 같이 보고 겪은 것을 바탕으로 나온 생각입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불성실합니다.
만나도 인사는 제가 먼저 해야 합니다. 그럼 그제야 끄적끄적 인사합니다.
카톡 보내면 읽고 답도 안 합니다. 읽씹 기본이에요.
대학원 졸업식 때는 자기가 늦잠 자서 졸업식에 안 나왔습니다.
온 가족이 다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제 상식으로는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예전에 우리 애 돌잔치 때 사진 찍는 거,
전문 사진사 쓰거나 제 사촌한테 부탁하려고 했는데,
아내가 처남이 사진 잘 찍는다고 해서 맡겼습니다. 50만 원 챙겨줬습니다.
결과요? 사진 완전 개판이었습니다. 대부분 흐릿한 사진들이고 멋도 없고 그나마 많이라도 찍었으면 건져보겠는데 사진도 겁내 조금 찍었습니다.
컴퓨터 설치도 한 번 시켜본 적 있습니다.
저는 그냥 업체 맡기고 정품으로 사고 싶었는데
아내가 공대 나온 처남이 있는데 왜 돈 들이냐고 해서 맡겼더니
그거 뭐 조립을 똥손으로 했는지 부팅도 이상하고 에러도 자주 나고 해서 결국 다시 돈 주고 새로 샀습니다. 그때도 50만 원 챙겨줬습니다.
그런데도 아내는 계속 우깁니다.
지 동생한테 용돈이라도 챙겨주고 싶고 애 맡기는 게 서로 윈윈 아니냐는 겁니다.
제가 반대하니까 이제 저더러 이기적이랍니다.
그 싸움이 요즘 길어지고 있고, 집 분위기도 솔직히 많이 안 좋습니다.
그래서 묻습니다.
제가 누나가 없어서 잘 몰라서 그러는 건지...
원래 누나들은 이렇게까지 남동생을 챙기고 싶어하나요?
정말 궁금합니다.
제가 너무한 건가요?
여기 여성분들 많다고 들었는데, 오히려 좋습니다.
정말 제가 이기적인 거라면 욕 좀 해주세요.
그럼 반성이라도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