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미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지지 연설하며 티셔츠 찢는 헐크 호건 / 사진=EPA 연합뉴스
'프로레슬링계의 전설'로 불리는 헐크 호건이 별세했습니다. 향년 71세입니다.
미 플로리다주의 서부 해변 도시 클리어워터 경찰국은 페이스북에 올린 발표문에서 24일(현지 시각) 오전 9시 51분에 심장 마비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과 소방당국이 호건의 자택에 출동했다고 밝혔습니다.
구급대는 응급 처치를 하며 호건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병원에서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본명이 ‘테리 볼리아’인 호건은프로레슬링 단체 WWE 역사상 최고 스타 중 한 명으로 꼽힙니다. 그는 WWE 챔피언십을 최소 6회 우승했으며, 2005년 WWE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습니다.
그는 1980년대 중반부터 프로레슬링을 가족 친화적인 예능 스포츠로 변모시킨 업적으로 높이 평가받습니다. 링 위에서 극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어린이들을 비롯해 가족 시청자들을 매료시켰으며, 이런 예능에 가까운 경기 문화를 확산하면서 프로레슬링의 전성기를 이끌었습니다.
1985년 프로레슬링 이벤트인 ‘레슬매니아’(WrestleMania) 창설을 주도했으며, 이후 프로레슬링 역사에 길이 남을 상징적인 경기를 다수 선보였습니다.
1998년 7월 헐크 호건과 칼 말론과의 프로레슬링 경기 / 사진=AP 연합뉴스말굽 모양의 수염과 빨간색·노란색의 옷, 스스로 ‘24인치 비단뱀’(python)이라고 부른 거대한 팔뚝이 그의 트레이드마크였습니다.
대중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그는 레슬링계 밖에서도 다양하게 활동했으며, 그의 일상생활을 다룬 리얼리티쇼 ‘호건 노즈 베스트’(Hogan Knows Best)를 비롯해 ‘록키 3’ 등 다수의 영화와 TV 프로그램에 출연했습니다.
특히 ‘록키 3’에서 그가 맡은 ‘썬더립스’ 역할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그가 주연한 레슬링 영화 ‘죽느냐 사느냐’(No Holds Barred)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최근 그는 정치적인 색채를 강하게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미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전당대회 무대에 올라 “우리는 지도자이자 나의 영웅인 검투사와 함께 미국을 되돌릴 것”이라며 “트럼프 마니아들이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게 하라”라고 말하며 당시 트럼프 후보 지지 연설을 했습니다.
그는 당시 입고 있던 검은색 티셔츠를 두 손으로 찢은 뒤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빨간색 티셔츠가 드러나게 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화제가 됐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헐크 호건에 대해 “강하고, 터프하면서 똑똑하고, 가장 큰 심장(마음)을 가진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주로 트럼프 지지층을 의미)였다”며 애도했습니다.
이어 “그는 전 세계 팬들을 즐겁게 만들었고, 그의 문화적 영향력은 거대했다”며 “헐크 호건이 무척 그리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