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 6년 차, 아이 하나 있는 남성입니다.
아내는 세 자매 중 둘째입니다.
연애 3년 후 결혼했고 아내와의 관계는 성격적으로도 잘 맞고 지금까지도 부부 사이에서는 큰 갈등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처가에만 다녀오면 마음이 무겁고 불편합니다.
겉으로는 무슨 큰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누가 대놓고 저를 무시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갈 때마다 찝찝한 감정이 쌓입니다.
첫째(처형)와 셋째(처제)는 어릴 때부터 공부를 잘했다고 합니다.
두 사람 모두 스카이 대학을 졸업했고(한명은 연대 한명은 고대)
처형은 박사까지 마쳐 공공기관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고
처제는 졸업 후 대기업에 근무 중입니다.(처제는 대학 입학할 때 과수석이었다고 하는데 그 사실은 여전히 장인장모님한테 큰 자랑거리입니다)
둘 다 결혼도 명문대 출신, 대기업 직장인을 만나 자녀도 낳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고요.
외모도 괜찮은 편이라 그런지, 자존감이나 자신감이 상당합니다.
반면 제 아내는 학벌은 그 둘보다는 못합니다. 그렇다고 지잡대냐 하면 그건 아닌데요.
요즘 흔히 말하는 '서연고서성한중경외시건동홍국숭광명세가상단경가인서삼한’ 중에서도 중후반부에 해당하는 학교 출신입니다.
다만 저는 스카이 출신이고 현재 은행에 다니고 있어 조건상으로는 두 자매의 남편들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처가에 가면 아내가 그 집안에서 자연스럽게 하대받는 느낌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장모님은 아내에게만 심부름을 시키고 다른 두 딸은 소파에 앉아 TV를 봅니다.
장모님은 아내가 무언가를 열심히 하면 “공부를 좀 그렇게 열심히 했으면 좋았을 텐데” 같은 말을 합니다.
다른 두 딸은 그런 말에 웃고 아내는 머쓱해하며 웃습니다.
장인어른도 “XX이(처형)와 XX이(처제)는 과외도 안 하고 대학을 잘 갔는데 XX이(내 아내)는 지나고 보니 과외라도 붙여줄 걸 그랬다”는 식으로 말한 적도 있습니다.(본인은 아쉬움을 말한 걸수도 있지만 사위들 앞에서 그런 말을 하시니 저로서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또 가족 외식 자리에 가면 항상 자리가 고정됩니다.
장인 장모님은 가운데 상석에 앉으시고 마주보는 자리나 그 옆자리에는 항상 처형과 처제 부부가 앉고, 저희 부부는 자연스럽게 옆 가장자리에 앉습니다.
한 번은 제가 가운데 근처 자리에 앉으려 하자 아내가 손짓으로 저를 가장자리로 부르고, 처제는 "형부는 언니 옆으로 가세요. 제 남편 무릎에 앉을 거예요?"라는 되도않는 농담까지 하더군요.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장모님은 식사할 때도 늘 제 밥은 제일 마지막에 퍼다 주십니다. 우연이라 하기에는 매번 그런 식입니다.
장인 장모님 카톡 프사나 앨범에서도 두 딸의 아이들 사진, 어린 시절 사진은 있어도 제 아내와 저희 아이 사진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아내에게 이야기하면 “당신이 너무 민감한 거다”라고 합니다.
아내는 이 집안의 기류를 이미 오래전부터 익숙하게 받아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런 이야기를 장인 장모님께 직접 꺼내볼까도 생각했는데 아내가 그걸 절대 원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을 수년째 겪으며 저는
“이건 그냥 내 업보인가 보다, 운명이라 생각하고 참고 가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제가 볼 때 특이한 점은 아내가 장모님이나 장인어른에게 칭찬을 들을 때의 반응입니다.
하루는 장모님이
“XX이(아내)네가 제일 행복하게 잘 사는 것 같아.”라고 하셨고
어느날은 장인어른이
“XX이(아내)가 시집 하나는 잘 간 것 같다. X서방(나)이 최고다”라고 하신적이 있는데요
이런 말을 들으면 아내는 일주일 내내 콧노래를 부르고 저를 왕처럼 대합니다.
한편으로는 평소 집에서 칭찬을 듣지 못하고 자란 사람이 드디어 인정받는 느낌을 받아서 그런 걸까 싶기도 하고
왜 그렇게까지 기뻐하는지를 보면 마음이 짠하기도, 이상하기도 합니다.
처가에만 가면 기분이 나빠지고
아내가 이런 이상한 분위기를 아무렇지 않아 하는 듯한 모습도 저를 더 힘들게 합니다.
여러분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내를 위해 계속 참고 처가에 가야 할까요?
아니면 제 감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거리를 두는 게 맞을까요?
(하루는 처가에 가기 싫어서 가기 싫다고 한 적이 있는데 아내는 저에게 제발 가달라고 애원을 하다시피 했습니다.)
어쨌든 저는 지금도 아내와의 삶에는 후회가 없습니다.
하지만 ‘저 사람은 평생 가족 안에서도 꼴찌 서열로 살아야 하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그래서 오늘은 정말 용기를 내어 이 글을 올립니다. 여러분들 같으면 어떻게 하시나요?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