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에 맞지 않는 글이지만 다른 분들의 객관적 의견을 듣고 싶어서요
얼마전 일요일날 휴일이라 모처럼 집에서 쉬고 있는데
저희 막내고모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고모가 지금 주차장에서 일이 생겼다면서
어떤 작은 상가 건물에 볼 일이 있어 왔다가 주차장에서 나가질 못하고 있는데 지금 여기로 급히 와 줄 수 있겠냐고 하세요
신림동에서 고모가 있는 장소는 안양시 석수동인데 바로 차를 타고 달려갔습니다
오라는 곳으로 찾아갔더니
고모 말이 이곳 건물에 일보러 왔다가 일 다 마치고서
집에 가려고 주차장에 세워 놓은 차를 가지러 왔는데 주차장이 워낙 협소한데다 주차 공간이 꽉 찬 만차 상태에 앞 쪽에도 차들이 일렬주차식으로 막고 있고 양 옆으로 너무 촘촘하게 붙어있어서
차를 혼자 힘으론 꺼낼 자신도 없고 주차관리인도 안보여서 부탁할 곳이 없어 제가 와서 차 좀 꺼내줬으면 좋겠다고 급하게 전화했다고 하더라구요
고모는 운전한지 이제 5개월도 안 된 초보운전이라서 주차하는 걸 많이 어려워 하세요
주차 상황을 보니까 차를 꺼내기가 매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그 당시 상황이 고모 차를 ㄱ자 방향으로 틀어서 꺼내야 하는데
저도 운전한지 아직 1년도 채 안됐고
아직 주차를 완벽하고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거든요
최근에도 주차장 기둥에 혼자 긁은 적도 있었고 그전엔 남의 차를 긁어 본 적도 있구요
저도 주차실력이 아직 많이 미흡한데
주차장에 세워진 차들이 고모 차랑 너무 바짝 붙어있어서 조금만 실수해도 앞하고 옆에 있는 차들이랑 바로 부딪칠 것 같았습니다
더군다나 한 쪽 차는 가격이 꽤 비싸보이는 고급차로 보였구요
제가 고모보다 운전을 몇달 빨리 하고서도 아직 주차를 완전하게 못하는 게 부끄러웠지만 그렇다고 못하는 걸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자신이 없어서 고모한테 저도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해서 못하겠어요 하고 솔직히 말했어요
고모는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한번 해보라고 합니다
제 차가 아니라서 감각도 익숙하지 않은 남의 차를 함부로 만지는 건 저도 내키지 않았고 불안한 마음도 들었어요
더군다나 제가 고모 차를 꺼내다가 문제라도 생기면 저도 난처하고 보험 문제도 맘에 걸려서 도저히 자신이 없다고 재차 얘길 했습니다
그런데도 고모가 무슨 1인 한정용 운전보험을 들었다면서 보험 문젠 걱정말고 차를 꺼내달라고 하세요
얘길 들어보니까 제 보험하고 많이 다르더라구요
물어보니 보험료도 저보다 한참 적게 낸다는대
아무튼 보험에 들어있고 친척이어도 남의 차는 건드리지 않는 게 나을 것 같았고 잘못될까봐 자신이 없어서 고모한테 못해드릴 것 같다고 얘길 했어요
고모가 한숨을 쉬더니 알았다고 그냥 가보라고 해서 집으로 다시 왔습니다
몇시간 뒤에 엄마랑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데 막내고모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저한테 신경질적인 어투로
제가 차를 안 꺼내줘서
옆에 차들이 다 빠질 때까지 더운 날 두 시간 가량을 기다렸다 차를 간신히 꺼냈고 고생 엄청했다면서
그날 거기 말고도 중요한 일 볼 곳이 두군데 또 있었는데 제가 차를 안꺼내줘서 일도 못봤다고 하는데
그러면서 저한테 넌 무슨 애가 누굴 닮아서 그렇게 정이 없냐고 하세요
저희 아빠는 인정도 많았는데 아빠하고 그렇게 다르냐고 합니다
저도 주차실력이 아직 많이 부족하고
남의 차는 만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랬고 자신이 없어서 못 도와드리겠다고 솔직히 얘기를 했는데도
저한테 인정이 너무 없다고 하십니다
고모한테서 전화가 왔을 때 저희 엄마가 제 옆에서 식사중이었는데 통화하는 얘길 대충 들었어요
아빠가 저 중학생때 지병으로 돌아가셨는데 아빠 얘기까지 하면서 그런 말을 하니까
제 전화를 달라고 해서 고모한테 제가 일부러 안도와준 것도 아니고 얘도 못하는 일이라서 못 도와준건데 말이 너무 지나친 거 아니냐고 고모한테 얘길 조금 했습니다
그랬더니 막내 고모가 더욱 화가 났는지
저희 엄마한테 올케 언니는 제가 잘못한 일이어서 한마디 했을 뿐인데 언니 딸이라고 저만 감싼다고 하세요
이렇게 서로 몇마디 오가다 통화가 끝났습니다
저는 제가 정말 도울 수 없는 일이라서 제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했고 고모도 알겠다고 그냥 가보라고 해서 집으로 다시 온거였거든요
제가 할 수 없는 걸 무모하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런건데
그렇게 며칠 지나서 저희 둘째 고모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막내고모하고 엄마랑 한마디 주고 받은 게 다른 고모들한테까지 얘기가 들어간 것 같았습니다
둘째 고모는 제가 막내고모를 안도와준 건 잘못한 일이라고 막내고모한테 그날 안 도와줘서 죄송하다고 말하고 엄마한테 말해서 둘이 화해시키라고 하세요
제가 할 수 없는 일을 무모하게 하라는 고모들 말을 정말 이해못하겠어요
제가 그날 고모 차를 안 꺼내준 게 인정이 없고 잘못한 거라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모한테 사과같은 거 할 마음은 조금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