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많이 써주신거보고 위안도 되고 속상한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습니다..! 이 글을 쓴 목적은, 요즘 사진관 악덕 상술이 조금씩 더 교묘해지기 때문에 피해입지 말자는 취지입니다!
저야 몇년 전 웨딩촬영하고, 아기사진도 찍어본 터라 원본파일 한두컷만 사면 저렴하게 보정도 하고 액자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기에 부들거리며 두컷만 사고 나왔습니다만
그런걸 잘 모르는 어르신이나 사회초년생들은 그 업체의 의도에 휘말리기 딱 좋겠더라구요... 가족들이 다같이 모여있을때 컨셉과 테마로 말장난 하는 그 순간의 수치스러움과 당혹감이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모를거에요...! 우리 부모님이 어디가서 그런일 당하고 왔다고 하면 저는 정말 그 사람들 저주할 거 같아요 ㅠㅠㅠ
사진촬영 스튜디오 선정은 정말 신중해야 할 것 같고요, 특히 전국 50개지점, 합리적인 가격 등 박리다매가 전략인 양 홍보하는 대형업체는 조심하세요.. 후기들도 엄청 많아서 깜빡 속았는데 다시 천천히 하나씩 다 되짚어보니 대부분 유료홍보글 같아요 ㅎㅎㅎ
다른 피해자분들이 나오지 않도록 여기저기 많이 퍼날라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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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랫지방 사는 새댁입니다
추석 기념으로 전국에서 모인 가족들과 가족사진을 찍었는데 너무 어이없고 마음아픈 일을 겪어서 글 올려봅니다. 저같은 일 누구도 겪지 않으셨으면 해요...
이번 추석 연휴가 길어 전국에 흩어진 형제들이 하루 모일 수 있게 되었어요. 형제들 모두 가정을 이루었고, 또 친정 아버지 연세도 많으시니 더 미루지말고 가족사진을 찍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다른 형제들이 바빠 제가 사진관을 예약했어요. 1년 전 결혼식을 하면서 스튜디오 촬영이 너무 천편일률적이라 생각해서 사진관 3군데 돌아다니며 여러 컨셉으로 사진을 찍어보았기에, 요즘 스튜디오들의 대략적인 원본가격/액자가격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 검색을 하며 전국 50개 지점이 있다는 ㅇㅇ스튜디오를 알게 되었고, 12만원에 의상을 모두 대여해주고 가족사진을 찍어준다고 해서 연락을 해보았습니다. 아래는 제가 문의한 글인데 여러분들은 업체의 안내가 적절했는지 한번 같이 읽어봐주세요
나 : 가족사진 촬영 12만원이 너무 저렴한데 혹시 1인당 금액인가요?
업체 : 아닙니다 가족모두 다해서 12만원입니다
나 : 사진촬영은 얼마나 걸리나요?
업체 : 약 3시간 보시면 되세요. 의상은 모두 대여해드리고 2컨셉으로 촬영합니다. 컨셉 선택만 해주시면 캐주얼 컨셉 한번, 정장 컨셉 한번 이렇게 2컨셉 촬영하고 사진 셀렉까지하면 3시간 정도 걸려요
나 : 네, 촬영만 12만원이고 원본 구매가격이 있을건데 대략적인 금액을 생각하고 가려고 하니 원본 구매가격을 좀 알려주세요
업체 : 네 한 테마(동일의상+동일배경+동일포즈)당 15민원입니다. 한 테마당 15장 내외입니다.
나 : 네 그러면 2컨셉 촬영이니까 원본 구매가격 총 30만원정도 생각하면 되겠네요 기본금액 12만원에 30만원 추가되고 앨범이나 액자는 별도 구매겠네요 알겠습니다
업체 : 네 한테마당 15만원입니다~~
이렇게 대화가 끝나고 사진촬영을 갔습니다. 저도 형제들도 가격이 너무 저렴하다며 의아해했지만, 전국 50개 매장이 있는 업체라고 하니 박리다매가 홍보전략이겠거니, 또한 모르는 추가금액이 있어도 100만원 내외겠거니 하고 갔습니다.
아버지가 연로하시고 형제들고 자주 모이지 못하니 다신 없을 기회라 생각하고 한사람당 10만원짜리 헤어메이크업까지 받고 사진촬영을 했어요.
부모님도 좋아하시고 모두들 즐겁게 2시간동안 힘든 줄도 모르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 촬영이 끝나고, 어린 조카들이 있는 형제들이 아이가 보채니 부모님 모시고 먼저 가겠다고 사진 잘 골라서 가져오라며 스튜디오를 나서려고 했어요
그러자 실장이라는 분이 가족분들 찍은 사진 영상으로 만들었다고 그거만 보시고 가라고 하며 형제들과 부모님을 붙잡더라구요. 그래서 저희는 조금 더 기다리다 실장이라는 사람과 함께 작은 방에 들어가서 영상과 사진들을 보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어요
모처럼 한껏 꾸미고 이쁜 옷 입고 사진을 수백장 찍었으니 재미있고 멋진 사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영상이 끝나고 이제 사진 15장만 골라서 말씀하신대로 원본금액 15만원을 결제하겠다고 하니 실장 왈
아 한 컨셉당 15만원이 아니고 한 테마당 15만원이에요.
가족들이 모두 어리둥절하게 그게 뭐가 다른거냐고 하니 테마는 사전에 말씀드린대로 동일의상 동일배경 동일포즈를 말한다 즉 300컷 정도 찍었는데 한 포즈당 10컷 내외, 30테마가 되는거고 한 테마당 원본구매금액이 15만원이니 사진을 모두 사는 것은 450만원 정도^^
가족들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저는 할말을 잃었습니다ㅋㅋㅋ 제가 정신을 차리고 아니 이건 좀 너무하신거 아니냐고 하니 본인들은 미리 테마당 15만원이라 말씀드렸다고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대신 165만원짜리 액자를 구매하시면 원본 파일과 동영상 모두를 주신다고 하네요...? 가성비 갑? 아닌가요ㅋㅋ
당황한 형제들을 서둘러 내보내고,,, 이 가족사진 촬영을 주도한 제가 너무 황망해하자 늙은 아버지가 오셔서 아빠가 낼테니 그냥 액자를 사서 가자고 합니다
결국 제가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 가장 잘나온 사진 2컷을!!! 무려 사진 2장의 원본을!!! 33만원에 구매해서 왔습니다. 한 테마당 15만원만원이니 두 테마를 산것이고 부가세는 별도라네요 ㅎㅎ 심지어 보정도 안해줌 날것의 사진을 네이버 메일로 보내주셨어요....ㅎㅎ
사진 2장 구매비용+헤어메이크업 해서 한 80만원 들었어욯ㅎㅎㅎㅎ
집으로 돌아와서 가족들 보기가 너무 민망했습니다..제가 티를 안내려 했지만 제 얼굴이 좋지 못했는지,,,사진관 찾느라 고생했다고 그래도 두장은 잘나왔다고 위로해주었구욯ㅎㅎㅎ 스튜디오가 너무하다 하며 그들의 당혹감과 아쉬움을 도란도란 나누었답니다...
살면서 너무 싼 것은 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며 살았고 어떤 구매를 하든 동종에서 가장 비싼것과 가장 싼 것의 가격들을 알아보고 그 중간 즈음에서 선택하면 실패가 없었습니다. 이런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살았는데 이런 일을 당하니 정말 당황스럽고 슬프더군요.
1. 이 스튜디오는 전국 50개 지점을 운영하는 대형업체입니다. 영세업체가 먹고 살기 어려워 미끼를 던지고 장사를 한다고 하면 다같이 먹고살기가 팍팍하구나 하면서 웃어 넘겼을거에요. 오늘 내가 호구당해준 돈으로 자식들 학교보내고 고기 사주세요 하면서 잊었을겁니다. 그런데 이런 대형 업체에서 온갖 플랫폼에 가족이라는 눅진한 감정을 미끼로 휘황찬란한 개수작을 부린다는 사실이 정말 통탄스럽습니다
2. 온가족이 어렵게 모여 공들여 머리와 얼굴을 매만지고, 서로를 바라보고 2시간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낸 그 매몰된 시간을 미끼로...먼저 가겠다는 가족들까지 붙잡아 모두를 앉혀놓고 컨셉과 테마 따위의 말장난을 해대는 그런 파렴치한 사람들도 가족이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3. 100만원 정도를 예상하고 간 제가 이정도의 충격과 당혹감을 느끼는데, 12만원? 5만원으로 알고 온 가족들을 불러모아 촬영을 한 어떤 가족의 딸 아들은 도대체 얼만큼의 당혹감을 느낄 것인지 떠올리면 너무나도 슬픕니다. 그 중 여유로운 형편이 아닌 누군가는 165만원짜리 앨범 구매를 살지 말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살 돈이 없어 그 사진들을 그대로 두고나와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기에.
4. 촬영 내내 그토록 밝게 웃던 아버지가 어두운 얼굴로 아빠가 사줄테니 그냥 가자고 말씀하시던 그 장면만 떠올리면 가슴이 찢어집니다. 우리 아빠와 같은 아빠, 아들, 딸들이 도대체 얼만큼 이런 일을 겪은 것일까요?
마침 제가 얼굴이 온통 빨개져서 나오는 중에,,, 어제 사진촬영을 하셨다는 아주머니가 오셔서 항의 중이셨습니다. 아무리 물어봐도 50만원 안에서 다 될것처럼 이야기하더니 3시간이 지나서 다 찍고나니까 200만원을 요구하느냐, 사기로 신고하겠다 등등 하루가 지나도 화가 가라앉이않아 오셨다는 아주머니의 고함소리를 들으며 스튜디오를 나섰습니다.
여러분! 추석 잘 보내셨나요? 사랑하는 가족들과 사진한장 남기려디 저처럼 마음아픈 일 없으시길 바라며.. 속상한 마음 풀어보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직도 속이 상해 핸드폰으로 주절주절 적어본 것이니 두서없더라도 양해 부탁드려요
컨셉과 테마 ! 절대로 혼동하지 마세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