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신세한탄조의 글이 이렇게 관심을 많이 받을 줄은 몰랐네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제 비염약 먹고 나른하고 서러운 중에 쓴 글이라 조금 난잡합니다 죄송해요.
댓글들 중에 제가 배은망덕하다라고 하시는 글들이 보여서 첨언합니다. 저희 부모님은 정말로 의식주'만' 해결해주신 것에 가까웠습니다. 남동생이 부모님 카드 들고 다니는 동안 저랑 저희 언니는 옷 물려주고 물려입고 학용품도 나눠 써야 했거든요ㅎㅎ
또한 제가 절연할 당시 부모님께 드린 돈은 약 300만원입니다. 당시 제 통장 잔액의 절반이 조금 넘는 금액이었고, 제가 일년 반 일해서 모은 알바비와 비슷합니다. 저는 부모님과 절연한 건 후회하지 않아요. 사랑받는다고 느껴본 적이 없거든요ㅋㅋ
지금도 언니 못 보는 건 조금 서럽긴 하지만 정말 혼자라 생각하고 잘 살아볼게요. 감사합니다.
본문)
어디다 털어놓을 데가 없어서 여기다 쓰는데 뭐라고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음슴체랑 반말로 쓸게요 오타ㅈ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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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보통의 가정은 아니었음.
돈이 없어서 굶는다거나 하는 건 아니었지만 전형적인 아들이 왕인 집. 막내아들인 남동생은 먹고 싶은 거 갖고 싶은 거 다 얻으면서 자랐고 나랑 언니는 항상 후순위였음.
근데 또 우리 언니는 나보다는 조금 이쁨받았음. 허구한날 왜 쟤만 예뻐하냐고 엄마아빠랑 대판 싸운 나랑 달리 언니는 부모님 말잘듣는 착한 딸이었거든ㅋㅋ 나는 언니랑 동생 사이에 끼어서 항상 화 많은 애, 버릇없고 키워준 은혜도 모르는 애 취급받으면서 컸음.
어렸을 때는 그래도 내가 공부 잘하고 말잘들으면 부모님이 나도 좀 예뻐해주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는데, 절대 그럴 수가 없다는 걸 깨달은 뒤로 쥐똥만큼 주는 용돈 악착같이 저축하고 고등학생 때부터 알바해서, 대학 합격하고 바로 독립하고 절연해버렸음. 그동안 키워준 값 요구하길래 통장에 있는 돈 절반 전재산이라고 하면서 주고 나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도 안줬어야 했음
근데 그래도 언니랑은 연락했음. 언니가 나랑 많이 친했거든. 맨날 아들타령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 동질감 같은 게 있었나 싶음. 언니는 그나마 엄마아빠한테 조금 예쁨받고 커서 내가 화내는 걸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잘 들어는 줬음.
근데 이번 추석때 전화하다가 대판 싸우고 절연함ㅎㅎ… 엄마가 아픈데 나도 병원비에 좀 보태라고 하더라고. 그래도 키워준 세월이 있지 않냐고… 아 결국 언니도 이해 못하는구나 싶었음. 성인 되자마자 내가 등록금 내고 생활비 벌어가면서 진짜 악착같이 살았고 가족같은 거 없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여기서 또 발목잡히는구나 싶더라. 그래서 그냥 끊고 차단해버렸음. 화가 진짜 많이 났었는데 지금은 진짜 가족이 아무도 없다는 생각 들면서 좀 슬프다. 너무 심했나 싶기도 하고. 근데 흔들리면 안되겠지? 다들 연휴 때 가족이랑 즐겁게 보내는 것 같은데 난 이제 연휴 때 갈 본가가 진짜 없다는 생각 때문에 좀 슬퍼서 주저리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