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저희가 헤어진 그때처럼 차가운 밤바람이 뺨을 스치는 계절이 다가왔네요헤어진 이후로 1년이 흘렀어요사람들에겐 그리고 당신에겐 1년이 어느 정도의 빠름과 느림일지 모르겠지만저에겐 이 1년이 놓쳐버린 막차를 자책하면서 다음날의 첫차를 기다리는 시간 같았습니다
언제 올지 모르는 차를 하염없이 기다리며적적하고 고요한 새벽 거리를 멍 때리며 쳐다보는 것처럼매 순간 텅 빈 일상을 보내며 흘러왔어요
이별을 한 순간부터 반년은 너무 지옥 같았습니다매일 밤 울다 지쳐 잠에 들고혼자 보내는 하루가 익숙하지 않아 다시 눈을 감고서 몇 시간을 보내고밖에 나갈 힘조차 들지 않아 5개월은 집에만 박혀 있던 때도 있었어요사랑을 잘 모르던 저이기에 그동안 있었던 이별에는 이러지 않았던 나인데
어째서 당신과의 이별에는 이리도 힘들었는지당신에게 사랑을 배워서 그런 걸까요?그만큼 당신에게 아픔을 받았어서 그런 걸까요?그만큼 당신과의 사랑에 열정을 다하지 못했던 걸까요?
당신이 저에게 한 잘못이 있기에 주변에서는 잘 헤어졌다고 말하는데왜 저는 아직도 당신을 그리워 할까요
당신이 저와 전 애인을 두고 비교할 때도 견딜 수 있었고당신이 저를 만나는 동안에 전 애인과 연락하고 만났던 것도 용서해줬고당신이 또 반복된 행동을 하여 진짜 헤어지겠다 마음 먹고도미안하다며 무릎 꿇고 용서를 빌던 모습에 상처 받은 마음보다그런 당신의 모습을 지켜 보는 것이 더 아팠던 제가 잘못했던 걸까요
저를 만나는 게 너무 힘들다며 울며 통곡하는 당신에게더 좋은 모습 보이겠다며 말투,행동,생각,입맛,패턴,성격,모습 다 맞춰가는 나였는데어째서 당신은 만족한다면서 뒤 돌면 다른 사람과 웃고 있었나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가족들에겐 폭행과 폭언이 일상인 나날을 보내고학교에선 학폭을 당하고, 왕따를 당하며 우울증을 얻은 저이기에 그런 걸까요
정신병을 가진 사람과는 만나지 않는 게 좋다는 글을 보고서는정상인이 되고 싶어서 더 밝은 모습, 더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데이트 비용을 마련하려고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하던 저였는데그 누구보다 평범하게 살고 싶어서 발버둥 치는 저인데대체 왜 저에게 평범하지 않아? 라고 질책하나요
사랑이란 감정을 모르고 살아온 저에게사랑을 알려줬으면서왜 당신의 사랑은 끝내 다른 곳으로 흐르나요다른 사람을 만나면 잊혀진다고 다들 말하는데왜 저는 당신이 아닌 사람과는 만나지 못하겠다는 마음만 드나요
제 사랑이란 감정의 시작은 당신인데당신의 시작은 제가 아니었기에 그런 걸까요
이젠 울면서 하루를 보내진 않지만텅 빈 곳에 그나마 자리하던 눈물도 이젠 없으니더욱 더 공허해진 하루를 보냅니다
그래도 당신 덕분에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어려움을 겪지는 않아요술 많이 먹지 말라고 말하던 당신 덕분에 술도 가끔 마셔요아르바이트도 꾸준히 다니란 당신 덕분에 꾸준히 다니고 있어요당신 때문에 아프지 말았으면 좋겠단 말을 주고 받던 통화에서는 더 이상 아프지 않다고 했지만거짓말이었어요그때도. 아직도 그 말은 지키지 못했어요
당신이 행복하길 바래요다른 사람과 썸타는 이야기를 통화로 들려줬을 때도, 그 사람과의 끝이 났을 때도새로운 사람과의 연애 시작 후에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통화를 걸어왔을 때도늘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들었어요그 옆이 제가 아니라서 슬프지만제가 당신을 행복하게 할 수 없단 것도 알기에그저 그 사람이 행복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저는 대체 어떻게 해야 행복할까요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당신의 말을 지키고 싶은데왜 저는 어떻게 해도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부모님은 제가 약해서 그러는 거라고불면증은 몸이 힘들지 않아서 그러는 거니까 운동을 격하게 하거나 몸을 쓰면 잠이 잘 온다고우울증은 집에만 박혀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것 때문이라고 해요뭘 하던 제가 문제라고 말해요당신도 제 문제가 잘 보였던 걸까요?
사랑을 알려줬던 당신이라면 제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도 알고 있을 것 같은데당신과 다시 한 번 대화를 나누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