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 남편,
아니 자칭 ‘동네 수호자’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저희 남편은요—
집에서는 느긋하고 말도 별로 없고,
리모컨만 만지면 기절할 듯 늘어지는데…
밖에만 나가면 완전히 다른 인간 됩니다.
문제만 생겼다?
누가 다투고 있다?
어떤 아저씨가 실랑이 벌인다?
길에서 누가 넘어졌다?
그러면 제 남편,
갑자기 어디선가 불꽃처럼 등장합니다.
“잠깐만요!”
“괜찮으세요?”
“이건 제가 처리할게요.”
이런 멘트를 아주 능숙하게 날림.
완전…
동네 어벤져스 팀장님 느낌.
예를 들면 이런 거요.
편의점 앞에서 누가 시비 붙었다?
남편이 중재 캐싱.
골목에서 자전거 부딪혀서 싸움 날 뻔했다?
남편이 중간에 손 들고
“이건 오해입니다!” 하고 브리핑함.
정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어요.
심지어 지난번엔
강아지가 줄 풀려서 뛰쳐나갔길래
남편이 그걸 번개처럼 뛰어가서 잡아왔어요.
그 모습, 진짜로 영화 같았습니다.
근데 저는 생각했죠.
“내 남편이 집에서는 왜 양말도 안 찾지…?”
남편한테 물었어요.
“당신 왜 밖에서 문제만 생기면 꼭 뛰어드는 거야?”
그러니까 아주 멋있는 얼굴로 말하더라고요.
“누군가는 해야 하잖아.”
헐.
이건 또 왜 이렇게 멋있는 척을 잘해?
근데 또 맞는 말이라 반박 불가.
현실은…
저는 남편 등 뒤에서 쫓아가며
“여보 제발 이번엔 그냥 지나가자…”
라고 속삭이는 담당자임.
물론 남편의 그 성격이
걱정될 때도 있죠.
괜히 다치면 어쩌나,
괜히 위험한 상황에 엮이면 어쩌나.
근데 또 한편으론
남편이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가
이 시대에 사라지고 있는 어떤 ‘책임감’ 때문이라는 것도 알아요.
힘들어도, 귀찮아도,
아무도 나서지 않는 일을
자기는 ‘나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
뭔가…
구식 같으면서도 참 든든한 그런 스타일.
그래서 저는 지금
남편이 나서기 전에
리스크 분석하고, 피해 최소화 전략 세우고,
필요하면 뒤에서 백업하는
가정의 안전 담당 PM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 이름은
“남편 무사귀환 유지 시스템”.
어찌 됐든
우리 집은 매일 작게나마 사건이 터지고,
남편은 매일 히어로 모드에 들어가고,
저는 매일 그 뒤에서 탄식하며 쫓아갑니다.
근데 뭐…
사람이란 게
조금 과하고 조금 위험해도
그 마음의 씨앗이 따뜻한 건 금방 알 수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