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 남편의 기묘하고도 경건한 명절 루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저희 남편…
추석이든 설날이든, 달력에 빨간 글씨만 뜨면
마치 몸에 내비게이션이라도 켜진 것처럼 움직입니다.
“산소 가야지!”
이 말이 그의 시그널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돼요.
남편은 우리 집 산소만 가는 게 아닙니다.
친척들, 먼 친척들, 심지어 예전에 스치듯 알았던 사람의 산소까지
“마음이 가서”라며 죄다 들릅니다.
그날의 남편은 거의 명절판 성지 순례자입니다.
한 군데 인사드리면
“아, 저기 뒷산에 누구 산소도 있어. 거기도 잠깐 들렀다 가자.”
이렇게 분기점을 찍습니다.
저는 생각합니다.
‘아니… 산소 투어라도 찍는 건가?’
‘부처님도 이렇게 많이 돌진 않으실 텐데…’
‘이건 가족 사랑인지, 체력 테스트인지…?’
남편은 진짜 진심이에요.
예의를 중시하고,
옛사람들의 은혜를 잊으면 안 된다는 전통 마인드가 몸에 박혀 있습니다.
그 마음은 참 예쁘죠.
근데 제 허리는 예쁘지 않습니다.
게다가 가는 산소마다 절은 기본,
돌멩이 정리, 잡초 제거, 주변 청소까지
그냥 조상을 뵈러 간 게 아니라
당일치기 봉사활동을 나간 느낌입니다.
저는 명절마다 체력이 순삭되고,
남편은 거룩한 에너지가 충전되더군요.
진짜 시스템이 반대입니다.
한 번은 제가 물었어요.
“여보… 꼭 이렇게 여러 군데 다 가야 해?”
남편은 잠시 생각하더니
“예의는 많을수록 좋은 거야.”
이러더라구요.
전통적인 마음가짐은 존중합니다.
저도 조상을 귀하게 생각하고,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믿습니다.
근데 남편아…
명절에 절을 너무 많이 하면
현생 아내가 먼저 뻗어버린다는 것도 한 번쯤 생각해줘야 하지 않을까?
결론적으로,
남편의 예의는 깊고 넓고 위대하지만
제 체력은 작고 소중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댓글로 자유롭게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