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는 정말 고지식한 경상도 남자임.
나 어렸을 땐 엄마아빠 맞벌이였는데 집안일과 육아는 다 여자가 하는 거라며 손도 까딱 안 함.
우리 엄마는 공무원이고 아빠는 사기업 다녔는데 IMF 때 회사 무너지고 동료들이랑 사업하다가 퇴직금 날림.
빚 안 진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함ㅋㅋ
엄마 외벌이가 된 뒤에도 집안일, 육아 하나도 안 하고 한량처럼 살다가 엄마랑 대판 싸우고 아빠가 집을 나감.
아빠가 막 폭력 폭언을 하는 타입은 아니었는데 놀라울 정도로 자기자식에게 관심이 없고(내가 성인된 후에 내 돈 모아서 쌍수했는데 못 알아봄) 회사 생활 짧게 한 것도 아닌데 기본 상식이 너무 없음.
장 보는 것도 어느 가게가 무엇이 싼 지, 어떤 채소가 질 좋은 건지 이런 거 하나도 모르고
내가 중고등학생일 때 2000년대인데ㅋㅋ 본인이 중고등학생일 때 생각하면서 학원이나 과외 필요 없다고 함
세월이 흘러 내가 취업해서 자리 잡고 난 뒤에도 엄마아빠 여전히 별거 중인데 아빠가 사는 투룸 가 보면 참...
냉장고에 비닐로 둘둘 싼 제사음식 이런 거랑 생수랑 소주만 있고 찬장에는 식용유랑 소금 뿐 ㅜㅜ
여전히 "집안일은 여자가 하는 거다" 소리만 하고 있고 조금이라도 요리를 배울 의지가 없음.
기본적으로 돈도 "안 벌고 안 쓰면 되지"라는 주의임ㅜ
바지나 운동화도 시장에서 몇 천 원, 만원짜리 사서 입고 남들도 그렇게 사는 줄 앎.
돈을 많이 벌고 적당히 즐길 거 즐기면서 살면 좋을텐데.
집안일이라는 게 청소 빨래 설거지 요리 뿐 아니라 밖에 나가서 생필품을 구입하고 집에 뭐가 고장났을 때 수리 서비스 알아보고 이런 거 포함인데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음ㅜ
난 정말 아빠처럼 되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