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고3 때 엄마가 돌아가신 후 선의로 시작한 집안일이었습니다.
언제부터 의무가 되기 시작했고 그 의무는 저를 천천히 옥죄어왔어요.
대학생이 되어 통학하면서도, 반수할 때 재수학원을 다니면서도 집안일은 제 몫이었습니다.
반수 이유도 과가 적성에 안 맞는 것도 있었지만 이 집구석을 어떻게든 멀리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집에서 먼 곳으로 반수에 성공을 했는데...
이제 졸업할 때가 되고 취업 전까지는 다시 이 집에 붙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사실 지금 인턴을 하고 있는데, 이게 1월 말이면 끝이 나요.
요즘 취업 자리도 없고 취업 전까지 돈을 아껴야 하니 자연스레 어쩔 수 없이 본가에 있으면서 취준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로봇청소기 같은 가전이 들어오면서 집안일이 조금 편해진 것도 있구요.
그런데 그건 크나큰 오산이었네요.
연말까지 재택이라 오랜만에 집에 내려와 있는데, 모든 일을 제게 시키더이다.
금요일엔 재택이지만 엄연히 9 to 6 사이에는 근무라 노트북 앞에서 업무를 봐야 하는데, 빨래 널고 설거지하고 밥을 해 놓으라는 겁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전역한 남동생한테는 아무런 얘기도 없이요.
애초에 저는 크리스마스 밤에 내려온 거라 저기에 제 빨래와 설거지거리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으니 그건 동생한테 시킬 거라고 하니 애한테 왜 그러냡니다.
결국엔 짬나는 시간에 집안일을 했어요...
근데 생각해보니 너무 화가 나는 겁니다.
그래서 방금 아빠가 술 먹고 늦게 들어와서 술안주 차려놓고 먹은 거 치우라는 건 안 치우고 버텼습니다.
그러니까 왜 그렇게 사냐고 해요.
인생은 원래 그런 거라면서요.
그 말이 여기다 갖다붙일 말은 아니지 않습니까?
여자가 남자 뒤치닥꺼리 하는 게 그게 뭔 원래 그런 인생입니까 그것도 요즘 시대에? ㅋㅋㅋㅋㅋ
하도 어이가 없어서 그냥 말을 씹었는데요.
결국엔 동생이 나와서 치웠는데, 자기 복학하면 저랑 아빠 둘이 본가에 있을 때 찾지 말라고 합니다.
자기가 성질 낼 상황인가요?
오히려 제가 더 성질내야 할 상황 아닌가요? ㅋㅋㅋ
진짜 이 지긋지긋한 경상도 집안 환멸나네요
그냥 털어놓고 싶어 두서없이 끄적거려 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