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10년 만이네. 마음 표현 못한 첫사랑에 대해서 후회했던 시간 이후로. 그래도 그때보다는 진짜 많이 성장한 것 같다, 나.
'내 마음은 다 정리가 됐다.' '내 마음은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너 충분히 좋은 사람이니까 좋은 사람 만나길 바란다.'
미성숙했다, 내가.
오빠를 잃고서야 알았네.
다시 되돌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마음 닿는 데까지 바닥까지 내려가 봤는데 그렇지는 않다는 걸 조금씩 깨닫고 있다.
결국 나는 오빠의 마음 정리가 됐다는 그 말에 '감정이 어떻게 정리가 될 수 있지?', 이게 근본적인 질문이자 궁금증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무슨 말인지 좀 알 것 같다. 그리고 어떻게 정리할 수 있었는지도 조금은 알 것 같고.
나도 이제 내 방식을 찾아서 내 속도로 정리를 해야 하겠지..
내가 착각했던 부분들도 있고, 머리로는 알아들었으면서도 못 받아들이겠어서 발버둥 쳤던 부분들도 있고.
하긴 오빠한테 이미 내가 헤어지자고 해 놓고
이제 와서 돌려보겠다고 내 미성숙한 부분들을 고치는 동안
내 옆을 지켜달라고 요구하는 거 자체가 오만한 행동이긴 했네..
오빠 좋은 사람인데 그렇게 나한테 여지주면서 나를 더 힘들게 할 사람은 아니지..
짧지만 오빠가 보여준 모습들, 행동들, 마음들 잘 기억하고 있다가 하나하나 잘 배워서 따라하려고.
오빠한테 배운 거랑 내가 겪은 나랑 잘 섞어서 더더욱 멋진 사람이 되려고!
오빠를 못 만났다면 나는 절대 몰랐을 것 같아.
나는 처음 본 순간부터 오빠를 좋아했어. 아니다, 만나기도 전에 오빠한테 연락왔을 때부터였을 수도 있겠다.
마지막에 '오빠한테 진짜 많이 배웠다.'는 말을 하기까지도 지금 그 마음은 변함이 없어.
지금은 내가 내 감정에 충실해서 너무 늦지 않게 해 볼만큼 해봤다는 생각도 들고,
이유야 어찌됐든 헤어지자고 먼저 말을 한 건 나니까, 그 말에 책임을 져야 할 순간인 것 같다.
너무 아프네. '내 잘못이 아니라고, 내가 노력을 안 한 건 없고, 타이밍적으로 안 맞아서 그런 거다.'라는 오빠 말을 있는 그대로 믿어보려고.
원래 연애를 했다가 끝나면 온갖 감정이 다 들텐데 그 감정들 전부 다 꼭꼭 씹어서 천천히 소화해보려고.
아직 좀 무섭다. 이러다가 오빠를 더 못 잊는 거 아닌가, 언제까지 그리워 할 건가. 하루하루 갈수록 더 보고 싶으면 어떡하나. 뭐 그런 생각 때문에. 그래도 너무 자책하지 않고, 조금씩 괜찮아져 보려고.
오빠가 아니었으면 몰랐을 이 세계로 오빠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안내해줘서 고마워. 나는 이제 나라는 인간이 어떤 노력을 해야 성숙해질 수 있는지 방법을 찾아서 노력해 보려고!내가 나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던 시절은 뒤로 하고, 내가 나답게 살 수 있게 나를 응원해주고 사랑해주면서 살아보려고!
알아가는 동안, 바뀌는 동안 많이 아프겠지만 아프면 아픈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화나면 화나는 대로 내 감정에 솔직하면서 최대한 그대로 느껴보려고. 그게 아무리 바닥이여도 내가 그걸 진짜 원하면 나는 그렇게 해주려고.
늘 그랬듯 어느 순간이나 누구에게나 진심으로 웃을 수 있는 사람이길.
조금 더, 시간이 갈수록 더 편해지면 좋겠다, 스스로가.애썼던 시간들에 대한 위로와 대견함과 동정과 연민 모두 다 나 스스로에게 보낸다.
내가 나 스스로에게 오빠가 되어주지 않고서는 오빠를 잊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