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 이런 글을 쓰게 될 줄 몰랐습니다
저는 50대 중반 주부입니다.
동서는 시동생 처였고 시동생부부는 결혼 생활은 13년 정도 했어요
이혼한 지는 15년 됐고요.
많은 분들이 동서 관계는 미묘하다고들 하지만, 저희는 정말 사이가 좋았습니다.
동서가 처음 시집왔을 때부터 말도 잘 통했고,
남편이 두 형제라 형제끼리 왕래가 잦았고...
당연히 며느리도 저희 둘뿐이라 친자매처럼 잘 지냈지요
시어머니 시누이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때도 서로 의지를 많이 했고
동서도 형님형님 잘 따랐고 저도 동서가 친동생 같았어요.
그러다 시동생이 바람이 나서 시동생 부부는 결국 이혼했고,
그 뒤로 당연히 동서와는 연락이 끊겼습니다.
그게 서운해서 저도 동서와 시어머니 욕했던걸
시댁 식구들한테 무의식적으로 말해 버렸는데...
그런데 그 사람을, 15년만에 정말 생각도 못한 곳에서 다시 만났네요
며칠 전 헹거를 당근에 내놓고 직거래를 기다리는데...
구매자로 나온 사람이 형님 맞으시냐는 한마디에
그동안 눌러두었던 감정이 한꺼번에 올라왔습니다.
반가움도, 당황스러움도, 무엇보다 미안함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는 아무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잘지냈냐는 한마디에... 제가 먼저
그땐… 내가 말을 너무 많이 했다고 사과했는데
동서가 씁쓸하게 웃으며 그럴 수도 있죠...
그 말이 아직도 귀에 남아 있습니다.
원망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아무 일도 아니라는 말도 아니었어요.
헤어질 때 저는 아무 사과도 말도 못했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거든요.
사과가 위로가 될지, 아니면 제 마음 편해지려고 하는 말일지 헷갈렸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네요.
요즘은 가족이라 해도 쉽게 말 얹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걸 너무 늦게 배웠어요
당근쳇으로 다시 동서에게 연락해보는게 좋겠지요
긴글 읽어주시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