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은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전원주택입니다. 10년을 넘게 살면서 단 한번도 쥐를 본 적이 없는데, 아들이 쥐가 집에 들어온 것 같다고 하더군요. 뭔가 부엌에 물건이 어질러져 있었던 걸 생각하면 들어온지 열흘쯤 된 것 같았어요. 무서워서 쥐 끈끈이 여러장을 싱크대위에 쫙 깔아 놨어요. 강아지가 있어서, 바닥에는 깔 수가 없었구요. 저는 너무 무서웠는데 시골 출신 남편은 쥐를 무서워하지 않고 "고 놈 알아서 도망 좀 가지" 하고 냅뒀어요.
그러다가 새벽에 강아지가 막 짖길래 잡혔구나 싶었고, 저는 방에 가만 있었고, 아들과 남편이 나가서 처리했어요. 쥐는 몸부림을 쳐서 온몸이 끈끈이 종이 여러장에 2중 3중으로 붙었어요. 그래서 뜯어낼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남편은 멀리 데려 가서 숲 속에 풀어주려고 했는데 안 되겠다고 그냥 끈끈이 붙은 채로 밖에 버려야 겠다고 했는데, 아들은 춥고 배고픈 상태로 끈끈이 종이에 둘둘 말려서 서서히 죽어가게 하는 건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했나 봐요. 그래서 벽난로 쇠꼬챙이로 찔러서 죽이겠다고 했는데, 남편이 그것도 괴로우니까 구두신고 머리를 바로 밟아서 한방에 보내줘라. 그랬데요. 시골에서는 그랬었나봐요.
그래서 아들이 (20살이예요) 못 쓰는 큰 천으로 덮어서 밟아서 죽였어요. 그러고는 하루종일뻗어서 자더군요. 나름 많이 놀랬을 것 같기도 해요.
근데, 여자친구가 아들을 이상하게 보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비난을 했다는 겁니다. 살아있는 생명을 밟아서 죽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며, 소름끼치다고 했다는 거예요.그럼, 어차피 죽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천천히 죽어가도록 놔 둬야 되느냐,총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무기도 없는데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 뭐 이러면서둘이 다퉜 다는데, 나름 멀쩡한 척 하지만 , 여친한테 비난까지 받으니 화가 많이 났나봐요. . 두 사람 다 입장이 이해되긴 하지만... 저는 여자친구한테 좀 화가 나기도 해요. 같은 상황에 대한 사람들의 감정은 각자 다르다는 걸 잘 얘기 해 주고 싶은데 현명한 대답이 잘 생각이 안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