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20년 전 이혼한 사람 때문에 의료급여 신청을 하지 못했습니다

ㅇㅇㅇ |2026.01.27 20:45
조회 107 |추천 0

안녕하세요네이트판을 간간이 보다가 친구에게 제 얘기를 올려보는 것이 어떠냐는 얘기를 듣고 이렇게 찾아왔습니다조금 긴 넋두리이므로 읽다가 피곤함을 느끼신다면 다른 글을 읽으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제 부모님은 20년 전에 이혼했습니다그리고 이혼하기 전까지도 그는 제게 계속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하였습니다저는 어머님이 맡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 그는 저를 찾아오거나 연락을 하거나 양육비를 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저와의 연결을 이어나가는 일이 없었습니다그래서 저는 그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는지도 모르고, 연락할 방법도 알지 못합니다또한, 안다고 하더라도 연락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의료급여를 신청하고자 했을 때, 부모 두 명의 소득을 전부 확인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왜냐면 두 사람 다 제 부양의무자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그렇기에 어느 한쪽의 소득만 체크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의 소득을 함께 체크해야 한다는 말에, 저는 제가 썼던 서류를 제 앞에서 파쇄해달라고 부탁 드렸습니다그 사람에게 한순간이라도 연락이 간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사실을 친구에게 알리자, 친구가 이것저것 찾아보고는 '부양의무자 제외 신청'을 하면 된다고 알려주었습니다그리고 또 복지센터에 찾아가서 부양의무자 제외 신청을 하려고 했는데, 이 또한 결국 절차상 그에게 상황 파악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한쪽 말만 듣고 행동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결국 복지센터 직원분에게 본심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러면 저는 그 사람이 죽기만을 기다려야 하네요."
고개를 숙이고 얘기했기에 직원분께서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던 것을 보면 아마도 당황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0년입니다강산이 두 번은 바뀌었습니다그런데 저는 아직도 그의 자식으로서, 그를 거치지 않고는 의료급여를 받을 수 없습니다저는 그에게 받은 것이 신체적·정서적 학대뿐인데 그가 제 부양의무자라고 합니다
저는 그에게 제 정보를 하나도 주고 싶지 않습니다제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사는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알리고 싶지 않습니다20년 전에 그가 저를 세상에서 지워버렸듯, 저 또한 그를 세상에서 지웠습니다물리적으로는 존재하지만, 없는 사람으로서 살아왔습니다그런데 그가 제 부양의무자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제가 어느 구에서 사는지를 알리게 됩니다제가 그에게 "내가 나라에서 돈을 받고 싶은데, 부디 도와주세요"라고 애원하는 듯한 모습이 됩니다

혹자는 이 글을 보고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의료급여가 절박하지 않기에 이러는 것은 아닌가?모든 정보가 빠져나가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어느 구에 사는지 알려지는 건데 그게 왜 그리 싫은 거지?그것은 제가 아직, 어머니를 붙들고 "제발 아빠랑 이혼해줘"라고 부탁하던 초등학생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의료급여가 절박하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수없이 이어진 신체적·정서적 학대로 인해 몸에서 성한 곳을 찾는 것이, 성치 않은 곳을 찾는 것보다 쉽습니다그런데 의료급여를 받지 못함으로 인해 정말 받아야 하는 치료의 횟수조차 줄여야 합니다어머니에게 금전적·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그에게 제 정보를 단 하나도 알리고 싶지 않습니다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차라리 그가 저를 죽었다고 생각하기를 바랍니다제가 그 사람이 언제 죽을지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요

저는 가끔 가족관계증명서를 떼어봅니다그의 이름 뒤에 '사망'이라는 두 글자가 찍히는 날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이런 제가 매우 끔찍하게도 느껴지지만, 그가 죽기 바라는 마음을 어찌할 수가 없네요

두 번이나 복지센터를 찾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의료급여를 받지 못하고, 세 번째 시도를 하기 전에 답답하여 한탄을 적어보았습니다
조금 긴 한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기쁠 것입니다저는 그럴 수 없었지만, 다른 분들은 부디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