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시부모님은 아들들이 어릴때부터 아주버님만 장남이라고 관심을 집중해서, 작은아들인 저희 남편은 거의 부모님과 유대감이 별로 없이 자란 편이에요.
그래서 남편도 20대 때부터 독립한 후론 부모님과 명절 때만 제외하면 안 만날 정도였고, 저와 연애할 때도 늘 이런 말을 했죠. 어차피 우리 부모님은 형하고만 가까우니까, 아들노릇이랑 시집살이는 형과 형수가 다 할거라고. 부모님은 나한텐 기대를 안 하기 때문에 나랑 결혼하면 울자긴 시댁 부담은 전혀 없이 살게 해줄수 있다고...
근데 막상 결혼하고 보니, 시어머니가 기본적으로 저한테도 은근 며느리 노릇을 바라시더라구요. 큰애는 자길 만나러 오기도 하는데 왜 너는 전화라도 자주 안하냐 라든지......
그외에 뭔가 저희한테 요구할 게 있거나 안부를 물을 때도 남편이 아니라 저한테 전화해요.
남편한테 이런 걸 다 얘기했더니, 왜 본인이 그렇게 예뻐하는 형부부한테 얘기 안하고 울자기한테 얘기하냐고 저 대신 화를 냈죠. 심지어 자기한테 전화한 횟수보다 저한테 전화한 횟수가 더 많은거 같다네요?
어머님이 더 부담스러운 건 이런 말을 해서예요. 부모자식간이랑 형제간 화합을 잘 시키는것도 마누라가 할 일이라고 하네요?
작은아들이 아무리 부모랑 멀게 살았다 해도 여자가 서방을 부모형제랑 가까워지게 만들어야 그게 집안에 여자가 잘 들어온 거라고.
어머님이 이런 말을 하게 된 계기가, 제가 한 번은 또 전화받았을 때 어머님, 이건 저보단 신랑이 더 잘 알테니까 그이에게 전화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라고 말했을 때부터예요...그랬더니 니 서방은 맨날 지 형만 이뻐한다고 우리한테 곁을 안 내줘서 더 잘 알지도 않다. 그래서 니가 다리가 되어줘야 한다, 그것도 며느리로써 도리다 이러시는데, 어떡하나요?
신랑도 시댁 식구들과 안 가까우면 저한테는 더욱더 어려운 존재들인데, 어떻게 저보고 다리가 되어라는건지...그저 부담스럽습니다. 그냥 대충 명절에만 할 도리 하고 평소엔 부모님 볼 일 없이 우리끼리 잘 살면 된다는 신랑 말대로 되지 않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