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좋지 못한 이야기
ㅇㅇ
|2026.03.30 05:22
조회 25,919 |추천 196
가난한집에서 태어나 가난하게 컸다
내 아버지는 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더 가난하게 컸다
내가 기억이 있을때부터 성인이 된 후에도
아버지는 술을먹으면 엄마를 때렸고
그걸 보던 난 늘 두려움과 긴장속에서 컸다
계단을 올라오는 발소리만 들어도 또 술을 먹지 않았을까
심장이 철렁했다
술을 먹고 오는날에는 집에있는 칼을 세탁기안에 숨겨놓았다
초등학교 4학년쯤 술에 취한 아버지가 식칼을 들고 엄마를 찌르려고 했는데 한번도 그런적 없던 엄마가 정말 무서웠는지
내이름을 불렀다
나는 엄마를 너무 사랑하고 내 세상이 온통 엄마였던 아이였지만 그 소리를 듣고도 방문밖을 나가지 못했다
너무 무서워서 발이 안움직였다
그 후 엄마를 볼때마다 죄책감이 느껴져 참 괴로웠다
나이 서른이 넘어서도 종종 생생한 그 기억과 죄스러움이 가슴에 박혀있었다
마흔이 되고 보니 그때의 내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의 엄마 나이정도가 되고서야 엄마를 구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나에게 말해줬다 니잘못이 아니라고.
당사자들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으니
어른이된 나라도 나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어떤날은 엄마가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고
어떤날은 아버지 손에서 피가 나기도 했다
그외에도 아버지는 바람도 피웠고 도박도 했다
지독히도 가난한 친가쪽 사람들..시짜짓은 얼마나 하는지
그럴때마다 아빠는 그사람들 편이었다
엄마는 항상 무시당했다
매일밤 기도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를
부모님이 이혼하기를
차라리 나를 어디 버려주기를
나는 친구들에게 밝은 사람으로 통했다
밝고 화목한척 기를쓰고 평범한척 했다 이유는 없었다
그냥 내가 그런 사람이길 바래서 그랬다
tv에 나오고도 남을 폭력들 속에서 자라온
피투성이가 된 내 마음속은 살아오면서 아무에게도
보여준적이 없다
성공하지는 못했고
열심히 잘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가끔 행복하다 생각도 하면서.
하지만
결혼하거나 아이를 낳는건 오히려 내게 평범한게 아니다
절대 하고싶지 않은 일들인데
이런 이유를 말할수가 없어서 힘들다
오늘은 그런생각을 처음 해봤다
나도 문제없는 집에서 태어났다면
남들할때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을까?
어릴때부터 아이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나는 내가 아이를 키우면 작은 마음에 티끌만큼도 생채기없이
사랑만 채워주면서 키우고 싶은데
그렇게 완벽하게 키울수 없으니까
낳을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tv에 아이들 키우는 프로를 보면 갑자기 분노가 치민다
아빠앞에서 춤추며 재롱부리는 아이들 모습을 보면 생각한다
아빠앞에서 춤을 추다니 신기하다 상상이 안가네 싶고
금쪽이같은 말 안듣는 아이들을 보면
난 정말 말잘듣고 순했는데
이런게 집안의 문제라니..아버지는 이런프로 본적이 있을까?
생각하다 화가 난다
한 인간을 키워낼 사랑이 내안에는 없다
그래서 난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고싶지도 않다
이게 40이 된 노처녀 나의 결혼하지 않는 이유다
근데 사실 이런 얘기 듣고싶지 않잖아
나도 하고싶지 않고.
그냥 하고싶지 않아서 안한다고 하면 좀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면 될걸 왜그렇게 남 걱정을 하는지
30대까지는 그냥 하고싶지 않다고 하면
납득을 하는 척이라도 하더니
40이 되고나니 다들 아이엄마가 되고
미혼에 아이없는 나를 자꾸 걱정하는척 불쌍해하거나,
이상하게 여기거나,무슨 이유가 있나 캐내려하고..
하기싫다는걸 믿지를 않네
오늘은 그냥 .. 누구에게도 하지않았던
진짜 이유를 말하고싶었다.
- 베플남자00|2026.03.30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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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든 아버지 앞에서 쓰니의 이름을 부른 어머니의 외침은 ㅇㅇ아, 도와줘 가 아니고 ㅇㅇ아, 도망가 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야 서로 미안함이 없어짐
- 베플남자보물|2026.03.30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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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아버지들은 가정적이지 못했습니다. 저도 학대수준으로 자랐습니다. 그런데 좋은 마음 가지고 살고 행복한 사람 옆에서 살았습니다. 운좋게 좋은 직장을 다니면서 행복하게 사는법을 배웠습니다. 님 세상은 그래도 살만한 세상입니다. 아이가 없더라도 나이먹어서 행복해 지는 님만의 방법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 베플ㅇㅇ|2026.03.3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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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하셨어여..토닥토닥
- 베플남자ㅇㅇ|2026.03.3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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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환경에서 자랐고 나이도 비슷하고 다만 난 남자인데, 말씀하신 것들이 대두분 공감이 됩니다. 전 몇년 전 그랬던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요. 현재는 평온한 상태이나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천국인데,, 지금 살아계신 어머니 생각하면 사무치도록 불쌍하지만 요즘들어 내가 날 생각하면 너무 불쌍해서 눈물이 나네요. 그냥 어느순간부터 그래요. 암튼 그래도 더 나아지는 날이 오겠죠. 기운내세요~
- 베플ㅇㅇ|2026.03.3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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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행복의 기준이 달라요. 그들은 남 걱정하는척 하면서 반대급부로 자기는 행복하다 위안을 얻으려는거에요. 남을 낮춰야만 자기 위치를 찾을수있는 불쌍한 인간들이라 생각하세요. 다른사람들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길을 알고 스스로에게 더 나은쪽을 선택할 수 있는건 용기에요. 앞으로도 계속 자신을 잘 보듬어주며 행복하게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