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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친정은 가기 싫고, 저주하는 시댁은 가고 싶은 제가 미친 걸까요?

ㅇㅇ |2026.03.30 08:24
조회 61,653 |추천 6
[추가글]

많은 분의 댓글 잘 읽었습니다. 제 선택이 앞뒤가 안 맞아 보일 수 있다는 점 이해합니다. 하지만 '영악하다'거나 '어린이집 보내면 끝 아니냐'는 식의 비난에는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1. 어린이집 보냅니다. 그런데 저는 전업주부가 아니에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시간 동안 저 또한 숨 막히는 직장 생활을 하며 전쟁 같은 하루를 보냅니다. 퇴근 후 이어지는 육아 노동에서 잠시라도 숨을 돌리려면 물리적인 '손'이 절실합니다. 남편은 저보다 늦게 퇴근하고요, 시어머니는 제 인격은 깎아내릴지언정, 아이만큼은 확실하게 봐주시는 분입니다. 제가 정신과 약을 먹으면서까지 그 지옥 같은 곳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는 건,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당장 제가 쓰러질 것 같기 때문입니다.

2. 아이에게 '조부모'라는 존재를 지워주고 싶지 않습니다.
시터 쓰면 되지 않냐고요? 제 고민의 핵심은 '노동력'만이 아닙니다. 이미 친정 엄마는 그 특유의 부정적인 에너지 때문에 아이와 물리적·정서적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사실상 제 아이에게 외할머니는 계시지만 없는 존재나 다름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 편하자고 시댁까지 발길을 끊으면, 제 아이는 양가 조부모가 다 살아계심에도 그 누구의 사랑도 받지 못한 채 자라게 됩니다. 어느 부모가 아이에게 "너는 조부모가 다 계시지만 한 명도 보지 말고 살자"고 말할 수 있을까요?

3. 제가 직접 시댁에 가는 건 아이를 위한 최소한의 도리입니다.
아이만 시댁에 보내고 저는 안 가면 편하겠죠. 하지만 아이가 커서 "외가를 못 가는 와중에 친가마저 엄마 없이 나만 가야 해?"라고 묻는다면 제가 뭐라고 답해야 할까요? 시어머니의 막말을 견뎌서라도 제가 그 자리에 함께 있는 건, 아이에게 '온전한 가족의 형태'를 보여주고 싶은 제 마지막 오기이자 아이를 향한 미안함 때문입니다.

저는 남편에게 대단한 걸 바란 게 아닙니다. "친정 엄마 때문에 마음 둘 곳 없는 내 아내가, 아이를 위해 저 고생을 사서 하는구나"라고 그 처절함을 한 번만이라도 알아봐 주길 바랐을 뿐입니다. 제 선택이 비록 모순적으로 보일지언정, 이건 제가 엄마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살아남기 위해 내린 최선의 몸부림입니다.

[본문]

안녕하세요. 육아하며 매일 감정의 벼랑 끝에 서 있는 아이 엄마입니다. 제 속마음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고 저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남편 때문에 너무 답답해서 글을 씁니다.

저희 엄마, 피해의식이 심하신 분이에요. 그런데 저를 정말 사랑하세요. 저도 엄마가 참 애틋하고, 부디 남은 생은 고생 없이 잘 사셨으면 좋겠어요. 엄마 특유의 심한 피해의식요? 딸로서 그거 다 이해하고 견딜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냥 만나기가 싫어요. 만나서 그 특유의 부정적인 에너지를 받아내고, "나한테 애 보라는 거냐"는 날 선 반응을 마주하는 것 자체가 이제는 진저리가 납니다. 멀리서 행복하시길 빌 뿐, 친정으로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요.

반면 시어머니는 저한테 막말도 서슴지 않는 정말 못된 분이에요. 그 구박과 스트레스 때문에 저는 실제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습니다. 인간적으로는 정말 죽도록 증오하고 저주해요.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그 고통을 감수하고서라도 저는 시댁에 가고 싶고, 어머니를 계속 만나고 싶습니다. 시어머니는 피해의식이 없거든요. 제가 시도 때도 없이 애를 맡겨도 "오냐, 내가 봐주마" 하며 오히려 좋아하세요. 때로는 아이만 맡기고 저는 집에서 푹 쉴 수 있게 해주기도 하시고요.

이 대목에서 남편이나 주변 사람들은 묻습니다. "그렇게 싫으면 애만 맡기고 너는 안 만나면 되지 않냐"고요. 그런데 제 마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시어머니가 아무리 저주스러워도, 그분의 확실한 육아 지원을 받으려면 제가 직접 마주하고 그 막말을 감내하는 게 차라리 마음이 편합니다. 아이만 쏙 맡기고 돌아설 때의 찜찜함이나 뒤에서 들릴 말들을 신경 쓰느니, 차라리 면전에서 욕을 먹더라도 제가 직접 그 현장에 있고 싶은 묘한 오기가 생겨요. 정신과 약을 먹을지언정, 그분의 깔끔한 육아 실력과 '군말 없는 도움'이 제 생존에는 훨씬 이득이기 때문입니다. 설명하기 힘들지만, 저는 증오하는 그분을 제 발로 찾아가 만나고 싶습니다.

제 결론은 명확합니다. 친정은 안 가고 싶고, 시댁은 가고 싶어요.
그런데 남편은 이 결론을 듣고 저를 '이상한 여자' 취급합니다.
"장모님은 널 그렇게 아끼는데, 왜 가기 싫다는 소리를 해서 사람 속을 뒤집어?"
"우리 엄마 때문에 정신과까지 다닌다면서, 왜 굳이 발을 들여?"
남편 눈에는 제가 앞뒤 안 맞는 소리를 하는 영악한 사람으로만 보이나 봐요. 하지만 육아 전쟁터에 있는 저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건 "사랑한다"는 무거운 정서적 부채보다, 내 인격이 깎여나가더라도 확실하게 보장되는 육아의 도움입니다.

결국 제가 남편에게 바라는 건 단순해요. 친정 엄마에 대해서는 우리 둘이서 오로지 사랑스럽고 애틋한 이야기만 나누며 먼발치에서 행복을 빌어주는 사이가 되고 싶고, 반대로 시어머니에 대해서는 제가 느끼는 그 지독한 증오를 남편도 함께 공감하며 시원하게 같이 욕해주는 사이가 되고 싶은 거예요. 사실상 친정 엄마의 피해의식 때문에 엄마를 잃은 것이나 다름없이 외롭게 살고 있는데, 저주할 만큼 미운 시어머니라도 제 발로 찾아가 만나면 안 되는 건가요? 정신과 약을 먹으면서까지 그 지옥 같은 곳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는 제 처절한 선택을 비난하기보다, '우리 마누라가 기댈 곳 없어 저 고생을 하러 가는구나'라고 먼저 알아봐 주길 바라는 제 마음이 그렇게 이해하기 힘든 욕심일까요?
추천수6
반대수200
베플ㅇㅇ|2026.03.30 09:17
참... 이런 말 하면 안되지만 님은 엄마를 쏙 빼닮은 딸이네요. 시모가 그렇게 싫으면 시모의 육아도움도 거절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시모의 악담이나 못된 행동은 싫으면서 육아도움은 받고 싶어 시모를 찾고, 그 어려움(혹은 고통, 피해 또는 피해의식)은 신랑에게 털어내는 게 님 어머니가 님에게 부정적인 기운만 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요? 싫으면 도움도 바라지 마세요. 육아 도움이 필요하다면 시모의 악담이나 못된 행동은 그냥 베이비시터 알바비라 생각하세요. 아님 애만 맡기고 쏙 빠지는 나쁜 사람(?)으로 사세요.
베플ㅇㅇ|2026.03.30 10:14
너도 니엄마 닮아서 피해의식 심해서 개오바하는거 같은데? 피해의식 심해서 정신병원 다니는 와중에도 본능적으로 안그런거 알고 시가는 알아서 가는것봐. ㅈㄴ 이중적이네. 나르시즘 개 심한듯. 남편이 겁나 피곤하겠다. 남편도 병 옮을듯...
베플남자00|2026.03.30 14:26
너같이 철저하게 이기적인 년은 또 첨본다... 남편이 같은편에 서서 시어머니 욕하면서 애를 맡기자는게 뭔 개소리야... 여기 댓글 다 읽어보길 바란다... 니 정신병이 더 도질지라도.... 하...그나물에 그밥....
베플ㅇㅇ|2026.03.30 15:22
추가까지 보니 내가 시어머니라도 이런 애한테 좋은 소리 못하겠다. 남편한테 뭘 바라는 거야. 쓰니같은 사람하고 살고 있는 자체가 남편이 훨씬 불쌍합니다. 처절하게 살고 있는 건 남편같은데 피해자 행세 좀 하지마요. 남편을 감정쓰레기통이자 불우한 어머니와의 관계에서의 도피처로 삼는 거 같은데. 작작해요. 뭐 이딴 게 다 있는지
베플ㅇㅇ|2026.03.30 10:24
저기 쓰니가 말하는게 뭔지는 알겠는데... 저건 일반인이 공감해주기 어려운영역이에요. 시부모 친부모 복은 없어도 남편복은 있어서 시댁가지 말라고 해주는데.. 왜 굳이 욕들어먹으면서 가고 남편을 잡나요???? 육아가 힘든건 당연히 이해하죠. 어린이집 좀 일찍 보내고 쓰니는 병원이나 상담같은거 받아보세요. 지금 쓰니가 남편한테 하고 있는게 쓰니엄마가 쓰나한테 한거랑 뭐가 다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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