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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성격차이

남편 |2026.03.31 20:46
조회 284 |추천 0

2014-04-17(목) 장인어른의 지문
 어느 날 아내가 웃으며 얘기를 꺼냈다. 장인어른께서 도장을 깜빡하고 지문으로 인증하려 했는데, 지문이 닳아 인식이 되지 않아 결국 도장을 챙겨 다시 갔다는 이야기였다. 아내는 이 이야기를 웃긴 일화처럼 말했지만, 나는 그 순간 웃을 수 없었다. "그게 웃긴 일이야? 슬픈 일아니야?."그 말을 들은 아내는 “그게 왜 슬픈지 모르겠어”라고 했다.

 나는 생각했다. 지문이 닳을 정도로 일한 삶, 그것은 누군가의 가장이자 노동자로서의 삶을 온몸으로 증명해주는 흔적이 아닌가. 장인어른은 그 손으로 가족을 지키셨고, 그 흔적이 이제는 신원조차 증명할 수 없을 정도로 닳아있었다.

2014-04-21(월) 다리미
 결혼 후 셔츠가 주름진 채로 출근하는 날이 많아졌다. 사실 나는 다림질을 귀찮아해서 다리미 자체를 구매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중 장모님께서 아내에게 말했다. “결혼 전에는 셔츠에 주름이 없더니, 결혼하고 나니까 늘 구겨져 있네.” 아내는 그 말을 전하며 “다리미를 하나 사자”고 했고, 나는 물었다. “그럼 누가 다릴 건데?” 아내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자기가 입을 건데 자기가 다려야지.” 결국 우리는 다리미를 사지 않았다. 그리고 주름지면 주름진 대로 입지 뭐. 당시의 나는 그 어떤 주름보다도, 그걸 둘러싼 말다툼이 더 불편했으니까.

2014-04-23(수) 고무장갑
 신혼 초, 생활비는 반반 부담하기로 했고 나는 매달 일정 금액을 아내 계좌로 입금했다. 어느 날 아내가 고무장갑을 샀다고 했다. 택배 상자를 보니 박스가 꽤 컸다. “왜 이렇게 많이 샀어?” “무료배송 맞추려고.” 나는 말했다. “그건 아낀 게 아니고, 기회비용을 더 쓴 거야.” 그리고 경제적 관점에서, 선택의 기회비용에 대해 조곤조곤 설명을 했다. 하지만 아내는 내가 그녀를 비난한다고 느낀 것 같았다. 모르면 지금부터 배우면 되고, 잘못했으면 다음에 바꾸면 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아내는 내 말을 듣지 않았고, 문제의 본질도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났다. 그때 산 고무장갑, 아직도 집에 일부가 남아 있다.

2014-04-24(목) 설거지 VS 청소
  "(저녁) 밥 먹었으면 설거지 좀 해.” 아내의 말에 나는 대꾸했다. “나는 화장실 청소하잖아. 앞으로 당신이 화장실 청소하고, 내가 설거지 할까?” 아내는 화장실 청소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다며 거절했다. 결국 집안의 역할은 이렇게 나뉘었다. 나는 방청소와 화장실 청소를, 아내는 저녁식사 준비와 설거지를 담당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내는 설거지할 때마다 투덜거렸다. 그 모습에 결국 나도 나서게 되었다. "도와줄까?" 그렇게 또 함께 움직이게 된다. 결혼이란 게 이런 건가 보다. 정해진 역할보다, 서로의 표정과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하루하루. 크게 보면 사소한 일이지만, 그 속엔 각자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얼마 후 아내가 부부만 사는데 음식해서 먹는거보다 밖에서 사서 먹는게 싸게 먹힌데 라며 외식을 추천하게되었고 이후 서로 저녁시간이 맞을때면 외식을 자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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