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나란히 걷는법

라벤더 |2026.04.04 20:43
조회 265 |추천 8

나란히 걷는 법

​함께 걷자던 네 말에

나는 보폭을 줄여 발을 맞췄는데

너의 눈동자는 자꾸만

내가 모르는 풍경 속으로 도망을 간다

​우리는 같은 길 위에 서 있지만

너의 계절은 나보다 먼저 앞서가거나

내 손길이 닿지 않는 뒤편에 머물러 있어

함께 보자던 약속은

흩어진 바람처럼 너의 등 뒤에서 맴돌 뿐이다

​너를 바라보는 내 눈동자가

허공에 부딪혀 바스라지는 소리

이 길의 끝까지 나만 너를 앓는 것 같아

이제는 조금 지쳐버린 숨을 고른다

​사랑이 고픈 게 아니라

나와 똑같은 속도로 발을 구르고

내가 멈춰 선 곳에서 함께 걸음을 멈춰줄

오직 나만을 바라보는

그 눈동자 속으로 이제는 걸어가고 싶다

추천수8
반대수2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