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22(토) 둘째 구타
퇴근 후 집에 들어서자마자, 아내가 말했다. “(둘째) 나한테 좆나게 맞았어.” 퇴근 후 집에 오자마자 안락함 대신 불편한 감정이 먼저 나를 감쌌다. 아내의 말투에는 분노와 지침이 섞여 있었고, 아이가 그 분노의 대상이었다는 사실은 나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사실 아내와 둘째 사이의 문제는 이전부터 지속되어왔다. 아내는 둘째가 뭔가를 요구하면 처음엔 거절한다. 그러다 둘째가 짜증을 내고 떼를 쓰기 시작하면, 결국은 짜증을 못 이기고 원하는 걸 들어주는 식이었다. 그게 반복되다 보니, 둘째는 짜증으로 요구를 관철시키는 습관이 들었고 아내는 점점 더 짜증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결국엔 소리를 지르거나 손찌검으로 반응했다.
어느 날, 아내가 이성을 잃고 둘째를 때리자, 만 2살이었던 둘째가 내게 달려와 도망쳐 왔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작은 아이가 엄마에게 도망칠 정도로 몰렸다는 사실이 한편으론 너무 미안했고, 한편으론 너무 슬펐다.
그 이후에도 아내는 계속해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채 둘째에게 분풀이하듯 화를 쏟아내곤 했다. 육아는 감정의 소모지만, 아이에게 감정의 쓰레기통이 되어선 안 된다. 하지만 아내는 자신이 지치고 힘들다는 이유로, 아이의 행동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억누르고 때리고 윽박지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폭력의 흔적은 아이 마음속 깊은 곳에 공포와 불신의 씨앗으로 남게 될 것이라는 걸 아내는 모르는 것 같았다.
2018-09-29(토) 잠이나 처자고 있네
결혼 전에는 낮잠을 거의 자지 않았던 내가 결혼 후에는 1주일에 하루만큼은 2~3시간은 낮잠을 자야 겨우 피곤함이 풀렸다.
이날 아침 7시 30분에 일어나, 9시 10분경 둘째와 병원과 약국을 다녀왔고, 9시 47분경에는 둘째와 육아지원센터에 다녀왔다. 11시쯤 도보로 집에 돌아왔고, 11시 30분경 점심을 먹었다. 쌀을 패트병에 담고 오후 1시경 잠시 눈을 붙였고, 3시 30분경에 일어났다.
아내는 낮잠 자는 나를 보며 “잠이나 처자고 있네”라고 말했다. 그 말에서 느껴진 것은 내가 낮잠 자는 것을 ‘육아를 회피하는 행동’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었다. 아내는 육아를 혼자 감당하는 것이 너무 버겁고 부당하게 느껴서 나에게 그런 불만을 표현한 것 같았다.
2018-10-05(금)~2019-01-06(일) 둘째 육아휴직 시작
아내의 계속된 요청으로 둘째의 육아휴직이 시작되었다. 첫째와 둘째의 등원은 내가 맡았고, 그 시간 동안 아내는 셋째를 돌보았다. 하원은 아내가 담당했고, 나는 그 사이에 셋째를 돌보는 역할을 했다. 기저귀 교체와 분유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아내가 주로 하였고, 늦게 자는 나는 새벽에 그 일을 이어받았다. 죄송스럽게도 주말에는 처가에서 첫째를 데려가 돌봐주었으며, 일요일 저녁에 다시 집으로 데려왔다.
그러던 중, 2018년 10월 31일 수요일, 셋째가 폐렴으로 입원했다.
11월 1일 목요일, 나는 오전에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오후에는 병원에서 셋째를 돌봤다. 아내는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병원에서 셋째를 돌보았으며, 처가에서 도와주어 첫째를 데려갔다.
11월 2일 금요일 새벽, 둘째가 심한 기침을 했지만 다행히 폐렴은 아니고 감기였다. 11월 3일 토요일 새벽 2시 20분경, 둘째가 아파 엄마를 찾으며 울었고, 나는 안고 방을 걸어다니며 달래 재웠다. 이날 오후 아내와 교대했고 저녁에 아내가 와서 다시 교대했다.
11월 4일 일요일, 아내와 일정을 바꾸어 내가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병원에서 셋째를 돌봤다. 분유통을 닦으로 병원 복도를 지날때면 아이들 우는 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지면서 마치 이곳은 아이들의 지옥같은 생각이 들었다.
11월 5일 월요일, 셋째의 바이러스 검사 결과 RSV 감염으로 확인되어 셋째는 퇴원했다.
셋째는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엑스레이 촬영 후 폐렴 진단을 받았다. 처음 병원에서는 세균성 폐렴인지 바이러스성 폐렴인지 명확하지 않아 검사를 진행했고, 세균성 폐렴일 가능성도 있다며 그 기간 동안 매일 항생제를 투여했다. 입원 5일 후 검사 결과가 나오면서 다행히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판명되어 퇴원할 수 있었다. 바이러스성 폐렴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낫는다는 설명을 들으며, 폐렴이 무조건 입원해야 하는 병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2018-11-24(토) 아내에게 처음으로 욕을 했다
오전, 첫째와 둘째를 데리고 육아지원센터에서 놀다가 12시쯤 집에 돌아왔다. 점심을 먹고 나는 셋째 분유를 먹이려고 먼저 일어났다. 그때 아내는 내가 아이들 밥도 챙기지 않고 밥상도 치우지 않았다며 나를 “이기적인 인간”이라고 비난했다. 나는 평소 아내가 이기적이라 생각했기에, 아내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하자 크게 화가 났다. 결국 나는 아내에게 처음으로 “씨발년”이라고 욕을 했고 그대로 셋째 분유를 먹였다. 아내는 14시경 집을 나갔다가 14시 반에 돌아왔다. 그 후 우리는 한동안 서로 말을 하지 않았다.
열흘 후 오전 10시경, 상담사로 보이는 중년 여성이 우리 집을 방문했다. 상담사는 내가 아내에게 욕을 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아내가 욕을 이유로 상담사를 부른 것이었는데, 나는 아내가 원하는 대로 진행하기 싫어 상담과 대화를 거부했다. 그러나 상담사는 방문한 이상 어느 정도는 진행해야 한다며 아내와 대화를 나누었다. 그날 이후 아내는 나와 아이들에게 더 심한 욕설을 하기 시작했다.
2018-12-01(토) 아내의 쌍욕
오전에는 둘째와 함께 공원 놀이터에서 놀고, 오후에는 가족들과 함께 사촌 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하루 일과를 마친 저녁, 아이들을 재운 뒤 아내는 나에게 “좆같네”, “씹팔새끼”, “씹새끼” 등의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평범한 하루의 끝이 또다시 아내의 쌍욕으로 마무리되었다.
2018-12-02(일) 아내가 둘째에게 욕함
점심을 먹던 중 12시경, 둘째가 식사를 오래 한다는 이유로 아내는 아이에게 “돼지 같은 년”이라고 욕을 했다. 아직 어린아이에게조차 거침없이 욕설을 퍼붓는 아내의 태도에 말문이 막혔다.
2018-12-07(금) 아내가 애들에게 욕함
밤 21시 20분경, 아이들이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내는 아이들에게 “씨발것들”이라는 욕설을 퍼부었다. 어린 자녀들을 향한 이런 말이 너무 충격적이었고, 그 장면을 지켜보며 마음이 무거워졌다.
2018-12-16(일) 아내가 애들에게 막말
오후 13시경, 아내는 아이들에게 "둘 다 나가서 죽어"라고 막말을 했다. 순간 숨이 멎는 듯했고, 그 말을 들은 아이들이 받을 상처가 걱정되 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무리 감정이 격해져도 아이들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
2019-01-06(일) 둘째 육아휴직 종료
이렇게 둘째에 대한 육아휴직이 종료되었다. 그동안의 시간은 정신없이 흘러갔고, 몸은 피곤했지만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만큼은 분명 소중하고 의미 있었다. 비록 일상은 힘들었고, 갈등도 있었지만, 아이들과의 추억은 그 무엇보다 값졌다. 이제 다시 일터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오자, 마음 한켠에 ‘과연 예전처럼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스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