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에서 직장 생활 중인 3년 차 사원입니다.
평소 저희 팀은 분위기도 좋고 업무 협조도 잘 되는 편이라
큰 불만 없이 즐겁게 회사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 초, 차장님이 저를 포함한 팀원 9명을
회의실로 조용히 부르면서 시작됐습니다.
저희 부서 박 부장님 아들이 다음 주에 첫 돌이라더군요.
부장님은 요즘 물가도 비싸고 하니 가족끼리 식사만 하겠다며 팀에는 알리지도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저희 차장님이 과잉 충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부장님이 조용히 넘어가신다지만, 우리가 모른 척하는 건 도리가 아니지.
돌잔치도 안 하시는데 팀원들이 마음 모아서 금반지 하나 해드리면 얼마나 감동하시겠어?
요즘 한 돈에 100만 원 정도 하니까, 반돈만 해서 우리팀원 10명이서 딱 5만 원씩만 걷자.
내가 총대 메고 모아서 전달할게."
순간 회의실에 정적이 흘렀습니다.
5만 원, 누군가에겐 밥 몇 끼 값이겠지만 제게는 이번 달 생활비에서 꽤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돈입니다.
게다가 저는 비혼주의자라 나중에 돌려받을 일도 없고,
평소 부장님과 사적으로 커피 한 잔 마셔본 적 없는 업무적인 사이일 뿐이거든요.
그래서 조심스럽게 말씀드렸습니다.
"차장님, 제가 이번 달에 경조사가 많아서 지출이 좀 크네요.
부장님께 축하 마음은 따로 전하고 싶은데, 이번 공동 모금에서는 빠지면 안 될까요?"
제 말이 끝나자마자 차장님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더니, 들고 있던 볼펜을 탁 내려놓으시더군요.
"A 씨, 지금 5만 원 아까워서 팀 분위기 깨겠다는 거야? 이게 개인적인 친분 따지는 일이야?
직장 생활이 다 상부상조고, 이런 게 다 사회성이야.
나중에 A 씨 좋은 일 있을 때 팀원들이 다 모른 척하면 좋겠어? 참 자기밖에 모르네."
옆에 있던 선배들도 "야, 그냥 5만 원 내고 말아. 괜히 찍혀서 힘들지 말고",
"너 하나 때문에 반지 못 사면 어떡하냐"라며 은근히 압박을 줬습니다.
결국 저만 빼고 다들 입금을 완료했고, 그날 이후 저는 팀 단톡방에서 돈 안 내는 이기적인 후배로 찍혔습니다.
직장 상사의 자녀 돌 반지 값을 왜 제가 강제로 부담해야 하는 건가요?
제 지갑은 회사의 공공재인가요?
제가 정말 사회성 없는 쪼졸한 인간인 건지,
이거 팀워크라는 이름의 깡패짓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