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목처럼 엄마의 알콜중독과 우울증이 감당이 되지 않아 조언이 듣고싶어 글 올려봅니다.
저희집은 제가 아주 어릴때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외동딸인 저와 엄마 둘이 살고있습니다.
엄마의 우울증은 제가 스무살이 되었을쯤 시작되었던것같습니다.
저는 한창 이제 막 스무살이 됐다는 설렘과 대학생활로
밤늦게까지 친구들이랑 놀고 늦게들어오는날이 잦았습니다. 학교도 먼김에 자취도 해보고싶어 잠깐 엄마 혼자두고 몇개월간 자취한적도 있어요.
저희 엄마는 너나이때 제일 예쁠때 실컷 놀으라면서
늦게 들어오거나 외박하는것에 딱히 뭐라하지 않으셨습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엄마 외로워하는거 걱정시키기 싫어서 그랬나봐요.
마냥 신나서 엄마가 외로울걸 생각 안했던 탓인지 정말 아무것도 모르다가 할머니한테 전화가와서 보니 엄마가 이상하다고 하더라구요.
엄마랑 할머니가 하루에 한번씩은 항상 전화를 하는데 3일동안 연락이 안돼서 와보니 엄마가 소주 몇병을 음식도 없이 벌컥벌컥 병째 먹고있었대요.
저한테 보인 조짐이 정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없었어요. 술냄새 한번 난적이 없고
우울한 모습 한번 보여주지 않다가 그렇게 됐습니다.
저한테 얼마나 숨기고 싶었는지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다가도 한번이라도 말해주지 원망하다가도 그냥 결국 몰랐던 제 자신이 너무 미워졌습니다. 지금도 그렇구요.
저희 엄마는 주변 모든 사람이 다 재밌어하고 좋아하는 그런 발랄한 성격입니다. 저희 엄마를 한번이라도 만난 제 친구들은 너네어머니 정말 재밌으시다며 절 부러워했어요.
엄마한테 받은 상처가 있나 하면 생각이 딱히 안날정도로 저도 정말 예뻐하고 아낍니다. 저밖에 없다고 항상 하면서요.
그런 엄마가 알콜중독에 걸렸는데 정말 그냥 사람이 누워만있더라구요. 저한테 술먹고 화내거나 한적도 없고 그렇게 활발하던 엄마가 그냥 누워만 있고 저한테 미안하다고만 합니다. 그게 더 밉고 슬펐어요. 차라리 나한테 화내주지. 원망이라도 하지 하면서..중학교때 제가 사춘기가 쎄게 와서 엄마한테 막 화내고 그랬는데 그때부터였을까 뭐때문일까 하면서 그냥 저랑 엄마한테 둘다 화가 났어요.
잡다한소리가 길었네요 . 아무튼 그렇게 술을 먹다 이젠 괜찮아졌다며 몇개월 잘 참다 다시 먹고 몇개월 잘 지내다 술먹고 반복하다 결국 엄마가 알콜치료병원에 입원했고, 몇개월뒤 퇴원하고 다시 돌아온 엄마의 밝은 모습에 다행이다 한게 딱 1년 반정도 전인것 같은데
며칠 전부터 또 술을 먹습니다. 제가 친구들과 2박 3일 여행을 갔다 일정보다 조금 빨리 집에 왔는데 술을 먹고 잠들어있더라구요.
엄마가 술을 사와서 마실까봐 새벽에 잠도 못자고 3일동안 딱 두시간 잤나.. 제가 버티다 버티다 못해서 딱 30분 잠들었는데 그 30분동안 술을 사와서 먹어요. 밥이라도 먹으라고 죽 사와서 누워있는 엄마 앞에 차려줬는데 그 죽에 몰래 술먹는 엄마 모습에 답답함과 미안함이 겹쳐서 저도 모르게 화내버렸어요. 엄마 이러면 나 여행이 문제가 아니라 결혼은 어떻게 하냐고. 나 가면 엄마 혼자일텐데 또 이렇게되면 어떡하냐고 병원은 이렇게 될때까지 왜 안갔냐고 막 화냈는데 엄마탓도 아니고 그렇게 말하면 안되는걸 알면서도 저도 막 쏟아지듯이 나온것같아요. 엄마는 미안하다고만 하고.. 병원 가자해도 누워만있길래
결국 할머니한테 전화해서 오늘 다시 병원 가기로 했네요. 저는 출근해야해서 할머니가 엄마 데리고 갔어요. 혼자 집에 남아 너무 답답한 마음에 글 써봅니다. 저도 공황장애가 2년전쯤부터 생기기 시작했는데 이런것도 유전인건지 참... 엄마한테 이런거 말하면 또 자기탓이라며 술먹을까봐 말도 못하겠어요.
저는 26살이고 아직 결혼이 이르다면 이른 나이지만
4년째 만나고있는 남자친구도 있고 가끔 결혼이야기도 나오는데 그냥 그럴때마다 좋은것보다 엄마생각부터 나면서 가슴이 꿍해집니다. 엄마 혼자 버틸수 있나. 옆에 있어줄 아빠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나 가면 진짜 엄마 혼잔데.. 이런 생각부터 들어버리니 남자친구한테도 미안하고 그냥 한없이 답답합니다. 정말 좋은 사람이라 더 미안해요.
자주 엄마보러 집에 가면 되지 않나 싶다가도 딱 2박3일 여행갔다왔더니 술먹고있던거 생각하면 거기서 또 깝깝해지고....
엄마가 이번에 병원에서 돌아오면 이야기를 해봐야할것같은데 저와 비슷한 경험이 있으시거나 우울증인 상대와의 대화법에 대해 잘 아시는분들의 조언도 너무 많은.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두서없이 우울한글 써서 읽는데 피곤하진 않으셨을지..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