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서른 중반 된 평범한 여자입니다.
작년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 연애를 시작했는데,
지금 제 마음 상태가 너무 당혹스러워서 글을 올립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 남친에게는 절대 말 못 할 고민이지만...
솔직히 하나도 안 설렙니다.
이 남자가 별로냐고요?
아뇨, 객관적으로 참 괜찮은 사람이에요.
성격도 다정하고 직업도 확실하죠.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뭘 하든 제가 이미 다 해본 것들 이라는 겁니다.
예쁜 카페에 가서 인스타용 사진을 찍고,
만화카페에서 뒹굴거리다 모텔에 가는 이 모든 루틴이
너무나 익숙해서 하품이 날 지경이에요.
심지어 남친이 속삭이는 달콤한 멘트조차 전남친,
혹은 그 전 남친들이 했던 말들과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비슷하게 들립니다.
가장 괴로운 건 잠자리 때예요.
저도 모르게 지금 남친의 테크닉이나 피지컬을 전남친들과 비교하게 되더라고요.
'아, 그때 그 오빠보다 좀 부족하네' 같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갈 때마다
제 자신이 괴물처럼 느껴집니다.
얼마 전에 남친이 우리 1주년 기념으로 일본 여행을 가자고 하더라고요.
저는 속으로 한숨부터 나왔습니다.
전 남친들과도 일본 여행을 갔다 왔거든요.
같은 풍경을 보고, 비슷한 구도로 사진을 찍고,
또 "행복해?"라는 질문에 가짜 미소를 지어야 할 생각을 하니
벌써 피곤합니다.
학창 시절 빼고 연애 4번이면 그렇게 많이 한 것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왜 저는 이제 연애가
새로운 모험이 아니라 풀어본 문제집을 다시 푸는 기분일까요?
30대 연애란 원래 이렇게 닳고 닳은 감정으로 만나는건지 정말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