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불법 용도 변경에 재활용 골재 바닥 공사까지… 시(市) 철저한 조사와 고발 조치 시급
이천시 율현동 농지에 불법 야적된 1급 발암물질 슬레이트가 수백장 무단 방치되고 있다. 사진/ 배석환 기자
[배석환 기자]=경기 이천시 율현동 일대 농지에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슬레이트가 대량으로 불법 야적되어 있어 인근 주민들의 건강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특히 해당 부지는 농지임에도 불구하고 불법 용도 변경과 함께 재활용 골재를 이용한 바닥 공사까지 강행된 것으로 드러나 이천시의 철저한 행정 조치가 요구된다.
평화로운 농촌 마을에 들이닥친 ‘침묵의 살인자’
최근 본지 취재진이 찾은 율현동의 한 농지에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파손된 슬레이트 수백 장이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노상에 방치되어 있었다.
현장 제보자 등에 따르면 해당 폐기물은 수개월 전부터 이곳에 버려져 있었으며, 비바람에 노출된 채 점차 부식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 B 씨는 “농지에 1급 발암물질을 저렇게 아무렇게나 던져놓아도 되는 것이냐”며 “시청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으며, 동네 통장이나 공무원들은 왜 이런 상황을 방치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주민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하루빨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법규 무시한 ‘지정폐기물’ 관리… 규정은 유명무실
슬레이트의 주성분인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체에 명백한 암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위험 물질이다.
입자가 머리카락 굵기의 1/5,000에 불과해 호흡기를 통해 폐에 박히면 평생 배출되지 않으며, 15~40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 악성 중피종 등 치명적인 질환을 일으킨다.
현행법상 슬레이트 철거는 고용노동부에 등록된 전문업체가 수행해야 하며, 철거 전 신고는 물론 작업 시 습윤 조치와 2중 비닐 밀봉 포장이 필수다.
또한 보관 장소에는 경고 표지판을 설치해 접근을 제한해야 한다. 그러나 율현동 현장은 이러한 법적 절차를 완전히 무시한 채 일반 쓰레기처럼 야적되어 있어 비산 먼지로 인한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천시, “현장 조사 후 적법 절차 따라 엄정 대응”
현재 해당 토지주인 A 씨는 본지의 수차례 연락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국석면건축물안전관리협회 황경욱 이사는 “이건 뭐 폐기물관리법을 위반하는 정도가 아니고 이건 뭐 아주 심각하다.”며 “해당 지자체 담당자, 이천이면 이천시 담당자가 현장에 와서 이게 적정 보관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만약에 적정 보관이 아니면 빨리 폐석면을 처리해서 이천의 주민들이 안전하게 해줄 의무가 있는데 이런 식으로 방치하면 안 된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히며 빠른 조치를 위해줄 것을 요청했다.
현장을 방문한 이천시 관계자는 “율현동 일대 야적 현장을 즉시 확인하여 불법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겠다”며 “환경법 및 농지법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고발 조치를 포함해 적법한 절차대로 엄중히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환경부는 석면 슬레이트 처리의 위험성을 고려해 지정폐기물로 엄격히 관리하고 있으며, 2026년 환경부 예산안을 전년 대비 7.5% 증액된 약 15조 9,160억 원 규모로 편성하는 등 국민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천시가 이번 율현동 발암물질 무단 방치 사건에 대해 어떠한 후속 조치를 내놓을지 지역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