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생일 앞두고
갑자기 어릴때 생각나서 써봅니다.
저희 집이 진짜 가난했던 건 아니에요.
당시 아빠 6급 공무원이었고,
하대원에 집명의 아파트도 있었고,
당시 분당 정자동 23평 전세 살았어요.
근데 이상하게 저는 늘
“너는 좀 참아”,"나중에 사줄게"
"오빠꺼 물려쓰면 되잖아"
포지션이었음.
오빠랑 저랑 1년 15일 차이 연년생인데
특히 생일이 진짜 차이 심했더라구요ㅡㅡ
매년 어린이날이 오빠 생일이었어요.
석가탄신일인 할아버지 생신이랑 겹치면
거의 잔치급으로 했거든요.
상다리 휘어지게 음식 차리고 친척들 오고
분위기 완전: “우리집 장손 생일” 느낌.
근데 그걸 본 초4였던 저도
오빠랑 생일이 15일 차이나다보니
“나도 생일에 친구들 불러서 그렇게 해줘!”했죠.
근데 돌아온 말이 아직도 기억남.
엄마:
“이번달 돈 많이 깨졌다ㅡㅡ”
“너 이번에 생일이라고 옷도 사줬잖아.”
“넌 왜 이렇게 너만 생각하니?”
그때 진짜 충격이었어요.
왜냐면 어린 마음엔
“오빠는 되고 나는 안되는구나”
가 너무 선명하게 느껴졌거든요.
심지어 저는 그 시절 오빠 내복 물려입고
오빠 체육복 물려입고 엄마랑 세이브존 가면
오빠 옷만 사면서 제가 새옷 사달라고 하면
엄마가 “세일할때” 사준다고 하며 그냥 집으로 왔는데
오빠가 "니껀 없어ㅋ"라고 약올리는 바람에
밥도 안먹고 울어서 밤 9시에 보다못한 아빠가
뉴코아 데리고가서 7만원짜리 원피스 사준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해 추석 친가 어른들 사이에서
이후 우리집에서 다큰애가 옷 안사준다고
울고 떼썼다며 평생 안줏거리 됐어요ㅡㅡ
작년에 아빠가 저한테 얼마모았냐면서
돈 빌려달라는거 차용증까지 쓰고 150 빌려줬는데
"가족끼리 왜그러냐"고 입을 싹 닦으셔서
그 150 제 학자금대출 상환하는걸로 퉁쳤어요ㅠㅠ
근데 오빠는
- 매년 생일날 성대하게 챙겨줌
- 유학가서 술먹고 놀다 과락해도 집 팔아서 지원해줌
- 나가서 사는건 똑같은데 본가의 내방은 오빠한테 전세내줌
- 오빠 있을때만 아침부터 본가 상다리가 휘어짐
저는 최근에야 깨달았어요.
아, 내가 예민했던 게 아니라
진짜 차이가 있었구나.
웃긴 건 이렇게 컸는데도 저는
- 교사 됨
- 적금 총 1700 이상 모음
(아빠가 작년에 150 빌려가고 입 싹 닦아도
묵묵히 저축한뒤 최근 적금 추가해서 모은돈 옮김)
- 최근에 각성해서 내 인생 먼저 꾸려감
- 올해 설날 명절상여금 본가에 한푼도 안주고
11년된 노트북 갤럭시북4로 바꾸는데 투자함
근데 오빠는 최근까지
- 햇반만 먹다 전기밥솥 최근 구매
- 쌀은 본가에서 다 가져감
- 1년반만에 퇴사하고 사업한다 선언
- 아버지가 갚고있는 학자금대출(4천만원)
- 작년에 4년사귄 여친한테 발로 걷어차임
(이건 하나님이 그 언니 인생 도와준거ㅠㅠ)
상태인게ㅋㅋㅋㅋ
요즘은 그냥 생각해요.
어릴때 그 원피스 하나, 운동화 하나,
생일 한번 서운했던 기억들이
결국 저를 “내 밥그릇은 내가 챙겨야 한다”
까지 오게 만든 것 같더라구요ㅡㅡ
그래서 올해는 제 생일 앞두고
연휴동안 혼자 부산도 가고,
주말에 포켓몬 케이크도 사고,
내가 아끼고 나를 아끼는 사람들이랑
시간도 보내고 밥도 먹었습니다.
본가에서는 어린이날 연휴 주간
"오빠 생일인데 안오니?"라고 전화왔지만
"응 나 부산이야 ㅃㅇ"라고 하고 끊었어요ㅡㅡ
오빠 생일은 상다리 휘어지게 차려줬겠지만
제 생일에는 "미리 축하한다"는 톡 뿐이더라구요ㅡㅡ
늦었지만 이제라도 저 자신을 먼저
챙기면서 살려고 합니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