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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사서가 먹은 5월의 점심 도시락

Nitro |2026.05.30 16:44
조회 23 |추천 0

 

잡곡밥, 어묵볶음, 메추리알 장조림, 미역줄기볶음.


5월초 연휴를 즐기다가 복귀한 일터. 후유증 때문에 아침부터 도시락 싸는 데 쏟을 에너지도 없어서 그냥 만들어놓은 반찬 담아갑니다.


그래도 내 입맛에 맞게 만든 밑반찬들이라 점심때 먹으면 꿀맛입니다.


 

시금치, 고사리, 궁채, 그리고 오래간만에 먹고 싶어서 구입한 뱅어포.


항상 반찬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고, 매 끼니마다 반찬 몇 개씩 만들면 결국 남아서 버릴 때도 있거든요.


그래서 소량으로 파는 반찬가게 밑반찬을 여러 종류 사서 곁들이곤 합니다.


반찬가게 두 곳이 경쟁이 붙어서 5팩 만원까지 떨어진 덕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밑반찬 사기 좋습니다.


 

새우 파스타. 봉골레 소스에 칵테일 새우만 더 넣어서 건더기를 보충했습니다.


소스를 제법 흥건할 정도로 만들었는데도 도시락 열어보면 파스타가 소스를 다 흡수해서 좀 말라보입니다.


마음같아서는 따로 가져와서 먹기 직전에 볶아먹고 싶으나 그럴만한 공간이 따로 없는 관계로 현실과 타협합니다.


그래도 새우를 넣은 덕에 씹는 맛은 있네요. 다만 꼬리 껍질이 거추장스러워서 다음에는 아예 좀 더 작은 새우를 살까 고민중.


 

치킨너겟과 콩나물.


콩나물 찜닭도 아니고 좀 안 어울리는 조합같지만 냉장고에 남은 밑반찬으로 빈 공간을 채우는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그나마 치킨너겟은 전자레인지가 아니라 오븐에 돌린거라 좀 더 맛있습니다.


물론 도시락통에서 다 식어버렸지만, 전자레인지로 조리한 치킨너겟이 식은 것과 오븐으로 조리한 치킨너겟이 식은 것도 맛의 차이가 있습니다.


 

나물이 조금씩 남았길래 냉장고 싹싹 털어서 가져온 안비빔밥.


옻칠한 도시락통에서 팍팍 비비면 손상도 가고, 내용물도 튀어나오기 때문에 그냥 일본식 덮밥 먹듯 얌전히 떠먹습니다.


비빔밥 싸오는 날엔 양푼이를 따로 가져와야하나? 고민됩니다.


 

주먹밥, 훈제오리, 김치전, 데친 브로콜리.


냉동실 구석에 묻혀서 고대 유물이 되어가던 훈제오리를 발견해서 도시락으로 싸왔습니다.


사실 냉동실이라고 해도 유통기한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 조심하긴 해야 합니다.


볶으면서 냄새도 맡아보고, 한 점 먹어도 보면서 별 이상 없는 것을 확인하고 먹습니다.


물론 안전빵으로 가자면 다 버리고 그냥 새로 한 팩 사는게 낫긴 한데, 지금 당장 오리고기를 도시락에 넣고 싶다는 충동을 이기지 못했네요.


 

비장의 토마토 파스타.


시판되는 토마토 소스에 버무린거라 건더기도 별로 없는 토마토 파스타.


하지만 예전에도 말했듯이 케첩과 우스터셔 소스, 타바스코 소스를 적당히 뿌리면 입에 착착 달라붙는 마성의 파스타가 됩니다.


막 고급스럽게 맛있는 게 아니라 어디 길거리 음식 느낌으로 말초신경 자극하며 맛있는, 그런 맛입니다.


 

날치알 비빔밥.


쌀밥 두세번 먹으면 잡곡밥 한 번 정도 먹는게 좋다는 말이 있어서 가급적 그 비율을 유지하는 중입니다.


그러다보니 도시락을 싸는데 밥솥에 남은 잡곡밥과 영 어울리지 않는 메뉴가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카레 잡곡밥이라던지 잡곡 날치알 비빔밥 같은 거 말이죠.


그냥 보기좋게 밥, 채소, 날치알, 참치통조림, 김가루 등을 따로 넣고 사진찍을까도 싶었는데 


아이들이 "아빠, 오늘 아침 날치알 비빔밥이에요?"라고 자꾸 물어보는 바람에 그냥 커다란 보울에 팍팍 비벼서 애들한테 한 주걱씩 나눠주고 남은 걸 담았습니다.


그나마 따로 올린 김가루가 마지막 남은 자존심입니다...


 

회사 주변에 국밥집이 새로 개업했는데 세상에마상에 고기와 냉면 세트를 팝니다.


가끔 육쌈냉면 먹고 싶어도 주변에 파는 곳이 없어서 점심에 고깃집 가서 삼겹살 2인분과 냉면을 먹어치우곤 했는데 이젠 그렇게 무리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안그대로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오르는데 여기서 냉면 자주 먹게 될 거 같네요.


 

한 달에 한 번, 빼놓을 수 없는 달새밥.


이번에는 새우를 아주 작은 걸 썼더니 꼬리 껍질 따로 안벗겨내도 되는 게 좋습니다.


사실 볶음밥용 새우는 그렇게 크기가 중요하지는 않지요.


가끔 유튭 쇼츠를 보면 알고리즘이 인도하사 중국 길거리에서 볶음밥 파는 라이브 방송이 뜰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넋놓고 보게 됩니다.


역시 강력한 화력과 웍은 부럽네요.


 

새로 개업한 국밥집 2트. 순대국밥이나 내장탕 외에도 수육국밥이 시그니처인 것 같아서 한 번 도전해봤습니다.


항정살 수육은 워낙 가격이 있으니 적게 넣어주면 어쩌나 싶어서 특으로 주문했는데, 그래도 이 정도면 물반 고기반 나름 합격점입니다.


특곱배기로 주문해도 고기가 워낙 적어서 그릇에 고기만 따로 덜어놓고 "이게 곱배기에 들어가는 고기 양이 맞느냐"고 물어봐야 했던 국밥집에 비하면 가성비가 괜찮습니다.


다음에는 1인 정식으로 주문에서 수육+순대 세트에 내장탕으로 한 번 먹어봐야겠습니다.


여기 말고 우동집도 하나 새로 생겼는데 거긴 어찌된 일인지 점심시간대엔 줄서서 기다리는 집입니다.


이래저래 밥 먹을 곳이 늘어나니 기분이 좋습니다. 


물론 매끼니 사먹기만 하면 몸 컨디션이 훅 나빠지는 건 이미 경험했으니 되도록 도시락을 싸올테지만


그래도 점심 메뉴 선택지가 늘어나는 건 행복한 고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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