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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은근한 가르침때문에 너무 피곤해요

ㅇㅇ |2026.06.11 12:46
조회 2,123 |추천 0

결혼 5년 차, 30대 중반 맞벌이 직장인입니다.

남편은 참 바른 사람입니다. 평소 경거망동하는 법이 없고, 매사에 차분하고 전형적인 선비 같은 성격이에요. 결혼 전에는 그 진중하고 어른스러운 모습이 큰 어른처럼 든든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매일 살 부딪히며 살다 보니, 남편의 높은 도덕적 기준과 은근한 가르침이 저를 숨 막히게 할 때가 많습니다.

저는 퇴근 후 예능 유튜브를 보면서 아무 생각 없이 웃거나, SNS를 보며 예쁜 옷이나 소품을 구경하는 게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법입니다. 정말 대단한 가치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뇌를 비우고 싶어서 하는 일들이에요.

하지만 남편은 제가 그런 시간을 보낼 때마다 은근한 눈빛과 말투로 제 취향을 가르치려? 듭니다.

자극적인 예능을 보고 있으면 슬그머니 다가와 리모컨을 돌리며

"차라리 다큐멘터리나 시사 프로그램을 보는 게 어떠냐"고 권하고,

제가 유튜브 쇼츠를 보고 있으면 뒤에서

"그런 도파민 중독성 영상은 뇌 과학적으로 정말 안 좋다더라. 독서를 하자"며 책을 제 앞에 들이밉니다.

한두 번은 나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겠거니 하고 좋게 넘겼는데, 매사가 이런 식이다 보니 집에서도 계속 감시받고 평가받는 기분이 듭니다.

지나가는 말로 "나 이번에 나온 가방 예쁘더라"고 하면,

"물욕은 끝이 없다. 우리는 지금 대출도 갚아야 하고 미니멀 라이프가 정신 건강에 좋다"며 굳이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훈계를 시작합니다.

본인이 정해둔 '바르고 가치 있는 삶의 기준'에 저를 억지로 맞춰 넣으려는 것 같아요.

참다못해 며칠 전에 "나도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식이 있다. 당신 기준을 나한테 강요하지 마라. 집에서만큼은 나도 좀 철없고 편하게 있고 싶다"고 차분하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정말 무해하고 서운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더군요.

"나는 자기가 더 발전적이고 건강한 삶을 살았으면 해서 조언해 준 건데, 그게 그렇게 잔소리로 들려? 내가 틀린 말 한 것도 아닌데 왜 날 못된 사람 만들어?"

틀린 말이 아니라서 더 반박하기가 힘듭니다.

남편은 진심으로 제가 걱정돼서, 본인이 옳다고 믿는 사랑을 주는 중이니까요.

하지만 매일 퇴근하고 돌아온 집에서조차 도덕 시험을 치르는 것처럼 행동 하나하나를 검열당하는 기분이라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나쁜 사람은 아닌데, 이 올바름이 주는 피로감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비슷한 성향의 배우자와 사시는 분 계시나요?



출처 : https://inssider.kr/posts/003011/67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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