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반년째 압박감 속에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20대 중반 취준생입니다.
며칠 전, 잡코리아를 통해 서류가 합격한 한 중소기업의 마케팅 신입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공고에 적힌 연봉은 회사 내규라 적혀있었지만 대충 세후 200만 원 안팎인 곳이었죠. 첫 직장인 만큼 배운다는 자세로 정장까지 갖춰 입고 간절한 마음으로 면접실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면접 시작 5분 만에 저는 제 귀를 의심해야 했습니다. 50대로 보이는 남성 면접관의 태도는 '싸가지가 없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무례함 그 자체였습니다. 이력서를 대충 훑어보더니 삐딱하게 앉아 툭 던지더군요.
"지방대 나왔네? 요즘 애들은 이런 스펙으로도 마케팅을 하겠다고 지원을 하네. 부모님은 뭐 하시는 분들이야? 아버지가 회사 생활 안 해보셨나 봐? 자식 스펙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조언 한마디 안 해주셨어?"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고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제 역량이나 포트폴리오에 대한 질문은커녕, 직무와 아무 상관 없는 부모님 직업을 들먹이며 대놓고 집안 환경을 비웃는 태도에 눈물이 울컥 쏟아질 것 같았습니다. 제가 입술을 깨물며 "직무와 관련된 질문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정중히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그 면접관은 헛웃음을 지으며 서류를 책상에 툭 던지더군요.
"어이구, 요즘 MZ들은 조금만 압박 면접을 해도 멘탈이 나가네? 월급 200만 원 주는 것도 우리 같은 중소기업이나 되니까 사회 환원 차원에서 거두어 주려는 거야. 밖은 더 지옥인데 이런 꼰대 짓 하나 못 버티면서 무슨 회사 생활을 하겠다고 그래?"
그 오만한 눈빛과 비아냥거리는 말투를 보는 순간, 여기서 버텨봤자 제 영혼이 갈려 나가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저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챙겼습니다.
"월급 200만 원에 구직자의 인격과 부모님까지 모독할 권리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런 수준의 회사인 줄 모르고 시간 낭비해서 유감입니다." 라고 똑부러지게 말한 뒤 문을 쾅 닫고 나왔습니다.
면접실을 나오자마자 다리가 풀려 대기실에서 눈물이 터졌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취업 커뮤니티에 '면접 보다가 도망친 무개념 MZ 구직자'라는 제목으로 저를 겨냥한 듯한 저격 글이 올라왔더군요. 면접도 엄연한 계약의 과정인데, 갑질하는 면접관에게 할 말 하고 나온 제가 정말 참을성 없고 무례한 무개념 지원자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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