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동물원에서
비 내리는 동물원에서
- 정 희찬
비 내리는 동물원,
울타리에 갇혀 있는 백두산 호랑이는
수컷이 암컷을 찾아
울타리 안에서 어슬렁어슬렁 거릴 뿐
무늬만 화려한 고양이.
사육사의 손에 죽은 닭고기를
물어뜯고 포효하는 백두산 호랑이는
전혀 무섭지 않다.
고양이를
호랑이라 착각하게 만드는 오후,
철없는 아이들이 몰려와서
고양이를 가리켜
호랑이라며 즐거워한다.
<작품후기>
무늬만 호랑이들아, 너희들을 감금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울타리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구나. 그리고 철없는 아이들이 좋아하니, 마냥 현실에 갇힌 자신의 삶이 옳다고 생각하는 무늬만 호랑이들아 즐거운 하루 보냈느냐? 나도 무늬만 호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