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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분들 납치 이거 정말 남의 일이 아닙니다. 저도 겪은적 있어요.

밤길조심 |2009.02.03 17:48
조회 4,304 |추천 2

요즘 TV에서 연쇄살인범 이야기로 한참 시끄럽죠.

저도 요즘 정말 살기 무서운 세상이다 느끼고 있는데요.

이런 저에게도 납치미수사건이 있었습니다.

어언 7년전 이야기네요.

아직도 그때 몸부림친 흔적으로 등에 흉터가 크게 남았어요.

 

20대를 갓 진입한 그때 저는 친구와 신촌에서 하숙을 하고 있었습니다.

신촌에 초등학교 하나 있잖아요.

그 옆으로 오르막길을 따라 쭉 올라가면 하숙집들이 꽤 많아요.

그리고 불과 50m 앞은 엄청난 번화가라는게 믿기지 않게 어둡고 컴컴한 동네거든요.

친구는 그날따라 약속이 있어서 집에 없었고 전 갑자기 과자가 먹고 싶어서 슈퍼에 갔어요.

그때 시간이 밤 11시쯤 되었었는데요.

저희집에서 쭉 내려가면 초등학교까지 가기 전에 조그마한 슈퍼가 하나 있어서 거기서

과자를 사서 뜯어서 먹으면서 힘차게 그 오르막길을 올라오고 있었어요.

위에서 썼다시피 그 동네는 하숙생들이 많이 살기 때문에 제 뒤로 남자 두어명 여자 한명

뭐 이정도가 올라오고 있었던것 같아요.

동네가 워낙 그렇다보니 딱히 의식은 안하고 걷고 있었는데요.

그 오르막길을 끝까지 가면 막다른 길입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틀면 또 쭉 길이 나오고 집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거든요.

막다른 길에 도착해서 우회전을 하는데 뒤에 어떤 남자 한명이 계속 오더라구요.

좀 이상하다 생각은 했지만 저희 건물에도 남학생들이 하숙하고 있으니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요.

오른쪽으로 꺾으면 두번째 건물의 1층이 제가 하숙하는 곳이라서 빨리 들어가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좀 재촉했습니다.

일단 건물문을 열고 5걸음만 걸어들어가면 1층 현관문이 나오거든요.

건물문을 여는데 남자가 뒤따라 들어오는 느낌이 드는겁니다.

제가 하숙하던 건물은 3층짜리 건물에 1층 2층은 여학생 3층은 남학생들이 살았거든요.

사실 여기까지도 크게 의심을 안했습니다.

몇걸음 걷고 1층 현관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잡는순간 그 남자가 갑자기 후다닥 뛰어오더니

제 목덜미를 팔로 휘감은 후 입을 막더라구요.

현관문과 30Cm도 떨어지지 않은 옆 벽에서 그렇게 그 남자에게 잡혔습니다.

그때가 초가을이었는데 손에 가죽장갑을 끼고 있더라구요.

가죽장갑 낀 손으로 입을 틀어막아버리니 소리를 아무리 질러도 밖으로 새나가지도

않더군요. 정말 무섭다는걸 그 순간부터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 짧은 순간에 "아 TV에서 보던일이 나한테 일어나는구나." 생각이 들면서

엄마 아빠 가족들 얼굴 다 떠오르고 "이대로 끌려가면 죽는다" 라는 생각밖에 안나더군요.

그래서 일단 무조건 벽으로 붙었습니다.

제가 여자치곤 키가 좀 큰편이거든요. 170 정도 되구요. 집안이 대대로 통뼈라서 힘이

약한편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살았어요.

목덜미를 휘어 감기고 입이 막힌 상황에서 제가 할수 있는건 "끌려가지만 말자"

그럼 누군가 사람이 들어오거나 나올수도 있으니까 버텨보자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 남자는 건물 안이었기 때문인지 저에게 "가만있으라"는 말 따위도 하지 않고 무조건

끌고 나가려고만 했어요.

무조건 벽으로 몸을 밀착시켰습니다.

그러다 이 남자가 목덜미를 풀더니 입만 막고는 주머니에서 뭔갈 꺼내더군요.

잭나이프같은 작은 칼이었는데 몸부림치던 와중에 옆구리로 싸악 스쳤습니다.

근데 그 순간에는 그런 아픔따위는 안중에도 없구요. 무조건 살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어서

양 손으로 벽을 잡고 버텼습니다.

제가 아무리 체격이 좋아도 점점 힘이 빠지더라구요.

제발 누구 하나 사람이 좀 나와줬음 좋겠는데 현관문을 바로 옆에 두고 눈물만 나더라구요.

제 몸에 힘이 점점 빠지는걸 느꼈을때 전 이러단 정말 잡혀가겠다 싶어서 몸싸움 하는

와중에 바닥에 드러누워버렸습니다.

이 사람도 필사적으로 끌고 가려고 하고 저는 젖먹던 힘을 다해 저항을 했죠.

건물 계단 옆에 보면 쇠로 된 손잡이 부분 있잖아요.

그 아래 부분을 잡고 정말 필사적으로 메달렸습니다.

그러다가 몇분이나 흘렀는지 모르겠지만 제 생각에 한 5분은 실랑이 한것 같아요.

제 느낌으론 엄청난 시간이었지만요.

그렇게 한참을 전 버티고 그 사람은 끌고 가려하고 그러다가 이 사람도

도저히 안되겠다 싶었는지 제 입을 막았던 손을 놓더니 건물밖으로 후다닥

튀어나가버리더군요.

그 순간 제 입을 막고 있던게 사라지자 제 비명 소리는 건물 전체에 울려퍼졌고 몇초후

사람들이 뛰어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위층에 살던 남학생들도 뛰어나오고 좀 연세있으신 아저씨도 한분 계셨는데 그 아저씨도

런닝 바람에 뛰쳐 나오시더라구요.

너무 놀래서 한발짝도 못 움직이겠고 부들부들 떨고만 있으니 사람들이

왜 그러냐고 묻는데 말도 못하고 손가락으로 바깥쪽만 가르켰습니다.

남학생들은 잡으러 뛰어나가고 전 같이 하숙하던 언니들의 도움으로

방으로 옮겨졌는데요

그땐 아픈줄도 몰랐는데 집에 들어와서 언니들이 살피는데 등에서 피가 철철 나는거에요.

얼마나 벽에 대고 힘을 썼던지 척추뼈 있는곳이 뼈가 보일 정도로 살이 파여서

피가 나더라구요.

지금도 그때의 그 후유증으로 허리쪽 가운데 뼈있는 부분에 500원짜리 동전만하게

흉터가 있답니다.

다행이 칼이 스친 옆구리는 정말 딱 스친 정도였어요.

그 후로 무서움증이 심하게 생겨서 해가 지면 밖에 나가지도 못할 정도였답니다.

물론 그 사람은 잡지 못했어요.

맘 먹고 도망가는 사람을 잡을수는 없었죠.

지금은 시간이 좀 많이 지나서 잘 돌아다니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때 생각하면

머리카락이 서는것 같아요.

저는 그때 지갑을 들고 있거나 그런것도 아니었고 집앞 슈퍼 가니까

천원짜리 한장에 슬리퍼 신고 과자 한봉지 사서 먹고 있었거든요.

옷도 딱 슈퍼가는 차림으로 청바지에 티 한장 입고 있었는데..

그 사람이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나중에 좀 웃겼던건 제가 그 와중에도 몸에 얼마나 힘을 쓰고 있었는지 과자봉지가

제 손에 그대로 꽉 쥔채로 들려있더군요. ㅎㅎㅎ

살아있다는 걸 확인하고 나니 큰 체격으로 낳아주신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더군요.

정말 보통 여자분들이셨으면 아마 끌려가고도 남았을거에요.

 

암튼 그 동네 사시는분들 계시면 조심하세요.

저희 하숙집에 강도 사건도 있었고 그 동네가 좀 우범지대에요.

저 그일 있고나서 한동안 밤에 순찰차들 많이 돌아다녔거든요.

 

TV에서 일어나는거 남의 일 아닙니다.

언제든 자신에게 일어날수 있는 일이에요.

가능하다면 호신용품 챙겨서 다니시고 어둑한 골목은 절대 혼자 다니지 마세요.

핸드폰도 늘 챙겨 다니시면서 수상한 사람이 주위에 있다 그러면 전화통화 하시는것도

한 방법이 될것 같아요.

살기 좋은 세상... 노인이나 아이 여성을 상대로 하는 범죄가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추천수2
반대수0
베플하마|2009.02.03 17:52
상상하면서읽어내려갓어.....으윽.....내가다무섭네 근데글쓴분껜죄송하지만..과자봉지에서..웃겻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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