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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하는 남편.. 내집에서 나가라고 하는 남편...

다락지기 |2009.02.04 13:07
조회 16,266 |추천 3

 *

 

너무 막막하면서도 달리 호소할 곳이 없어

이곳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이야기가 좀 길어졌습니다.

정성껏 읽어주시고..

좋은말씀 해주실분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저희부부는 10년전에 인터넷 동호회에서 만났습니다.

남편은 저보다 4살이나 어렸지만 첫만남이 채팅형식이다보니

서로 존칭어를 사용하며 대화를 해서인지

누나 동생으로서가 아니라 친구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남편의 독특하고 개성있는 사고방식과 뛰어난 유머감각에 매료되었고

남편은 자신과는 너무 다른 저의 차분하고 진지하면서도

어딘지 불안해보이기도 하는 저에게 호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렇게 사랑이 시작되었고, 2년뒤 지방에 있던 남편이 직장일로 서울에 올라오면서

혼자 자취생활을 하던 저에게 의지하며 지내다가 급기야 동거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겁이 많고 신중한 성격이라 부모님 모르게 동거생활을 시작한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엄청난 사랑 하나만으로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동거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그 사람은 다니던 직장에서 월급도 받지 못하고

백수가 되었고.. 그 생활이 2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간간이 아르바이트로 용돈 정도 버는 수준이었고...

제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생활비를 충당해 나갔습니다.

 

남편과의 동거를 알고있던 친한 친구들은 저를 이해 못하겠다면서

그렇게 무책임하고 뻔뻔한 사람과 지금이라도 헤어지라고 말했지만..

그때 당시 저는 남편이 그냥 놀고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서

묵묵히 남편을 지켜봤습니다.

 

그렇게 부모님께 죄짓는 마음으로 2년간의 동거를 했고..

아무것도 모르는 부모님은 혼기 꽉찬 딸에게 자꾸 선자리를 내밀고...

마침 남편이 괜찮은 직장을 구한것을 계기로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남편은 모아둔 재산이 전혀 없었고...

아직 결혼 안한 형을 재끼고 하는 결혼이라 시댁에서

결혼을 허락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여기고

결혼지원금은 일절 받지 못했습니다.

 

곱게키운 막내딸에게 기대가 많으셨던 저희 부모님은 그 사정을 알고는

크게 실망하시고 저에게 화도 많이 내셨지만..

결국 결혼에 보태쓰라며 7백만원을 제 손에 쥐어 주시더라구요.

죄송스럽고 감사한 마음.. 먼 훗날 반드시 잘사는 모습으로

보답하겠노라며.. 저는 부모님께 약속을 드렸습니다.

 

그렇게 제가 살던 자취방에서 친정 엄마가 주신 7백만원으로

신혼살림을 차려 결혼생활을 시작한지 6년째가 됩니다.

 

그동안 남편은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아가며

안정된 사회생활을 하게 되었고

거기다 부사업을 병행하여 돈도 많이 벌었습니다.

 

저역시 결혼후 2년정도 맞벌이를 하다 아이문제로 직장을 그만두고

웹디자인 경력을 살려 한번씩 아르바이트도 하고

남편이 운영하는 사이트 디자인작업부터 수정/변경 작업..

상담/관리 업무 등을 해가며 남편일에 최선을 다해 도왔습니다.

 

*

 

그런 날들 속에서.. 저희 부부는 사흘이 멀다하고 다투고

이혼얘기도 수백번은 더 주고받았습니다.

실제로 지금 23개월된 딸아이를 낳기 전에는 법원까지 갔었는데

신기하게도 이혼판결을 받고 돌아온 날 지금의 딸아이가

배속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이혼이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남편의 성격은 자기주장이 매우 강한 편이고

무어든 꼼꼼하고 완벽한 걸 추구하는 반면

저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서 타인의 존재를 인정하되

저 자신의 존재도 인정받길 원하는 타입이며

세상을 두리뭉실하게 살고싶어하는 타입입니다.

 

남편은 연하임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존대말을 쓰라는 둥..

제가 남편에게 순종적이고 절대적이길 바라고

저는 부부관계는 수직선이 아닌 수평선이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남편은 매우 감성적이고 충동적인 반면

저는 매사에 침착하고 이성적입니다.

 

때문에 남편은 아주 사소한 에피소드에도 크게 반응하며

때론 심각하게, 때론 격분하여  제게 말문을 트는데

제가 리액션이 약하다 싶으면 그걸로 크게 실망하여 화를 냅니다.

 

남편은 재테크에 민감해서

'사치하지않고 알뜰하게만 살자'는 제 가치관을 한심하다 여깁니다.

왜 다른 여자들처럼 부동산이며 금융,주식, 미래설계 등에

관심을 갖지 않냐며 그 문제로 한 3년은 싸웠던 것 같습니다.

 

남편은 먹는것에도 민감하여 매 식사때마다 새로운 국,찌개,

반찬(한두가지)을 내놓아야 합니다.

그렇게해도 싫어하는 메뉴가 나오거나 식상한 메뉴가 나오면 바로 짜증을 내고

맛이 조금만 싱겁거나 맵고 짜도 핀잔을 놓습니다.

 

저는 자라면서 반찬투정하는걸 나쁘다고 배웠고

무어든 차려주는 사람에게 감사하며 맛있게 먹어야 한다고 배우고 자랐는데

남편의 까다로운 입맛에 적응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모릅니다.

 

남편은 저에게서 끊임없는 사랑과 관심을 바라며

내조를 완벽하게 해주길 바랍니다.

그러나 저는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육아와 집안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벅차고

오히려 자유롭게 저만의 시간을 갖지 못해 우울해질때가 많은데

남편은 제가 갈수록 내조가 엉망이라면서 그런 여자랑 살기 싫다고 헤어지자 합니다.

 

*

 

신경이 예민한 남편은 아파트 층간 소음에도 엄청난 히스테리를 부립니다.

윗층에서 조금만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려도 바로 쫓아가 항의를 하고

그래도 시정이 되지 않자 새벽에 그집 열쇠를 세번이나 본드로 막아놓고

음식쓰레기를 집앞에 잔뜩 뿌리고 오기도 하고..

스피커를 화장실 배수관위에 설치해서 조금만 시끄럽다 싶으면

바로 음악을 크게 틀어놓습니다.

 

그런 태도가 저의 인생관과 너무 달라서..

아무리 남편편을 들려고 해도 가끔 저도 모르게 불편한 기색이 나오는데..

그걸 눈치챈 남편은 니가 이래서 내가 같이 못살겠다고 하는거라며

또 한번 집안을 풍지박산을 만들었습니다.

 

집안 어디에 먼지만 살짝 보여도 난리가 나고...

아이의 손톱이 조금만 자라도 왜 안잘라주냐고 난리가 나고...

어쩌다 전화를 바로 못받으면 빨리 안받았다고 난리가 나고...

 

남편의 저에대한 불평 불만은 아이를 낳고나서 더욱 심해졌는데..

저는 아이키우는 것보다 남편 비위 맞추느라 더 힘이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남편은 둘째를 꼭 낳고싶다며 하나로 만족하자는 제게

그렇다면 평생 죄의식을 갖고 살라합니다.

 

*

 

아이를 대하는 남편의 태도도 납득 안갈때가 많습니다.

아이를 너무 예뻐하고 사랑하는 건 분명한데..

그 사랑의 방식이 지극히 자기중심적입니다.

백일된 아이를 자이로드롭시킨다고 천장에서부터 밑으로 뚝 떨어뜨리질 않나..

이쁘다고 여기저기를 물고빨아서 얼굴이며 팔뚝이며 멍자욱이 가실날이 없습니다.

이제 막 돌 지난 아이가 말을 안듣는다고 반성하라며 방안에 갇워놓고 울리고...

유난히 겁이 많은 아이를 길들인다고 높은데 올려놓고 울리고..

무서워하는 물건들을 아이앞으로 자꾸 들이밀고..

 

그래서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가 귀엽다며 깔깔깔 웃는 걸 보면..

엄마로서 정말 참기 힘들만큼 화가 나지만...

몇번 조심스럽게 그러지말란 얘길 꺼냈다가 자신만의 육아방식을 터치하지 말라며

또 그러면 아이랑 절대로 놀아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바람에

그뒤로는 속상한 일이 있어도 저 혼자 가슴치며 억누릅니다.

 

밤 11시가 넘어 졸려하는 아이를 보고도..

산책나가자 했는데 제가 은쾌히 따라나가지 않았다고 화를 내고

아침에 일어나 우는 아이를 달래느라 출근하는 자신한테 소홀했다고 화를 내고

식사중에 아이 밥먹이느라 자신의 말에 제대로 호응을 하지 않는다고 화를 내고..

 

어쩌다 아이를 데리고 밖에 나갔다 와서 몸이 좀 힘들단 소리를 하면

사회생활하는 남편에게 아이랑 노느라 힘들단 소리를

어떻게 감히 할 수 있냐며 화를 냅니다.

 

*

 

신경이 예민해서인지 남편은 이틀에 한번꼴로 두통약을 먹습니다.

그러고나면 소화장애가 와서 하루종일 소화가 안된다며 괴로워합니다.

조금만 오래 걷거나 장시간 운전을 하고나면 몸살이 오는데

그렇게 몸이 아플때면 저에게 더 많이 짜증내고 화를 냅니다.

 

그래도 몸이 아파서 그러는거니 옆에서 계속 주물러주고..

정말 환자 간호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신경을 바짝 써서 대하지만..

이런저런 사소한 문제로 또다시 싸움이 시작되기 일쑤입니다.

 

화를 내는 방식도 예전엔 단순히 섭섭함의 표현 정도였는데

점점더 과격해지고 거칠어져서... 지금까지 깨져나간 가전제품이 몇개인지 모릅니다.

그리고 이제껏 그누구에게도 들어본적 없던 온갖 쌍욕들이며

온갖 모욕적인 말들 다 들었고...(차마 입에 담지도 못할 말들 다 들었습니다.)

머리채도 잡혀보고.. 옷이 찢겨진채로 땅바닥에 내팽개칠때도 있었고,

목을 조른적도 있었고, 심지어 칼을 들고 위협을 가한적도 있었습니다.

 

그런일을 하고났을때 초기에는 곧바로 사과하고

제앞에 무릎까지 꿇어가며 눈물로서 용서를 빌었습니다.

그래도 고쳐지지 않자.. 정신과 병원에 상담치료도 몇차례 받으러 갔지만

별 도움되지 않는다며 스스로 노력해서 바뀌겠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전혀 나아지지 않고 싸움은 점점더 잦아지고 정도도 심해지자

언제가부터는 모든 잘못과 원인을 저에게서 찾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여자들은 안그러는데.. 너만 왜 이러느냐..

다른 여자들은 남편한테 이런다더라.. 저런다더라...

하며 다른 여자들의 장점만 가지고 비교를 합니다.

 

아는 누나가 얼마나 똑똑하고 세련됐는지 모른다..

친구의 와이프는 정말 꼼꼼하고 센스있더라..

어느 주부 블로거의 육아법좀 보고 배워라..

또 어느 주부 블로거가 남편에게 얼마나 잘하는지 좀 보고 배우고...

 

그렇게 사사건건 다른 여자들의 좋은 점만 가지고 저를 비교하며

제가 가진 모든 장점들은 다 하찮게 치부합니다.

 

그러면 저도 너무 억울하고 부당하단 생각에 주변의 경우를 봐도..

애키우면서 나만큼 남편한테 집중하면서 사는 여자도 없다라고 항변하게 되고...

그럼 남편은 그런 형편없는 여자들하고는 절대로 살지 않을건데

그런 여자들이랑 비교한다는 것부터 우습다고 합니다.

 

모든게 니가 부족해서... 니가 잘못해서... 너랑 수준이 안맞아서...

자신이 점점더 비정상적으로 삐딱해지는거라고..

나같은 여자랑만 살지 않으면 자신은 절대로 화도 내지않고

알콩달콩 잘 살 수 있는 남자라며 제발 헤어지자 합니다.

 

*

 

아니 좋은말로 헤어지자도 아닌, "내집에서 당장 나가라!" 입니다.

 

그래서 왜 당신집이냐.. 우리집이다.. .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애까지 데리고 쫓겨나야하냐... 라고 따지면

 

이유고뭐고 다 필요없이 꼴도보기 싫으니 나가라면서..

자기 혼자 뼈빠지게 번, 자기 명의의, 자기 집이라면서

애앞에서 험한꼴보기 싫으면 당장 나가라고 합니다.

 

그래서 난 못나간다.. 애까지 데리고 어딜가냐...

정 보기싫으면 당신이 나가면 되지 않느냐... 라고 얘기했더니

그럼 어떻게 되는지 보라하면서

애안고 앉아있는 쇼파 위에 형광등을 식탁의자를 던져서 깨트리더군요.

그 파편이 온 방안에 다 떨어져서... 정말 걸어다닐 틈 하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 충격으로 아이도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고...

저 역시 너무 끔찍하고 무서워서 더이상은 안되겠단 결심이 서더군요.

그래서 바로 짐을 싸들고 가까이 사는 친정오빠집으로 갔습니다.

 

그때 마침 시골에서 친정엄마가 가까이 사는 오빠집으로 와계셨기 때문에

어쩔수없이 사정을 말씀드릴 수 밖에 없었는데...

아무 문제없이 잘 사는 줄만 알고 계시다가 그런 속사정을 알게 되시고는

저희 엄마와 가족들이 정말 충격을 받았습니다.

 

옛말에 바람핀 남자랑은 살아도 들들 볶는 남자랑은 못산다는 말이 있다고..

그런 사람과 어떻게 지금껏 참고 살아왔느냐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세상을 오래산 경험으로 그런 성격을 가진 남자들은 죽을때까지

그 성격 못 고치고 자기 부인한테 온갖 못된짓 다 하더라시며..

지금이라도 갈라서라 하셨습니다.

혼자 애 키우고 살면 몸은 힘들겠지만... 마음은 편할거라면서요..

 

그렇게 친정식구들에게 상처주고 집을 나갈 준비를 하는 동안..

아이가 아빠를 찾는걸 보며 또 한번 저는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저와 남편이 조금만 더 노력하면 우리에게도 화목한 가정이 올수있고

무엇보다 저희 아이가 아빠없이 자라는 불운을 겪지 않을 수 있단 생각에

모든 마음의 상처 다 덮어두고 남편에게 화해의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러면 남편은 또.. 시간이 지나 화가 풀린 상태인지라

제가 좋은말로 다시 잘해보자 하면 못 이기는척하고 따라줍니다.

 

그렇게 또다시 시작된 결혼생활....

친정 식구들에게.. 그리고 시댁 식구들에게.. 사죄를 드리고..

다시는 그런일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을 하고 시작했지만...

역시나 상황은 절대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더욱 사소한 일로, 더욱 노골적으로 제게 화를 냈고

제가 열에 일곱번은 참고 이해하며 남편의 화를 잠재웠지만

어쩔땐 정말 너무하다싶어 왜 그런것까지 들추어서 화를 내야만 하냐고..

내 입장... 내 상황도 조금은 이해하고 배려해달라고 얘길하면

그때부턴 어김없이 극단적인 폭언과 폭력이 유발됩니다.

 

남편이 싫어하고, 남편이 원하는 대로 고분히 따라주면

아무 문제없이 이쁨 받으며 살 수 있는데

꼭 그렇게 피곤하게 따지고 대드는게 문제라면서...

한 마디만 더하면 죽여버리겠다고까지 합니다.

 

*

 

이렇게 끝없이 반복되는 전쟁을 치루는 동안

제 몸도 마음도 피투성이가 되버렸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번번히 그사람을 용서하고 이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사람은 제가 처음으로 사랑을 하고 제 모든걸 주었던 사람이었고,

지금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 아이의 아빠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씩 제게 거짓말하고 다른 여자를 만나고 와도,

어떤날 아침에는 첫사랑에게 애틋한 연애편지를 쓰고 있는걸 보고도...

2년 동거후에 어쩔수없이 내키지 않는 결혼을 했다는 얘길 듣고도...

 

번번히 그 사람을 용서하고... 믿고... 다시 사랑했습니다.

 

*

 

얘길하다보니 남편의 흠만 들춰낸것 같습니다.

어쩔수없이 제 입장에서 얘길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은데..

모든 사람이 그렇듯 남편에게도 장점이 많습니다.

 

먼저 똑똑하고 능력이 있다는 거,

기분이 좋을때는 저에게도 한없이 잘한다는 거,

회사와 집밖에 모를 정도로 가정적이라는 거,

유머러스하고 깔끔한 스타일이라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것이 남편의 컨디션에 따라서

쉽게 무너지기도 하고.. 쉽게 복구되기도 하는 등...

너무나도 충동적이고 즉흥적이란 게 문제입니다.

 

남편이 늘 하는 말처럼...

정말 말만 잘들으면, 그리고 남편 비위만 잘 맞추면 

아무 문제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도 하나의 인격체입니다.

저만의 생각, 저만의 의지, 저만의 감정이 있는 독립된 인격체...

그런데 남편은 조그마한 트러블만 생겨도

저를 이해하거나 존중하기는 커녕,

저를 모욕하고 무시하고.. 짓밟기 바쁩니다.

 

그러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남편이 저에게 함부로 대하기 시작한 것은

남편의 수입이 좋아졌을 때부터 점차 극대화 된 것 같았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힘든 사회생활을 견디면서 발생되는

모든 스트레스를 저에게 해소하거나 또는 보상받으려 하는 심리에서

그게 제대로 해소 되지 않았을때 엄청난 분노가 발생되는 것 같습니다.

 

*

 

그 사람은 지금도 사소한 분쟁끝에 또다시 제게 집을 나가라고 했습니다.

양육권을 포기하는 대신 돈은 주는대로만 감사히 받고 나가라 합니다.

그사람이 주겠다는 돈은 현재 아파트 전세금의 절반입니다.

 

나머지 통장잔액을 포함해 기타 자산을 합하면 일억 가까이 되는데..

재산의 반도 아니고, 아파트 전세금의 반만 주는 거면서도

그돈도 많으니 감지덕지하고 군소리 말라합니다.

 

그런 소리를 들으면 저는 정말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남편이 결혼후 지금까지 열심히 일을 해서

남들보다 더 많은 재산을 모았다는 걸 인정합니다.

 

그러나 저 역시.. 결혼후 한동안 맞벌이도 했으며

까다로운 남편에 맞춰 집안일에도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부었습니다.

애를 낳고 나서는 남편은 한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남편일이면 우는 아이 밀쳐가며 그것부터 해주었습니다.

 

그런걸 떠나서...

결혼전 2년동안 백수시절을 거칠때에도

눈치 한번 주지 않고 남편을 묵묵히 기다렸던 세월...

그리고 남편과 시댁으로부터 아무 지원없이...

오로지 제가 가진 것만으로 집을 얻고 살림을 차려

지금까지 오게 되었는데..

 

이제와 니가 한 게 뭐 있냐,

나 혼자 뼈빠지게 벌어들인 내 돈이다..

니가 어디가서 그 돈을 만져보겠냐...

 

라는 소리를 들으면 정말이지..

 

대체 그동안 누구를 믿고 사랑하며 여기까지 왔는지

분하고 억울해서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래서 헤어지더라도 정당한 제 권리는 주장하고 싶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이혼당할만큼, 아니 쫓겨날 만큼... 잘못한 일이 없다...

당신한테 그동안 수도없이 상처를 받고도 참고 견뎠는데..

이제와 재산의 반도 못받고 나가라는 게 말이 되냐.. 

아무 죄없이 이혼녀가 되는건데..  재산의 반을 달라..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동안 억눌려지냈던 내 자존심을 달라는 거다.

그리고 아이는 엄마인 내가 키우겠다...

당신이 능력이 있으니 양육비를 얼마간 지원해달라..

 

그렇게 말했더니 그럼 아이부터 양보 못하겠다고 합니다.

재산도 그정도면 철철 넘치게 주는거니 못 마땅하면 소송을 걸라합니다.

 

아....

모든 부부가 더는 견딜수가 없어서 이혼을 하는거고...

그쯤되면 서로 예의나 배려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게 당연한 말일테지만...

 

난 그동안 그 사람에게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

 

이렇게까지 험한 소리 듣고...

이렇게까지 하찮은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도저히 납득이 안되고... 도저히 감당이 안됩니다....

 

*

 

이런 얘기를 들은 지인들은... 어이없다며 차라리 소송을 하라 합니다.

지금껏 옆에서 남편이 저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입혔는지 잘 아는데

헤어지자면서 그런 소리까지 했다하니 다들 저보다 더 노여워합니다.

 

하다못해 남편의 가족.. 특히 시어머님조차도...

남편의 그런 유별난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아는지라

이런일이 생기면 항상 남편보다 제 편에서 저를 위로해주시고

남편을 대신해서 미안하다고 합니다.

 

어쩌면 남편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겁니다.

제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줬었는지...

얼마나 많은 잘못을 저질렀었는지...

그러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자신의 성격으로 인해

자기 스스로가 더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이제는 철저한 자기애로 돌아서버린 그 사람....

 

세상에서 가장 위로받고 인정받고 싶었던 아내에게서

그 욕구를 충족하지 못해 번번이 화가 치밀어 오르고

그 화를 부드럽게 달래주지 못하는 아내에게 분노를 느끼고

급기야 아내와 아이를 버려야 하는 상황까지 치닫고보니

남는건 돈과 자존심뿐이란 생각에

더욱더 과격한 말과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이런 상황에서조차도... 남편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제 자신이 스스로도 우습지만...

 

남편과 이렇게 피말리는 싸움만 하지 않는다면

저는 절대로 이 가정을 깨고 싶지 않을 정도로

남편을 아직도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수많은 경험끝에 얻은 진리는

우리 서로가 어느날 갑자기 다른 사람으로 환생하지 않는 이상

끝없이 깨지고 부딪칠 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

 

그래서 저는 기꺼이 이별을 택할까 합니다.

돈도 중요치 않습니다.

그저 주겠다는 돈 받고.. 아이만 키울 수 있으면 됩니다.

서로의 행복을 위해.. 서로의 안녕을 위해...

기꺼이 이별을 택하고 싶은 것 뿐입니다.

 

남편도 남편의 이상에 꼭 맞는 여자를 만나 행복한 삶을 찾고

저 역시도.. 저의 존재 자체를 인정해주고 아껴주는 사람을 만나

평화롭게 살아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생각은 어떨까요....

아빠없는 아이의 인생은 어떻게 될까요....

 

그 생각만 하면...

눈앞이 캄캄해지고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무엇이 최선이고, 무엇이 우선인지....

정답이 무엇이고, 해답은 무엇인지...

 

정말...

저는 어떡해야 할까요.....

 

추천수3
반대수0
베플..|2009.02.05 11:08
참고로요.. 전 초딩때 아빠의 바람과 폭력. 다 목격했는데요 그이후는 일은안해서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까지 버렸죠. 지금 삼십대가되어서도 전 용서할수없어요. 지금이야 부모님.. 나이드니 서로 잘 지내요. 당연하죠.남자는 늙으면 갈데없거등요. 그때일을 아직도 마음에두냐고 엄마가 오히려 뭐라하는데 전 절대 엄마 이해하지않구요. 그때 이혼했더라면 더 행복한 유년생활 보냈을꺼구요 (엄마 충분히 능력있고 맞벌이하셨습니다 ) 전 남자에대한 증오와 공포가 무의식속에 잠재되게되었거등요 진짜 결혼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죽어도 결혼은 안할꺼라고 발악을 하는저 신랑이 얼마나 도와줘서 결혼했는지. 전 죽어도 아빠 용서안합니다.. 신랑때문에 억지로 가족모임에 나가고 웃고있지만 절대 내마음 열지못하겠습니다. 지금도 꿈꾸면 그때의 악몽이 떠오르는데. 아빠없는 아이? 그게 어때서?? 현명하게 생각좀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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