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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사 이야기 episode1 그녀들의 수갑2

전선인간 |2004.04.05 02:36
조회 797 |추천 0

//전편에 이은 글입니다. 1편을 읽고 읽어주세요

  

남형사 이야기 episode1 그녀들의 수갑(2)

 

 

“엄마 엄마 울 반 민철이가 장난감 총이랑 수갑이랑 형사 세트 샀단 말야! 나도 가지고 싶어 왜 난 안 사줘”


“으응........ 형우야 조금만 기다려 엄마가 병원에서 나가면 금방 우리 형우 가지고 싶어하는 총이랑 수갑이랑 다 사줄게 그러니까 조금만 기다려”


“치 조금만이 대체 몇 개월째야 맨날 엄마 거기에만 누워서 나으면 사준다 사준다구 해놓고 대체 언제 사주는 거야?”


형우는 매일 병실에서만 누워있는 어머니에게 단단히 삐쳐있었다. 아버지를 먼저 보내고 형우의 어머니는 남대문 시장에서 작은 포목점을 하셨다.  어머니의 재단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는지 시장에서 어머니의 포목점은 상당한 인기가 있었고 덕분에 형우는 아버지가 없어도 남부럽지 않게 부유하게 가지고 싶은 것을 다 가지며 살 수 있었다.


그랬기에 지난 3개월간 병원 침대에만 누워있는 어머니가 형우는 너무나 싫었다.

당장 지금 필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형우는 지난 몇 개월간의 보상이라도 하듯 거의 매일 병실에서 어머니에게 무언가를 사달라고 조르고 있었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형우에게 당시에는 고가인 비단 박하사탕 봉지를 하나씩 주며

그것을 다 먹을 때쯤이면 꼭 다 나아서 형우가 원하는 것을 사주마하고 약속하고 달래곤 했었다.


그날도 어머니는 형우에게 박하사탕 한 봉지를 주셨다.


“형우야 엄마가 우리 형우가 이 사탕 한 봉지 다 먹을때 쯤엔 꼭 나아서 형우가 갖고 싶은 총이랑 은색 수갑이랑 그리고 전에 갖고 싶다구 한 야구 장갑까지 사줄게 그러니까 우리 형우 착하지 엄마 말 듣고 학교 열심히 다녀야해”


“싫어 맨날 사탕 봉지만 주고 맨날 거짓말만 하고 엄마는 거짓말쟁이야”

형우는 박하사탕봉지를 누워있는 어머니의 병원침대를 향해 던졌다.

어머니는 자신의 몸 위에 던져진 사탕하나를 손에 쥔 후 형우를 부르셨다.


삐져있는 형우지만 그날따라 왠지 어머니의 손길을 거부할 수 없었다.

어머니는 한 손으로 형우의 뺨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글썽이며 말씀하셨다.


“형우아 형우가 이렇게 엄마 속 썩이면 엄마 많이 아파. 그러니까 우리 형우 착하잖아 엄마가 약속할게 진짜 이번 사탕 봉지만 다 먹으면 엄마가 나아서 우리 형우 갖고 싶어하는 거 다 사줄게 약속할게! 자 아”


“정말 약속하는 거지 정말이지”


“응”


그제서야 형우는 어머니가 건내 주는 박하사탕 하나를 입에 넣고 웃음을 짓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손 맛 때문인지 어머니의 눈물이 섞였기 때문인지 박하사탕은 그날따라 더욱 싸하면서 쌉싸름한 맛을 내었다.


그러나 어머니가 준 박하사탕 한봉지를 체 다 먹기도 전에 폐렴으로 고생을 하던 형우의 어머니는 형우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형우의 곁을 영원히 떠났다.


언제나 자신을 지켜주던 어머니가 세상에 단 한명뿐이던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영원히 떠났다던 사실을 깨달을 수 없었던 13살 소년인 남형우는

어머니의 장래식장에서도

그저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손에 쥐어준 박하사탕봉지를 들고 하나하나 사탕을 입안에서 깨물고 있을 뿐이었다.







“씨발, 퉤! 이 것도 그때 그 맛이 아니잖아. 어이 김 경장 낼은 좀 제대로 된 박하사탕 사오라구 알았어?”

남형사는 입안에 들어있던 박하사탕을 아스팔트의 도로에 세차게 뱉었다. 사탕은 도로위에서 지나간 세월의 아픈 흔적처럼 여러 파편이 되어 부서졌다.


“에........ 선배님 그것도 며칠전과 다른 상표인데........”


“씨발 노친네 머가 그리 바쁜지 일찍 가버리고 말야. 이제 나 총이랑 수갑이랑 안사줘도 되는데 안 사줘서 내가 그냥 형사가 되어버렸는데, 제길 진짜 총이랑 수갑이랑 보고 가도 안늦을 건데....... 씨발”


“네? 선배님 머라구요?”


“아냐! 그냥 혼잣말이야? 아주머니 진술 확보했어?”


“네. 선배님”


“그럼 서로 가서. 비슷한 유형의 사건 분석하고 이제 범인 색출하자구 이 넘들 잡히기만 해봐라! 러닝머신에 올려놓고 내 뱃 살로 철썩 철썩 뺨을 때려 줄테다.”


“풋”

김경장은 뱃살을 잡고 때리는 시늉을 하는 남형사를 쳐다보며 아직은 소년처럼 순수한 남형사의 인간적인 면에 살며시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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