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돌잔치날 낭독했던 '아들에게 보낸편지'

시로미 |2009.03.11 11:42
조회 2,246 |추천 0

 제목 그대로 작년 12월 돌잔치를 했는데(원래는 1월인데 조금 빠르게 치른 잔치),

그때 돌 되는 아들녀석에게 쓴 편지랍니다. 돌잔치때 보통 편지 써서 읽어주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 (적어도 제가 돌아 다녀본 돌잔치 中에서는)  글로 써서 한번 멋쥔 추억으로 남겨 놓고 싶었던 엄마의 마음이었습니다.

 반응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장내에 오신 손님들이 이제 어린 아이를 키워가는 과정에 계신분들이 많아서 인지 같은 처지에서 공감을 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어떤 친구는 듣는 내낸 찡하고 눈물이 날려고 하드라... 라는 등등 많은 말도 해 주었습니다.

 

뭐~ 앞으로 돌잔치 하시는 부모님들. 생각만 했는데, 차마 실천을 못했던 분들도 해 보세요. 좋은 짜릿하고 좋은 경험이 되실 겁니다.  사회자에게 잠깐 시간 달라고 해서 마이크 잡고, 써 둔 편지 한장 들고 가... 처음 아이와 함께 했던 마음을 되새기며 읽어 줘도 좋을 것 같은데요. 어떠세요?

 

--사랑하는 아들 ** 에게--

우리 부부의 분신 **이가 태어나고 함께 한지 300여일이 훨씬 넘었다. 엄마 아빠는 너의 첫 번째 생일 준비에 머리를 맞대며 너의 사진들이 들어있는 책과 초대장을 만들고 돌 사진을 찍기에 바빴었지. 너무나도 흥분하면서 100일 기념으로 책을 만든 이후 두 번째로 일궈낸 일상의 행복한 작업들이었다.

 

2008년 1월. 산후조리원 창문을 통해 잿빛하늘의 흰 눈송이를 바라본 게 너의 탄생 직후 남도의 풍경이었다. 임신 3개월 무렵 유산의 위험도 극복하고 내안에 너를 품어 너를 세상에 내 보낸 게 엊그제 같은데, 목을 가누고, 뒤집기를 하고, 이가 나서 엄마 아빠를 여기저기 물고, 기기 시작하고, 날렵하게 일어나서 집안 곳곳을 다니는 너...높은 곳도 잘 올라가는 너. 이제 서서히 스스로 일어나서 서 있을 줄 알고 한 두발을 뗄 줄 아는 아이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벌써 계절 한 바퀴를 다 돌리려 하고 있구나. 하늘하늘 여린 꽃 한 송이의 꽃잎 같은 몸짓과 투명한 눈빛을 가진 너. 그런 **이가 계절마다의 햇살, 바람, 흙냄새, 그리고 맑은 하늘아래 떠다니는 공기를 마시며 엄마 아빠와 2008년을 함께했었지.

 

사랑하는 아들아.

세상에서 가장 벅차고 아름다운 단어 부모라는 이름을 선물해줘서 고맙기 그지없구나.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되듯 너와 함께 울고 웃고 싸우고 화해하면서 너의 인생의 멋진 하루하루를 만들어 주고 싶다. 위대한 품격은 일상에서 만들어 진다는 말이 있듯이 매일 매일의 부단한 노력으로 빚어지는 아름다운 사랑의 결실을 너에게 전염시켜주고 싶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가슴으로 대화하며 모두가 행복해지는 지혜로운 선택을 하는 아이, 예의 바른 아이,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 책임감 있는 아이, 사랑이 넘치는 아이, 총명한 아이,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몸에 배어나는 아이, 감정표현에 솔직하면서 감성이 풍부한 아이가 되도록 니가(네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유대감과 친밀감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겠다.

 

너와 함께 할 수 있는 인생길 자체만으로 아빠 엄마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얻은 것만 같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이를 위해 무엇이라도 다 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지만, 다른 그 무엇보다도 너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두 배로 자극시키고 배움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에 열렬한 부모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리 세 식구..어떠한 역경의 태풍과 비바람이 몰아치는 시기가 올지라도 슬기롭게 잘 승화시키는 멋진 가족일원이 되어 보자나. 파이팅!!!

----------------------------------------------------------------------

혹시나 돌잔치에 오셔서 들었던 분이 이 판을 보시게 되면 아실수도 있으실라나?

좀 창피하긴 하지만... 뭐 오버하신다고 하시지 마시고 예쁘게 봐 주세요 ^^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