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남편과 여동료와의 커피타임

이해불능 |2009.03.26 16:50
조회 1,340 |추천 0

아...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어 글을 올립니다.

내가 잘못된 건지 남편의 생각이 그른 건지...

처음에는 그려려니 했습니다.

직장 동료가 여자 한 명이라 어색함도 없애고 좀더 친해지자는 차원에서

늘 일찍 출근을 해서 근처에 있는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같이 마시거나 아니면 커피를 직접 사다가 회사 앞에서 잠시 커피 타임을 갖는 걸로...

하지만 수 개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그러고 있다는 사실에 살짝 화가 난 나머지 전 "너무 그러지 마라, 그럼 상대방이 당신의 호의를 오해할 수 있다. 직장 이성 동료하고 친해지는 건 좋지만 결혼도 한 입장이니 날 생각한다면 적정히 선을 그어줘라."라고 얘기를 했더니 내가 질투가 심하다고 살짝 삐치더군요. 그래도 초기에는 아내라고 날 위한답시고 그러겠다고 하더니만...

그래서 전 더 이상 그녀에게 커피를 사주려고, 혹은 그녀가 사주는 커피를 마시려고 남편이 일찍 출근을 하는 일이 없겠거니 하고 생각을 하고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습니다.

한데 어제는 출근하기 전에 지갑을 부지런히 뒤지더니 갑자기 천원이 모자란다며 난리법석을 피우는 거였습니다.(남편이 씀씀이가 워낙에 큰지라 제가 날마다 용돈을 주는 걸로 체제를 바꿨거든요.) 분명 난 점심값에 교통비, 담배값, 커피 한잔 값까지 다 계산해줘 줬는데 돈이 모자란다면서 돈을 달라는 거였습니다. 그때 눈치를 챘죠. 커피 한잔을 사기엔 충분한 돈이지만 두 잔을 사려면 천원이 모자라는 액수였거든요. 그래서 남편이 핑계댈 틈을 주지 않고 다짜고짜 물었더니 너무 느닷없는 질문인지라 미리 대처할 준비를 못했는지 빙샥빙샥 웃으며 마지못해 이실직고를 하더군요. 그래서 내가 대뜸, 그럼 그동안 나한테 거짓말을 했냐고 물었더니 느닷없이 화를 버럭내면서 아니 그까짓 일로 돈 벌어오는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주냐며 버럭 화를 내고 출근을 해버리더군요. 사실 정말 그까짓 일일 수도 있습니다. 돈을 벌어오는 사람의 입장에서 스트레스를 풀려 잠시 여직원과 노닥거리려고 늘 커피를 사주는 것일 수도. 하지만 그것도 한 두달이어야지... 일을 시작한 후 8개월이 지났음에도 여태 그러고 있다는 건 좀 심한 게 아닐까요? 안 그래도 제가 직장을 관두고 집에서 잠시 쉬게 되면서 남편이 태도가 눈에 띄게 쌀쌀해지고 냉담해있던 터라 그동안 많이 섭섭해왔었는데 이런 사실까지 알게 되니 참 기분이 허무합니다. 냉전 2틀 째인 어제는 둘 사이에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게 하도 견디기 힘든 지라 제가 먼저 입을 열었죠. "여 직장 동료와 친하게 지내는 것까진 좋은데 왜 사람의 오해를 사게 커피까지 일일이 사다바치냐고, 계속 반복되는 그러한 행위는 상대방에게 상당한 호감을 표하는 행위이자 당신과 더 친밀하게 지내고 싶다는 무언의 의사표시라고. 아내가 있는 한 남의 입장에서, 특히나 아내가 그런 행동을 싫어한다는 걸 알면서도 왜 여태껏 아내를 속여가면서 그런 행동을 해왔냐고. 그녀의 비위를 맞추고 기분을 좋게 해주면까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아내에게 거짓된 행동을 하지 않고 아내를 아끼며 진실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것보다 더 중요했냐고."

그말 끝에 남편이 그러더군요. 자긴 커피를 사준 게 아니라 대신 커피값을 지불해줬을 뿐이라고. 오늘 내가 커피 값을 대신 지불해주면 내일을 그녀가 대신 지불해줬고. 늘 그런 식이었다고요. 참 원, 기가 막혀서는... 그 말을 들으니 말문이 턱 막히더군요.  남편이 아무래도 그녀에게 마음이 있는 게 사실인 것 같습니다. 몇 달 전에는 그녀가 지사에서 온 다른 남 직장동료와 커피를 마시느라 2시간씩이나 자리를 비웠다고 엄청 노발대발을 하더군요. 그녀가 커피를 마시든 말든 무슨 상관이라고... 회의를 했었을 수도 있고... 누가 봐도 뻔한 질투인 것을... 최근에는 남편과 제가 잠시 해외 여행을 다녀올 기회가 있었는데 굳이 그녀에게 줄 선물을 사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겁니다. 그럼 그럴 거면 최근에 입사했다는 살짝 외모가 덜 떨어지는 그녀 선물도 같이 사랬더니 누가 봐도 속이 훤히 드러나 보이게 커피 타임을 늘 갖었던 그녀에게는 값비싼 인형을, 최근 입사한 외모가 덜 떨어지는 그녀에게는 허름해서 쳐다보기도 싫은 싸구려 생쥐 인형을 고르는 겁니다. 유치해서리... 물론 값비싼 인형을 그녀에게 주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지만 누가 봐도 뻔한 것을...

저도 이해합니다. 회사를 관두고 집에서 살림만 하는 아내에게 남편이 잠시 소홀해 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아무래도 요즘 같이 경기도 어려운 시기에 집에서 살림이나 하는 여자보다 같은 직장에서 떳떳하게 자기 능력을 발휘하며 돈벌이에 이바지하는 직장 동료에게 순간 마음이 혹할 수도 있다는 것을... 하지만 저도 그만큼 잘해주려고 노력을 했고 남편의 그런 행동이 제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말을 그만큼 했으면 하지 말아야 정석이 아닌가요? 일을 안 한지 1년이 되어가다보니 최근 들어서는 남편이 집에 들어와도 다른 방에 틀어박혀 인터넷을 하거나 음악을 듣다 피곤하다며 잠을 자버립니다. 그럴 수록 마음이 허전하고 사랑이 모자란 난 더 매달리고... 그럴 수록 남편은 더 짜증을 내고 피곤하다며 집에 있을 때는 자기 혼자만의 시간을 갖으려고 하고...

제 주변의 지인들이 그러더군요... 직장까지 관두고 남편에게만 온갖 애정과 관심을 쏟으며 자신 하나만 바라보고 사는 나때문에 남편이 사랑에 넘쳐서 주체할 바를 몰라 다른 여자에게 그 에너지를 발산하는 게 아닌가 하고... 냉전기를 가져보라고... 관심을 멀리하고 나만의 삶을 즐겨보라고... 정말 그럴까 봅니다.

사랑은 정말 강요한다고 얻어지는 게 아닌가봅니다. 정말 최근 같아서는 왜 저와 결혼을 했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결혼 1년만에 권태기가 오는 게 가능한지... 자기 혼자 밥벌이하고 아내는 집에 들어앉아있다고 툭하면 싸움을 할 때마다 결론이 그런 식으로 나버립니다... 밥벌이를 해 오는 데 왜 바가지를 긁냐...

그래도 난 나름대로 신혼생활에 충실하려고, 평생 한번 있을 신혼을 즐기려고 1년을 그렇게... 남편과 최대한의 시간을 갖으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남편의 진정한 사랑도 확인하고... 하지만 제가 사랑을 원하면 원할수록 남편은 더 멀어져만 가니...

남편이 해외 시민권자인데 혹시 비자 때문에 나와 결혼을 한 게 아닌지 하는 이상한 생각까지 들 정도로 관계가 이상해져버렸으니 참 기분이 초라합니다.

그래도 다행이 제가 최근에 직장을 잡아 조만간 출근을 하게 되었으나 남편에게는 알리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뭔가 현상황에 맞는 하나의 조건이 아닌 나란 인간 자체를 좋아해주길 바랬는데...지난 1년간 그걸 확인하고 싶었는데... 부정적인 답변만 얻은 것 같아 편협한 마음에 마음이 살짝 씁쓸하군요...

 

어쨌거나 제가 알고 싶었던 건 이런 식으로 직장 내에서 이성 동료에게 지속적으로 커피를 사주고 얻어마시는 게 정상적인가 하는 겁니다... 제가 너무 오해를 하는 건 아닌지... 아니면 남편의 행위가 잘못된 건지... (상대방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고 단지 직장 동료로만 생각한다면 왜 굳이 부인에게 거짓말을 해가면서까지 그 먼 커피숍에 가서 커피를 사다주고 다음 날이면 그녀가 커피를 사오고 그러는 걸까요? 한 두번도 아니고 입사 후 여태껏 계속... 자기 커피는 자기가 알아서 마시면 안되나요? 그것도 자판기 커피도 아니고 늘상 커피 전문점까지 가가면서 말이죠...)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