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를 줄여야 부모도 자녀도 산다!
학교 수업시간에 조는 아이들. 선생님이 깨웠더니 ‘학원에서 다 배웠어요’ 한다는 이야기. 학생들의 학원 수강은 과연 필요악일까? 학원을 많이 다녀야 성적이 오른다는 불안감을 떨쳐야 아이를 진정한 우등생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더불어 가계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얼 마 전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가계지수 동향’을 보면 도시근로자 소득의 11.6%를 사교육비로 써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한다. 30대는 내 집 마련, 40대는 아이들 교육비 때문에 허리가 휘어 노후를 대비할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 아이들 학원비 마련하려고 파출부 한다는 주부들의 말이 이제는 더 이상 우스갯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학원비, 과외비, 교재비 등으로 구성되는 사교육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학원비. 그렇다면 공부 잘하는 아이가 되려면 반드시 학원에 다녀야 할까? 학원을 다니지 않고는 공부를 잘할 수 없는 것일까? 가정경제에 위기가 올 정도로 무리를 하면서까지 과연 아이들을 이런저런 학원에 보내야 하는 것일까?
사교육비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이유
‘공부 잘하고 싶으면 혼자서 공부해라’의 저자 김송은 에듀플렉스 원장은 결론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학원에 다니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 학교 공부 외에 공부를 더 하고 싶은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수학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어떤 교재를 가지고 얼마만큼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모를 때 수학학원을 다니게 되는 거죠. 두 번째,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를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을 귀찮아하기 때문이에요. 학원에 다니면 학원에서 가르쳐주는 진도대로만 쫓아가면 되기 때문이죠. 세 번째, 옆집 아이들은 다니는데, 우리 아이만 학원에 다니지 않으면 불안한 부모님이 보내시기 때문입니다.”
각종 학원들이 밀집해 있어 사교육의 메카라는 대치동에 사는 학생 중에는 무려 7~11개의 학원을 다니는 학생도 있다고 한다. 문제는 다니는 학원 수와 성적이 꼭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것. 즉, 너무 많은 학원 시간은 돈, 그리고 돈보다 더 아까운 시간 낭비일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다이어트 첫 단계
지금 다니는 학원, 최대한 효율적으로 다니기
김송은 원장은 원칙적으로 적정한 학원 수는 없다고 말한다. 학원을 한 군데도 다니지 않아도 공부를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최상위권에 있는 학생들 중에는 학원에 많이 다니는 아이가 없다”고 단언한다. 하지만 혼자서 공부해본 적 없는 아이가 갑자기 혼자서 공부를 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이미 다니고 있는 학원을 점검해 과연 효과적으로 다니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돈 낭비, 시간 낭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학원을 다니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학원 스케줄을 짜기 전에 아이의 공부시간을 계산해야 한다. 학교든 학원이든 강의를 들었으면 그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다. 누군가 일방적으로 제공한 정보는 한 귀로 들어갔다가 한 귀로 흘러나오기 마련이다. 이것을 복습으로 머릿속에 깊게 새겨야 비로소 강의 내용이 내 것이 되는 것이다.
김 원장은 수업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는 보통 수업의 3배에 달하는 자기 공부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즉, 두 시간 수업을 들었으면 혼자서 여섯 시간의 공부는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학원을 다니든 다니지 않든, 하루에 적어도 세 시간 정도는 다른 아무것에도 신경 쓰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학원을 전전하는 자투리 시간은 집중이 되지 않아 공부 효율이 높아지지 않는다. 학원에 갈 걱정하지 않고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하루 세 시간의 공부시간을 확보한 후 학원 스케줄을 짜야 한다.
그리고 효과적으로 학원을 다니려면 한달에 한 번쯤, 학원에 대한 평가와 자신의 태도에 대한 반성을 하는 것이 좋다. 재수강 신청을 하게 될 무렵에 자녀와 함께 학원 교재의 진도 등 보이는 성과, 그리고 자녀의 실력 등 보이지 않는 성과를 한번쯤 점검하면 타성에 젖어서 학원만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조금쯤 방지할 수 있다.
다이어트 두 번째 단계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기르기
▲ 강남의 한 학원애서 밤 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궁극적으로 사교육비를 줄이려면, 자녀가 학원이나 과외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이 필요한 공부를 찾아서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김 원장은 “학원에만 의존한 아이들은 혼자서 공부해야 하는 고3 때도 학원에만 다니려고 한다. 고3 때 학원을 다니면 대학에 갈 수 없다”고 말한다. 자녀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일단 마음가짐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래에 나와 있는 10가지 문항에 ‘그렇다’는 대답을 많이 하는 학생은 스스로 공부할 마음가짐이 부족한 것이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왜 스스로 해야 하는지를 함께 이야기 나눠보고 혼자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불어넣어줘야 한다.
두 번째로는 스스로 공부하는 전략을 짜도록 한다.
혼자 공부하고 싶어도 어떤 공부를 어떤 교재를 가지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럴 때는 학습 포트폴리오를 짜본다.
학습 포트폴리오는 어떤 과목을, 어떤 교재를 가지고, 하루에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서 공부할 것인지 전략을 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간고사 성적 향상을 목표로 공부를 한다면 지금부터 중간고사까지 기간 동안 각 과목 공부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일목요연하게 전략을 짜본다. 이렇게 전체적인 계획을 짜면 하루의 목표가 나오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하루 공부 계획은 공부 다이어리를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정 과목의 공부를 어떤 교재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을 검색해 보거나 서점에 나와 있는 공부법 관련 서적을 참조하면 된다. 특히 인터넷에서는 공부방법부터 교재 선택, 인터넷 동영상 강의 평가 등 유용한 정보를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대표적인 사이트로는 수능 포털사이트 오르비스 옵티무스(http://www.orbi7.com/), 무료 공부 자료와 공부법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네이버 에듀탑 카페(cafe.naver.com/ edutop.cafe) 등이 있다.
이외에도 다음과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엔 공부 관련 정보가 빼곡한 카페들이 많이 개설되어 있다. 교재 선택의 경우는 학교 앞 서점에만 가도 알 수 있다. 김 원장은 경험상 가장 많이 팔리는 교재가 좋은 것일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가장 많은 학생들이 찾는 대표적인 교재를 선택해서 내용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자기주도적 학습의 첫걸음이다.
다이어트 세 번째 단계
나쁜 학원 끊어가기
▲ 학원 수강을 마치고 나오는 학생들을, 학부모들이 학원 앞에 차를 주차시킨 채 기다리고 있다.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어느 정도 익혀 이제는 학원을 하나 둘 정리해가고 싶다면 이때도 방법이 있다. 좋지 않은 학원부터 끊어가는 것이다. 나쁜 학원의 첫 번째 특징은 이기적이라는 것이다. 필요 이상의 과제를 내주고 그 과제를 해오지 않으면 체벌을 가하는 학원이 있다. 아이들은 체벌이 무서워 다른 것은 제쳐두고 그 학원의 과제에만 매달린다. 결국 그 과목의 성적은 올라가 부모들은 좋아할 수도 있지만 다른 과목간의 균형이 깨어져 장기적으로는 학생에게 손해를 보게 하는 학원이다.둘째, 과목의 특성을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암기만 시키는 학원은 나쁘다.
언어영역을 가르치는 한 학원에서는 학생들에게 시를 100편이나 외우게 했단다. 학생들은 석 달에 걸쳐 시 100편을 외웠고 일시적으로 성적이 오르는 듯했으나 무조건 암기만 했던 학생들은 수능을 치르기 전에 그 시를 거의 잊어버렸다. 한마디로 내용의 이해 없이 무조건 암기만 강요하는 학원은 눈앞에 보이는 성과를 노린 미봉책만 가르치는 학원이다.
세 번째로 끊어야 할 나쁜 학원은 자녀의 수준은 고려하지 않고 부모의 기대에 따라 등록한 학원이다. 어머니들 사이에는 ‘어떤 과목은 어떤 학원이 좋다’는 식의 정보가 떠돌아다닌다. 문제는 학원 선택시 그런 정보만 믿고 자녀의 실력이나 성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을 때 생긴다.
동사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중학교 1학년생이 토플학원 종합반을 다닌다고 해서 영어 성적이 오를 순 없다. 아무리 좋은 학원이라도 자녀의 수준에 맞지 않다면 과감하게 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