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쓰던 정훈(가명)이의 이야기는 당사자의 요청으로 더 이상 쓰질 못할 것 같습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 동안 너무 우울한 이야기만 쓴것 같아...이번에 따뜻한 봄 처럼 밝은 이야기를 써 볼까 합니다....
이 세상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귀신 외에도 많은 존재들이 있답니다...그 중에서도 우리에게 친숙하고, 흔히들 접하게 되는 정령에 대해 쓸까 합니다...
정령은 여러가지 형태로 세상에서 전해져 내려오고 있고, 사람들에게 보여집니다..
그 중 저희 나라는 도깨비가 그 대표적인 예죠......
그런 도깨비는 아니고, 사람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 녀석(?)들도 있답니다...그 중 어릴때 만난 정령에 대해 말을 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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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햇살이 방안 가득 들어차며, 밤새 서늘했던 기운을 몰아내기라도 하는듯 비스듬히 이불을 덮고 있는 내 이마위로 내려 앉기 시작했다..
시골 할머니댁은 아침에 해가 떠 오르면 창으로 햇살이 가득히 들어와 저절로 눈이 부셔 일어나야만 한다..ㅋㅋ
더 자고 싶으나, 방해가 심한것이다....
일어나 기재개를 켜며, 덮고 있던 이불을 박차고 밖으로 나왔다.. 아침 잠이 별로 없으신 시골 어른들은 벌써 식사 준비를 하시고, 논과 밭으로 나가 일을 하시려고 준비들을 하신다..
그렇게 하루가 시작이 되었다...
이른 아침을 먹고, 호미를 들고 밭일을 나가시는 할머니 뒤를 따라 나선건 오전 8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다.. 풀들은 새벽에 먹음은 이슬로 반짝..반짝...따뜻한 기운을 냄뿜는듯 했고, 물에 젖은 대기는 봄의 파릇한 향기를 가득 머금은채 옷깃에 다을때마다 그 품었던 향기를 토해내고 있었다...
향기롭게 코 끝에 와 산산이 부져지며 흩어지는 봄향이 너무 좋았다..
할머니와 산등성이에 있는 밭으로 올라가면서 건너편 산의 허리쯤에, 마치 산이 하얀 허리띠라도 찬것처럼 보이는 구름을 보았다...
"할머니 저게 뭐에요??"'
"저거 그냥 구름이지!"
"근데 구름이 왜 하늘에 없고, 저기 산에 있는거에요?"
"그건 하늘에서 내려온 신령이 자기 모습을 안보일려고 저렇게 구름으로 사람들이 못보게 만들어 놓은거야...."
"..............................................."
신비로웠다. 마치 정말 산이 살이 너무 쪄서 허리띠라도 두른듯 그렇게 양지가 아닌 음지게 뭉쳐 있는 구름이 마냥 신기만 해서 그 구름이 태양에 녹아 사라질때까지 할머니가 일 하시는 밭 언저리에 앉아 쳐다보고 또 쳐다보고....
그런 허리띠를 찬 산은 한곳이 아니었다...다른쪽에도, 그리고 저 멀리 더 높은 산도 그렇게 허리띠를 차고 있었다...
햇살이 얼굴 위로 강렬히 내리쬐일때까지 그 산 허리에는 구름이 거치질 않고 있었다..
햇살에 눈이 녹아버리듯 그 구름들이 사라지자 난 왠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 산신령이 집에 갔나봐...구름이 없어졌어....!!"
"그러게 집에 갔나보네....내일 이른 새벽에 또 올꺼야...~~"
내일 새벽에....'그럼 내일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다시 봐야지....음..음..'
혼자서 그리 생각을 하고, 사라진 구름은 잠시 잊었다...할머니가 밭일을 하시며, 한쪽으로 치워두신 나무넝쿨과 풀잎들을 망태기에다가 주어 담았다..
그것들은 할머니 집에서 키우는 토끼들에게 먹이로 줄것이다..
할머니와 산을 내려와서 토끼들에게 풀을 먹이고, 오후 낮잠을 늘어지게 잤다...해가 한낮을 넘어 산 능선을 타고 기울어질때면, 창 안으로 쏟아지던 햇살도 기울기 시작한다..
아직은 풀리지 않은 겨울의 차가운 기운에 놀라 눈을 떴다...해가 서산 넘어로 넘어가며 붉은 노을은 산등성이를 깊게 물들여 놓았다...
축축히 젖은 들판 위로 시골의 정겨운 풍경이 마치 옅은 수채화처럼 펼쳐지고, 하나 둘 처마 끝에 매달려 있는 전구에 불이 켜지며 빨리도 찾아오는 시골 저녁을 밝히고 있었다....
내일 새벽에 일찍 일어나려고 잠을 자야 했는데 밤이 깊도록 잠이 오질 않았다....왠지 모르게 서글프기까지 했다...내일 다시 허리띠를 차고 있는 산을 봐야 하는데.....하는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에.....
서서히 잠이 드는것일까? 겨울내 얼었던 산 기슭의 개울들의 조잘거리는 소리가 저 멀리 산 넘어로 넘어가는듯 아련하게 귀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창너머 저 멀리 산 허리에 서서히 엉켜가는 구름이 보였다....손을 뻗으면 잡힐듯 그렇게 가까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