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년차 새엄마입니다.
작년 이맘때 결혼했습니다.
신랑은 8살짜리 딸아이를 둔 이혼남과의 결혼..
교회 분의 조카로 열심히 봉사하는 저를 그 곳에 적임다라고 생각하셨는지.. 찍힘을 당했습니다.
'너라면 참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정말 문제 없는 집안이다... 그애 엄마가 복을 차고 나간거다...'
어른분의 말씀이라..제가 왜 그런사람 만나요?라고 반언하지 못한 채.. 몇 번을 만나다가..'에잇..내가 뭔데..그런생각이 들더이다...여기에 저와 상황이 비슷한 분들과 같이 저 또한 주위에서 '네가 왜???'...
아마도 여기 여러분들 처럼 내가 아니면 누가...라며 천사컴플렉스가 발동했던 것 같습니다...
여하튼.. 친구들과 친척들에게 떳떳이 말하지 못하고 내가 선택한 결정이었습니다.
지방사람이라 오히려 잘되었다 싶었습니다.
딸아이는 아주 어렸을 적 엄마가 나가서 제가 친엄마인줄 압니다.
어쩌면 지금 모른 척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마 없이 살았다고 하여 외아들의 친손주...
시부모들 끔찍히도 아낍니다. 신랑 또한 마찬가지이죠..
정말 공주처럼 받들고 삽니다.
처음에 이 아이가 너무 불쌍했습니다.
너무 이뻐했죠.. 지방에 내려가니 그래도 이 아이때문에 심심하진 않겠다...
결혼 전 한번 심각한 고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에 대한 사랑이 제게는 그 둘 사이에 다가갈 수 없을 것 처럼 보였습니다.
신랑왈, 지금은 엄마가 없으니깐... 결혼하면 일만 열심히 해야지...
결혼 후, 첫 나들이를 갔습니다. 나들이와 여행.. 시부모와 늘 동행입니다.
신랑은 늘상 아이를 옆에 끼고 물고 빱니다...
제가 뭐 뒤에 따라오던 말던... 신경안쓰더군요..
처음 3개월차... 극심한 스트레스로 계속되는 하혈...
이건 아닌데...라며 내 스스로를 달랬습니다. 산부인과 의사 왈, 멈추지 않아서 왜그리 스트레스를 많이 받냐구.. 신혼인데...정말 챙피하더군요...
아빠가 딸아이 이뻐하는 것 당연하지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한테는 서운하게 대하면서 아이 감싸는 것 보면 정말 제 마음 한구석이 너무 싸~합니다.
시부모님..늘상 전화하고..제 얼굴보면.. 묻는 것.. '아이 학교 잘 갔냐..뭐 입혔냐.. 오늘 춥던데..
어떤 날은 내복 싸들고 오십니다... 맘에 안드는 옷 입혔다 하면.. 왜 그런걸 입혔냐...
신랑 전화하면, 아이 뭐하냐...부터 물어봅니다...
제 성격이 내성적이고 남한테 싫은 소리 절대 못합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시부모님 모셔서 집에서 식사대접하구, 아이한테 정말 잘합니다.
이런 친엄마 없을 정도로요...
그런데 제겐 늘 부담입니다. 아이가 자다가 새벽에 안방 문 벌컥열고 들어오는 것도 그렇고..
함께 누워있을라치면 신랑 손은 항상 이 아이 팬티속에 있구요...
어느샌가 저는 신랑과 아이가 함께 있으면 자리를 피하는 습관이 생겨버렸습니다.
아이 방문이 열릴라치면 제가 먼저 나가서 재워주고 옵니다...
제 성격상, 자책감에 혼자 웁니다. 여지껏 매일 한번씩은 눈물을 흘린 것 같네요..
죄를 짓는 것 같습니다.. 나는 성인이고.. 그아이는 아이인데...
내가 사랑을 나눠줘야하는 상대인데... 질투심인건지..뭔지...
아마 이 자리에 처하지 않아본 엄마라면 도저히 이해가 안가겠지요..
저도 그렇게 이해하려 노력합니다...그런데 정말 마음이 너무 아플정도로..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보다도 더 마음이 아파요.. 정말.. 내가 왜 이런 감정을 가져서 나 스스로 자책해야 하는건지...
그릇이 아니면 빨리 떠나야 하는 건지...
신랑..처음보다 나아졌습니다.
제 앞에서는 아이만 끼고 돌려고 안하고.. 때론 벌도 세우고 매도 듭니다.
벌섰다는 말에 시부모님 너무 마음 아파하시더군요..'이 전에 그런 적 한번도 없었는데...'
이 아이.. 울면 장땡입니다.
30분이건 한시간이건..제 뜻 안받아주면 울어버립니다.
그치만..내가 어른이기에.. 그동안 엄마 없이 외로왔을까 싶어.. 엄마찾는 아이 데려와 온갖 시중 다 들어줍니다. 시부모님..걱정하시며 전화하실때마다..'그럼, 어머님이 키우세요..'하고 싶은 맘이지만..
절때 그런 소리 못하죠..
지난달.. 신랑의 여자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정말 그날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더군요..
그날, 시댁에서 아이 오늘은 못데려 가겠다구 했다가..
시부모님한테 처음으로 No..라고 한 탓에 시부모님 잠 못주무셨다고 합니다...
신랑 기어이..우는 아이.. 데리고 왔습니다..
신랑 그날, 제게 그러더군요..'넌 영락없는 새엄마더라..오늘 보니깐...'
참..할 말을 잃었습니다.. 우리 신랑 이렇습니다. 아이한테 시부모한테 잘못하면 저 쳐다도 안볼껍니다..
1년도 안되어..지금 난 이렇게 힘들어하는데..
여자에 관해 울컥 치밀어 물어보지도 못한채..그날밤..새도록..울었드랬습니다.
그리고 나서 물어봤습니다. 결혼전 여자라기에..
그냥 덮어주기로했습니다.
혼자 지낸 때가 5년이 넘었으니깐.. 뭐.. 여자가 없었겠느냐..만..
그 여자.. 이 집안에서 다 잘아는 여자입니다. 아이까지도...
저 좀 예민합니다. 이 아이 엄마 이름만 나와도.. 꺼려지는데..
이제 또 하나의 여자 이름을 가슴에 묻었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조금씩 할말은 하면서 삽니다.
불평도 하구..짜증도 내구..
덩그라니 내려온 지방에서의 생활..정말 너무 낯설기 그지 없습니다.
친구 하나 없이...여지껏..신랑이 제 친구이자..남편이자 오빠였습니다.
그런 사람한테서 당한(?) 배신감이랄까....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결혼 후, 1년간..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10년전 아빠 돌아가셨을 때보다.. 더많이 울고 더 많이 아파했습니다.
늘 제 마음속 한구석이 뭔가 짓누르고 있는 듯 합니다.
어젯밤.. 새벽두시까지 tv보고있는 신랑...
요즘 불면증에 시달리는 것 알면서..
옆에 있어줬으면 하는데 들어올 생각안하구.. 아이방 드나듭니다..
뭐가 걱정되는 건지..
순간 너무 화가났습니다.. '오빠, tv볼룸줄이고 불끄고..소파에서 자...'
곧장 들어오더니.. 니가 지금 삐칠 일이냐..구..
맘 속에 있는 말 다해 버렸습니다.
나한테 이렇게 충실하지 못하는 것..싫구..아이한테는 애지중지..감싸고 도는 것도 싫고..
아이가 새벽에 문 벌컥 열고 들어오는 것도 싫고.. 싫다구요...잠을 잘 못자는 것도 그 이유라구요..
나도 노력하는데..정말 잘 안된다구요... 그럴려면 왜 나 데리구 왔냐구요..보모와 가정부...역할시키려구 했냐구요..
신랑왈, 속좁다구..철부지라구.. 생각을 고쳐먹어야한다구.. 자기도 참을만큼 참고 있다고..
일축해 버립니다. 울 신랑, 다혈질입니다. 화나면 아버님께도 할 말 다 합니다.
저도 많이 참고 있습니다.
아이 데려오고 싶지 않아도.. 애가 우니깐.. 아이는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할 권리가 있는거죠..
제 감정은 항상 짓눌러야 하는거구요.. 떼쓰고 말않듣는 딸아이.. 제가 혼낼라치면..엄마 안무섭다며..가만히 째려보고 있습니다. 지가 싫은 것 끝까지 싫다 합니다...
그리곤.. 할머니한테 이른다고 합니다... 아이가 점점 미워지려합니다...정말...
이런 저보구 엄마 될 자격없다구 하실 분도 계실껍니다.
제 친구가 그랬다면 내가 처해보지 않은 상황에서 정말 이상한 애란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껍니다...
여기 네이트에 들어오기 전까지.. 죄인처럼 자책했었드랬습니다.
내가 인간이 못되어서 인격이 덜 성숙해서..늘 자책했었드랬습니다.
여기에서 여러분들 글 읽으며 스스로 위로를 삼습니다.
나만 그런건 아니구나..내가 정신적으로 이상한 건 아니구나...
이것 한가지만으로도 전 너무 감사합니다...
다음주면 1년 됩니다...
선배님들께 묻습니다.
시간이 약인가요?
아니면 제가 그릇이 못되는지요?
주위 어른들.. 제게 말합니다. 무엇보다 니 자신이 행복해 질 수 있도록 기도하라구요...
선배님들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 계속 이런 마음으로 살게 될까봐 너무 두렵습니다.
아직 아기가 없습니다. 아기 낳으면 괜찮아 질까요...
용기내어 글 적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