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녀를 만났다..... 헤어진지 20일 쯤......
바쁜 오후 시간.....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나 좀 데리러 와줄수 있어? 너무 아파서 병원에 가구 싶은데 데려다 줄 사람이 없다"
헤어진지 꽤 되었지만 난 그녀의 목소리의 떨림으로 보아 굉장히 많이 아픈것 같아 알았다고 하고 그녀의 집으로 갔다. 우리 회사에서 그녀의 집까지는 10분거리...공교롭게도 오늘 차를 가지고 오지 않아 회사 동료의 차를 빌려 급히 차를 몰았다....그녀는 몹시 아파보였고 나는 그런 그녀를 보며 화가 났다.....헤어졌으면 잘 살것이지 아프기는 왜 아퍼....? 우리 회사 근처 병원으로 차를 몰았다....예약을 안했기에 1시간 이상을 기다리라 한다.....속이 탄다.....겉으로 내색은 안했지만 입술이 말라간다....빨리 치료를 받고 덜아파졌으면 좋겠는데....1시간이 걸려 치료를 받았다......치료를 받는 동안 우연히 그녀의 지갑을 보았다.....밝은 얼굴로 웃고있는 그녀의 모습....그리고 옆에서 마찬가지로 환하게 웃는 다른 남자의 모습......우울하다.....맘이 아프다......치료가 끝나고 나온 그녀와 약을 사러 갔고, 아무말도 없이 그녀의 집으로 차를 몰았다.....내리기전 한마디....
"새로운 남자친구는 낮에 도저히 시간을 낼수 없는 직업을 가진 사람인가 봐?"
헤어진 나에게 굳이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한 그녀에게 돌려서 한마디를 한것이다.
"응" 약간의 생각끝에 던진 한마디 대답...그 후로 말이 없었다.......
난 사무실에 돌아왔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우연히 알게 된 네이트 홈페이지....일주일정도? 그 동안 읽기만 했지 내가 이곳에 글을 쓰게 될줄을 몰랐는데...오늘따라 맘이 심란하다....
난 31이다. 그리 내세울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빠지는 곳도 없는 극히 평범한 대한민국의 젊은이(?)다. 그녀를 알게 된건 작년 7월....외국인 회사에 근무하던 나는 퇴근후 집이 근처인 직장동료와 함께 집근처 bar에서 술을 마시곤 했다.....작고 초라하지만 정이 넘치던 가게......어느 덧 단골이 되었고 일주일에 3-4번 정도는 그 곳에서 술을 마시곤 했다.....그녀는 그 곳의 매니저......친해진 나는 그녀와 친구가 되었고 정말 친한 친구가 하는 가게인양 편하게 편하게 술을 마실 수 있었고.....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작년 12월.....그 동안 농담처럼 나랑 사귈까 사귈까 하던 나의 말에 그녀가 정말 진지하게 물어보았다 진짜 사귈 마음이 있느냐고......난 그렇다고 했고 며칠 뒤 우린 안면도에 가게 되었다.....새벽 다섯시에 끝나는 그녀기에 평일에는 가게에서만 만날수 있었고.....휴일을 끼고 1박 2일의 짧은 여행...........
서해답지 않은 안면도의 바닷가 매서운 겨울 바람 속에서도 그녀와 함께라는 생각이 나를 훈훈하게 했고, 둘 다 술을 좋아하기에 싱싱한 회와 함께 소주 4병을 나눠마셨다.....그리고....그녀와의 잠자리........
둘 다 만족한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고 그 이후 우리는 매일 만났다.....일의 특성상 퇴근 시간이 늦은 나이기에 11시쯤 퇴근하여 그녀가 일하는 bar로 가서 맥주를 마시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고 일이 끝날때까지 기다려 그녀의 집에 데려다 주고....하루가 너무 짧았다.....서로의 나이도 있고 그 동안 서로 많은 사람을 사귀어보았기에 우리는 서로를 최대한 배려해 주고 이해하고 아껴주었다......
올 해 1월...그녀는 일하던 곳을 그만두게 되었고 더더욱 만날 시간이 많아진 우리는 거의 매일을 하루 종일 붙어있었다....서로의 성격이 강하기에 다툴 일도 많았지만 나보다 인내심이 많은 그녀가 많이 참아주어 그나마 오랜(?)시간을 함께 할수 있었던 것 같다.....
보통의 연인들이 그렇듯이 다투고 화해하고를 반복하다.....드디어 좀 큰일이 벌어졌다...
천안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내려간 그녀....밤이 되어 전화를 걸었다....받지 않는다....한 세번쯤 걸었을까? 전화를 받는 그녀....나이트 란다.....나이트 가기 위해 천안에 간것도 아니고 친구를 만나러 갔으면서 만나자마자 나이트라니.....참고로 나 나이트 무지 싫어한다....나 역시 어렸을적 강남에 있는 모든 나이트 웨이터들이 날마다 전화올 정도로 죽돌이 노릇을 했기에....그런데 나이를 먹은 지금 나이트를 갔다니...내가 싫어하는거 알면서.....꾸욱 참았다.....그래 그럴수도 있지.....재미있게 잘놀고 이따가 다시 통화하자 했다.......새벽 2시쯤 되었을까? 전화를 했다 받지 않는다.....다시 했다.....신호가 가던 중 끊어진다....그녀의 전화는 밧데리를 빼버리면 중간에 신호음이 끊어진다...그걸 알고 있던 난 그녀가 나의 전환줄 알고 끊었다는 눈치 챘고....밤을 세울 수 밖에 없었다.....다음 날 오전 그녀가 전화를 했고.....나는 우리 이제 끝난 사이 아니냐며 매정하게 전화를 끊었다.......부리나케 서울로 올라온 그녀는 무조건 잘못했다며 매달렸지만 난 그녀를 받아들일수가 없었다.....그녀는 마지막 수단이라며 무조건 나를 쫒아다니겠다 한다...회사며 집이며 자기를 용서 해 줄때까지 나를 쫒아 다니겠다 한다....
결국 그녀를 용서할 수밖에 없었고......다시 만나기는 하였으나.....그 일로 인한 앙금이 깉어져 결국 헤어질수 밖에 없었다...
나는 그녀를 아직 좋아한다....그러나 결코 내색하지 않는다.....
그녀와 난 결혼을 생각하며 만났다......그러나 그러기엔 많은 난관이 있었다....
그녀의 가정환경....또 그녀의 결혼, 아이, 이혼...등등......
그리고 그녀는 헤어진 다음 날 남자친구가 생겼다 한다......오늘 그의 사진을 봤다.....내가 낫더만...ㅎㅎ
헤어짐의 아픔을 잊기 위한 만남이 아니었으면 한다
쓰기 시작했을땐 무지 우울했는데 글을 쓰며 기분이 풀린다....
다시는 그녀가 아프지 않았으면 한다......아니 아파도 나를 찾지 않았으면 한다.....
마음 여린 난 거절을 하지 못할 것이므로....